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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치지도 못할 편지를 오늘도 적는다
하루가 끝나 모두가 잠든 새벽
차가운 숨 뱉으며 한없이 따뜻한 글자를 만든다
꾹꾹 눌러쓴 따뜻함은 몇 번의 고민 끝에
너에게 닿지 않을 차가운 서랍 속으로 들어간다
어차피 너에게 보여주지 않을 편지엔
너와 마주한 차가운 내가 아닌
너에게 전하고 싶은 숨겨둔 따뜻함이 가득하지만
이 따뜻함을 너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
상처가 두려워 무관심으로 감싼 나를 보이고 싶지 않아
어차피 전해지지 않음이 확고한 따뜻함이
혹여나 실수로 새어나갈까 오늘도 적는다
내 몸 가득 차오른 따뜻함이 펜을 통해 빠져나가고
이내 나는 다시 차가움만 남고
따뜻함을 가득 담은 종이는 더 깊은 차가움에 숨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