[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2] 더 놀고싶어
대학교 1학년 1학기 중간고사를 마치고 부족한 용돈을 채우기 위해 카페알바, 단과대학 행정 알바, 과외 4개, 학부연구생으로 일주일을 가득 채워서 시간을 보냈다. 힘들었지만 20살이기 때문에 이정도는 해보아야 한다는 집념이 있었다. 다른 나라에서는 17살~19살이 되면 독립을 한다는데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어려워도, 힘들어도 지인들에게 손을 빌리지 않았다.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공부를 해보겠다며 열심히 했었다. 3년간 하루에 2시간씩 자면서 공부를 열심히 했었지만 성적을 올리기 위한 공부를 했었다. 치열했던 3년을 넘기고 대학가면 괜찮아지겠지 했던 나의 생각은 완전히 틀렸다. 대학을 가니까 더 정신없이 바빴다. 고등학교와 차원이 다른 공부량과 시험범위들로 잠을 줄인다는 개념이 완전 사라졌다. 잠을 못자는 경우가 너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주말에 잠을 몰아서 자야하는 육체의 체력과 정신력으로 버텨내야만 했다. 1학년 때, 일반물리학 시험을 치는 중에 교수님께서 시험범위를 Chapter 1부터 Chapter 20까지 주셔서 이를 악물고 공부 열심히 했지만 시험문제는 3문제 뿐이었다... 3문제에 시간은 3시간 동안 주셨지만 3시간 안에 풀지 못했던 것에 아직도 과거의 나에게 화가 난다.
잔디가 많았던 학교였다. 잔디밭에서 낮잠을 자거나, 밴치에서 가방을 베게로 삼아 잠을 자는 것이 나름 캠퍼스 로망이었다. 칙칙한 실험실에서 기계들 틈으로 들어오는 햇살을 보는 순간 실험 기계를 돌려놓고 자전거 타러 나가는 것이 일상이었는데 하루는 너무 피곤해서 햇빛을 맞으며 밴치에서 낮잠을 잤다. 하지만 잠깐 눈을 감은줄 알았더니 2시간이 그냥 지나가있었다. 수업도 놓치고 돌려놓고 온 실험기계들은 제때 확인을 못해서 다시 실험을 해야만 했지만 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자전거도 있고, 낮잠도 잤으니 만족했지만 주위를 둘러보니 자전거를 도둑 맞았다... 그래도.. 낭만있었다...ㅋㅋ
아침 8시까지 학교로 가서 동아리방에서 성경 묵상을 하고 9시에 수업을 가면 5시까지 공부 뿐이었다. 5시반에 수업을 마치면 6시15분까지 고등학교 방과후 교사로 일반화학을 가르치러 갔다. 7시반에 마치면 과외를 하러 가고 방과후 수업이 없는 날에는 곧장 달려가 카페알바를 시작하고 밤 늦게 자취방으로 돌아와서 새벽까지 공부 복습을 했다. 이후 5시 10분에 일어나 새벽 성경 묵상을 하고 운동 다녀와 새벽에 문을 여는 국밥집에 들어가 아침을 먹고 또 반복되는 일상의 시작이었다. 당시에는 너무 힘들고 지쳐도 당연한 일이었지만 너무 재미있었다. 너무 낭만 넘치는 나의 대학생활이 진행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