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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쿠크다스 멘탈이어도 괜찮아 1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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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유하 Oct 21. 2023

쿠크다스멘탈이어도 괜찮아

흔들려도 괜찮아

내 이야기를 쓰기로 마음먹었지만, 생각보다 깜빡이는 커서만 바라보게 되는 일이 많아졌다. 그것도 아니면, 글을 쓰기 위한 시작도 하지 않았다. 내 이야기에서 어떤 부분을 가지고 와야 하는지 또 고민에 빠졌기 때문이다.

망설임이 길어질수록 시작하는 것이 길어진다고, 점점 그 시간이 더 길어질수록 더 쓰고 싶은 말이 없어졌다. 내 이야기를 쓰면 되겠다는 다짐은 또 흔들리기 시작했다. 왜 계속 나는 흔들리고 중심을 잡지 못할까. 쓰는 게 그렇게 어렵나- 싶다가도 어렵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또 흘려보내는 시간이 점점 길어졌다.

브런치 안 하세요?

글을 쓴다고 했을 때, 브런치에 관련된 이야기부터 나왔다. 나는 그저 웃으며 아직 브런치에 연재하기에는 제가 도전도 안 해서요. 지금 말고 조금 더 있다가 도전할게요. 지금은 우선 무언가를 쓰는 거에 목적을 두려고요. 쓰고 있는 게 없으면서도 대답은 참 잘했다.

사실 또 숨은 것이나 다름없었는데 말이다. 지금 당장은 아니라며, 조금 더 시간이 흐른 다음- 정말 기약 없는 언젠가로 미루고 있을 뿐이었다. 안으로는 계속 숨기 바쁘면서 겉으로는 당당하게, 그리고 타당하다는 듯이 얘기했을 뿐이었다. 고집스럽게 꾹꾹 숨겼다.

도전하는 게 별거라고. 떨어지면 다시 또 도전하면 되고, 붙으면 글을 쓰면 되는 건데. 그 도전마저 겁이 나서 시도를 하지 않고 시간만 보낼 뿐이었다. 그렇게 나는 언젠가 글을 쓸 거라며 입으로만 열심히 뱉을 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정말 또 우연처럼 책이 찾아왔다.

생각은 많은데 행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과 생각조차 하지 않는 사람. 둘 중 누가 더 나은 걸까요? 얼핏 보면 생각이라도 하는 것이 유익하다고 느끼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일어난 변화가 없다는 점은 똑같은데 전자는 생각을 하면서 머리 아픈 시간을 보내고 심지어 행동으로 옮기지 못한 스스로를 탓하기도 하니까요.

- 당신의 기록은 꽤나 대단합니다 / 이경원

결국 나는 생각이 많기 때문에 뭐든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아픈 머리만 부여잡고 있는 사람이었다. 세게 머리를 맞은 느낌이었다. 내가 했던 모든 말들이 다 나를 위한 안배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행동하기 위해 바로 그 달의 플랜을 계획했다. 이번달에는 떨어져도 도전하자. 그리고 떨어지더라도 글을 쓰자. 진짜 뭐든 써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리고 그 마음가짐 때문이었을까?

정말 브런치에 한 번에 선정되었다.

물론, 브런치에 선정됐다고 해서 또 바로 글을 썼던 것은 아니다. 밍기적밍기적거리면서 선정됐다는 기쁨만 만끽하고 있기도 했다. 정말 여기저기 불어오는 바람에 쉽게 흔들렸으니까. 타인의 시선에 좌지우지되기도 하고, 타인과 비교하면서 혼자 상처받기도 하고, 자신감을 잃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또 내 이야기를 풀어놓게 되는 지금 생각하게 되는 건, 흔들리면 어떻냐는 거다. 타인에게 상처를 받아서도 부서지고 아파해보고, 또 그 타인에 의해 치유받기도 하고, 또 타인에 의해 흔들려보기도 하고, 다시 또 타인에 의해 중심을 잡아보기도 하고.

쿠크다스 멘탈이면 또 어떤가. 부서지더라도 다시 굳히면 되지. 그리고 대신 부서진 그 틈 사이를 조금 더 쫀쫀한 크림으로 채워가면 되지 않을까?

그러니, 흔들린다면 계속 얘기해 줄 생각이다. 얼마든지 흔들려도 된다고. 더 중심을 잘 잡기 위한 과정일 뿐이니까-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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