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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 12. 2024
아침밥의 의미
아빠가 아침을 챙겨준 마음처럼
매일 아침밥을 차린다(남편은 평일 아침밥은 우유나 야쿠르트 정도로 먹고 싶다 했기에 여기서는 두 아이의 아침밥만 해당된다). 아침에 아무것도 먹지 않고 학교에 가는 친구들도 있다고 하는데 나는 꼭 아침밥을 챙긴다.
어묵국, 볶음밥, 햄구이, 미역국.. 어떤 날은 김에 밥을 싸 먹게도 하고 시리얼에 우유를 내놓기도 하지만 가능하면 밥을 주려고 한다.
때때로 아이가 밥 맛이 없는데 왜 매일 밥을 먹고 가야 하냐고 짜증을 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잔소리 같은 상투적인 이야기를 할 수밖에 없다.
"아침을 든든히 먹어야 하루가 든든한 거야. 그리고 머리도 더 잘 돌아가서 공부도 더 잘할 수 있게 돼."
어느 날의 식판식 @이니슨
나도 어릴 때 아침밥을 꼭 먹고 다녔다. 아침밥은 아침잠이 많은 엄마를 대신해 주로 아빠의 담당이었다. 아무리 일찍 학교에 가도 아빠는 더 일찍 일어나 밥을 챙겨주셨다.
여러 식단들이 있었지만 특히 마가린간장밥을 좋아했다. 버터와 비슷한 마가린을 뜨거운 밥 안에 감춘 뒤 간장을 넣고 비벼 먹는 것이다. 밥의 온기에 마가린이 사르르 녹아 밥알이 코팅되는데 여기에 간장이 더해지니 고소하고 달콤짭짤한 게 맛 없을 수 없는 조합이다. 당시 부유한 가정에서 자랐거나 요즘 아이들은 모를 수도 있다. 저렴한 비용으로 빠르게 만들 수 있고, 맛까지 있는 메뉴였다.
그때 아빠에게 들은 말이 바로 아침밥을 꼭 먹어야 머리가 잘 돌아간다는 것이었다. 자식의 하루가 배 고프지 않고 든든하길 바라는 마음에 귀찮고 피곤해도 일찍부터 챙겨주셨다는 것을 엄마가 된 이후에야 알았다.
"나 오늘도 아빠가 밥 줬어~."
아빠가 차려주는 아침밥을 먹고 다니는 게 자랑스러웠다.
내가 받은 그 사랑을 고스란히 품었다가 이제는 내 아이들을 위해 매일 아침밥을 차린다. 나 역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걸 힘들어 하는 데도 아이들이 배 든든히, 더 힘나는 하루를 지내길 바라는 마음에 몸을 움직인다. 내 속도 모르고 먹기 싫다며 짜증 내는 아이들 앞에서 기운이 빠지기도 하지만 커서 부모가 되면 이 마음을 알려나.
이모카세 레시피를 따라 했지만 어설픈 두부찌개 @이니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