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상상과 현실 사이에서 꾸는 꿈
[28] 아무도 몰랐던 이야기
2학년 2학기, 과학 큐레이터로 일을 하는 것이 너무 잘 맞고, 잘 해냈었다. 학업과 병행을 했지만 전혀 힘들지 않았고, 즐겁게 일과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일이 일정하게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것을 나눠주는 것과 학생들에게 과학을 가르치는 것이 너무 재미있었고 가치가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새로운 "나"의 가치를 만들어 가는 중에 너무 많은 일들이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무언가를 해보려고 했을 때, 여러 생각의 충돌들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다시 받기도 하고 현실을 새롭게 부딪히기 시작했다. 법원까지 여러 번 다녀오는 일도 있었는데 큰 사건은 아니었지만 굉장히 나를 피곤하게 만들었다. 22살이라면 그 어려움을 나눠 도움을 요청해도 괜찮았겠지만 짐을 주고 싶지 않은 고집이 있었다.
아직 상황을 대처하기 위한 능숙함이 없다는 생각에 학생은 학생답게 공부만 하기로 했다. 2학년 2학기이지만 졸업논문의 주제도 결정했고, 진로도 더 구체적으로 세워 갈 수 있었지만 지난 과거의 어려웠던 일들이 계속 마음 중에 찾아왔다. 지나간 시간이니 잊으면 되는데 갑자기 공황처럼 수많은 감정들이 나를 괴롭히기 시작했다. 너무 외로웠고, 나도 모르게 곪아 있었고, 눈물을 흘려야 할 때 괜찮다며 흘리지 않았던 것이 나를 이렇게 만들었을지 모른다. 당시 자주 만나던 J 친구를 통해 많은 위로를 얻기도 했었지만 나 스스로 털어버리고 결단해야 하는 것을 너무 잘 알았다. 하지만 내가 직접 털어버리고 일어나는 것이 생각보다 너무 어려웠다. J 친구를 통해 털어버리는 연습을 자주 하곤 했었는데 지금의 나의 여유 있는 모습이 그 친구의 모습이기도 하다. 급할 수 있지만 너무 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았고, 세상, 사람, 인생을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나를 먼저 사랑하는 방법을 J를 통해 안정적으로 변할 수 있었다.
주변을 돌아보니 "내 사람"들이 있었다. 선교 동아리에서 만나서 분명 학과가 다르고 단과대학도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 매일 붙어 다니는 느낌이었다. 아침, 점심, 저녁 모든 시간을 대부분 함께 보내게 되면서 재미있는 순간들이 넘쳐났다. 심지어 학교를 마친 이후의 시간에도 대부분의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에 힘을 썼다. 덕분에 어려워서 해결하지 못했던 복잡한 감정을 매듭을 지어 갈 수 있었다. 굉장히 급하고 정신없었던 나의 중심을 잡아주는 사람들 덕분에 다시 한번 더 "나"를 찾을 수 있었다. 그리고 나뿐만 아니라 서로 어려운 일이 있었을 때 아무 말을 하지 않아도 같이 있는 것만으로 마음이 채워지는 신기함도 있었다. 2학년 2학기를 마치고 군대를 갈 준비 하는데 마음이 참으로 든든해질 수 있었던 대학교 2학년의 마무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