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곽태영 Sep 02. 2017

감귤도 과수입니다

감귤농가 이야기

제주 한라봉 농가


▶ Q : 최근 질산칼륨과 질산칼슘이 소위 '뜨는' 비료들인데, 각각 어떤 효과가 있나요?

▶ A : 질산칼륨 성분은 오렌지류의 과피 품질을 향상하는 효과가 있으나, 과다할 경우 당도를 떨어뜨릴 수 있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아울러 이 지역에서는 질산칼슘이 잎의 크기를 키운다고 하여 일부 비료 대리점들이 이를 열심히 팔고 있다는데, 그런 연구결과는 없습니다. 오히려 칼슘이 너무 과다하면 마그네슘과의 길항작용이 초래되고 결국 광합성이 떨어지는 부작용이 있을 수 있습니다. 

과수원의 작토층 깊이는 간단히 쇠꼬챙이만 찔러봐도 알 수 있습니다

 이 과원 역시 과습 상태입니다. 작토층을 보니 깊이가 30cm도 안 되네요. 아마 뿌리는 매우 얕게 뻗어있을 것입니다. 관수량을 줄이고, 상단 스프링클러는 엽면 시비용으로만 사용하시고, 하단 스프링클러를 관수 및 관주용 메인으로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제주 한라봉 농가 2


▶ Q : 과거 일본산 비료를 사용하다가 현재는 1-2-1 비료를 사용 중입니다. 300평당 5kg를 1,000리터 물에 용해해서 매 10~15일마다 1시간씩 관주 하며, 칼슘제를 엽면시비 중입니다. 

▶ A : 현재는 착과 완료된 상태이므로 2-1-3 비율로 전환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비료 사용량은 아직까지는 문제가 없으나, 향후 과의 크기를 키우려면 사용량을 늘리는 것이 좋겠네요. 이럴 때는 굳이 2-1-3 제품을 별도로 구입하지 마시고, 현재 가지고 계신 1-1-4에 요소를 조금씩 추가해서 사용하시면 됩니다.

 칼슘의 공급은 엽면시비보다는 관주가 훨씬 효과적입니다. 엽면시비로는 어린잎에서 일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만, 칼슘은 잎으로 흡수하여 이동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으므로, 미리부터 관주로 주면 좋습니다.


제주 한라봉 농가 3

온실 내 습도가 높으면 양분 흡수가 불량해집니다

 Q : 나무가 과실을 달다가 떨어뜨리는 경우가 있는데, 과 꼭지 부분만 말라비틀어지는 이유는 뭘까요?

 A : 그게 생리적 낙과 현상입니다. 즉 나무가 감당할 수 있는 양보다 더 많은 과를 다는 경우 자연스럽게 나무 스스로 과실을 포기하는 겁니다. 이때 나무는 과의 꼭지 부분을 말려서 양분의 이동을 막는 거지요. 과수나무가 해거리를 하는 이유도 이런 원리입니다.

 낙과에는 여러 가지 원인이 있지만, 특히 양분의 결핍이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이렇게 습하게 과원을 관리하면 더더욱이나 양분의 흡수가 불량해집니다. 오렌지의 예를 들자면, 습도가 낮은 미국 Florida산 오렌지는 생식용으로 판매되는 반면, 습도가 높은 캘리포니아산은 품질이 낮아 주로 가공용으로만 쓰입니다.

 지금 이 과원은 1-1-1 혹은 1-1-4+요소 관리가 좋겠습니다만, 그보다도 당장 하우스 천창부터 열어야 합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많이 와 있는데, 진딧물 등의 방제를 더욱 철저히 해야 하시기 바랍니다.

낙과된 곳
이런 건 빨리 잡아줘야 합니다

 Q : 어떤 농가는 각 나무마다 점적호스를 동심 원상으로 두르고 관주를 하면 좋다는데 효과가 있나요?

 A : 점적 호스는 토출량, 토출구 간격이 각기 다른 여러 종류가 있습니다. 작물이 필요로 하는 물량이 어느 정도인지를 감안하는 것이 중요하지 동심원이냐 아니냐가 그 효율을 결정하지는 않습니다. 물론, 뿌리 근처로 준다는 면에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Q : 귤에 대한 기본적인 관주 시비는 어떤 패턴이 좋을까요?

 A : 감귤류는 보통 월 2회 정도의 관수 빈도가 적당합니다만, 작토 층이 얕으면 10일마다 관주해도 무방합니다. 그리고 물만 주지 마시고, 수확 1개월 전까지는 꾸준한 시비관리가 필요합니다.

 Q : 인근 한두 나무 간 양분 경합이 생기면 수세가 약한 나무가 밀린다는 설이 있는데 맞나요? 그래서 가지의 방향까지 바뀐다고 하던데요?

 A : 낭설입니다. 어떤 농가는 한쪽의 뿌리가 다치면 그쪽의 가지도 약해진다고 말씀하시던데, 뿌리의 방향과 가지의 방향은 하등의 관계가 없습니다. 이는 식물의 기본 구조만 이해해도 간단히 알 수 있는 문제입니다. 한쪽 뿌리가 한쪽 가지로 연결된 것이 아니라 뿌리 전체가 줄기로 연결되었다가 그 줄기에서 각가지로 퍼지는 것입니다.

 물론 한쪽 나무의 수세가 강하면 그 뿌리가 있는 지역의 양분이 모자라지기 때문에 수세가 약한 나무의 뿌리가 다른 쪽으로 발달하거나, 한쪽 나무의 키가 커서 생긴 그늘이 작은 나무의 생장을 저해할 수는 있습니다. 그러나 수세 때문에 가지의 방향이 바뀌거나 하지는 않습니다.


* 제주 감귤 농가


 Q : 현재 감귤나무는 잘 자란 편이고, 엽색이 좋으며 착색이 이미 시작되었는데 당도, 산도 모두 기준치 이하입니다. 수확이 임박했는데 대책이 없는지?

 A : 보통 감귤에서 칼륨은 당도를 떨어뜨리며 산도를 올리는데 관여하고, 인산은 당도를 올리는데 관여합니다. 아직 시간이 있으니 1-1-1 비료를 관주와 동시에 엽면시비하면 적절한 비율의 당, 산 및 비타민을 형성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 제주 한라봉 농가 3


▶ Q : 묘목을 키우는 중입니다. 일단 물을 흠뻑 줘놓았고 겨우내 물을 주지 않을 계획입니다. 수분 손실을 막기 위해 짚 멀칭을 했고요, 동절기 동안 하우스 내 온도를 섭씨 2도 내외로 유지할 계획입니다.

 ▶ A : 짚 멀칭은 매우 좋은 방법입니다만, 현재 여러 가지 양분 결핍 증상이 보이고 나무마다 생육이 불균일하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게다가 일반 그래뉼 비료를 짚 멀칭 위에 뿌려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겁니다.

 물을 한 번 흠뻑 주고 오래 끊는 방법보다는, 가을에 1~2회 정도 비료와 같이 물을 주고, 봄이 오면 월 1회 정도만 관주하면 좋을 겁니다. 아직은 생육기이니 엽면시비보다는 토양시비가 더 중요합니다.

 아울러 관주 재배 시에는 비료 이용 효율이 매우 높아지므로 정부 추천 시비량 보다 약간 적게 주어도 됩니다.

  

극조생 감귤 타이벡 재배지


▶ Q : 500평에서 약 10톤 정도 수확하는 밭입니다. 장마기 전부터 타이벡 필름으로 전면 멀칭 하여 외부로부터 수분이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 중입니다.

▶ A : 이런 관리방식은 거의 양액관리와 비슷합니다. 아마 뿌리가 지표면에 매우 얕게 깔려있을 겁니다. 일부 해거리가 나타나는 농가가 있다는데, 그것은 양분 부족의 문제입니다. 물에 비료를 녹여서 주는 관비재배가 이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고, 엽면시비도 좋습니다. 

 감귤의 엽면시비시 주의할 점은, 타 작물보다 잎 표면의 큐티클층이 두껍기 때문에 엽면시비를 해도 흡수율이 떨어진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감귤의 엽면시비는 완전한 잎 크기의 2/3이 되기 전에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물론 충분한 양의 비료로 제대로 관주 관리한다면 굳이 엽면시비는 필요 없을 수도 있지요.

 Q : 현재 제주도에서는 봄비료와 가을비료 비율이 8:2 정도로 추천되고 있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없을까요? 

 A : 장마 전후가 포인트입니다. 장마철은 항상 수분이 충분하여 뿌리 발달은 왕성한데 정작 농가들은 비료 유실을 우려하여 비료를 전혀 안 주는 시기입니다. 이때에 조금씩이라도 시비 관리를 잘 해야 양분도 공급하고 열과도 덜 나오게 할 수 있습니다. 물과 밥을 동시에 주는 원리지요. 봄 - 장마 전 - 장마 후 시비를 4 - 3 - 3 정도로 나누는 것이 좋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건강한 꽃은 건강한 관리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