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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업시간 변경

서점 일기

by 머쓱 Oct 27. 2020

부제: 서점 주인으로 임하는 마음


영업시간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기존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였습니다. 


그런데 한 번은 오후 5시 반쯤에 인스타그램 dm이 왔습니다. 

몇 가지를 물어보시고 마지막에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8시까지죠? 퇴근시간 때문에....ㅠㅠ 시간 맞춰 호다닥 갈 수 있으면 가볼게요!" 


"음, (저 오늘 손님이 정말 없었어서) 언제 오시든 기다릴 수 있어요!"


라고 대답하고 싶었지만 그러지 않았습니다. 


오바인 걸 잘 알고 있거든요. 


제 생각에 (책방) 주인의 기본은 청결,  

친절은 변함이 없어야 하고, 

다정은 늘 같은 모습이어야 합니다. 


이번에는 기다리고, 다음에는 안 기다리면 안 돼요. 

이 손님은 특별하니 이렇게 대우하고, 저 손님은 짜증 나니 막 대하면 안 되고요. 


물론 시간이 흐르고 모임을 하다 보면 더 친해지는 사람이 생길 거라고 생각은 합니다. 

하지만 그건 손님으로서가 아니라 저의 개인의 관계가 됩니다. 

무 자르듯 딱딱 가를 수는 없지만, 이랬다 저랬다 하고 싶지는 않아요. 


하지만 오후 8시까지 영업을 하면, 

다른 분들도 평일에 퇴근 후에 찾아오기는 쉽지 않은 시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딱, 오늘 6시 반쯤 오신 두 분이 한창 즐겁게 이야기를 하시다가

7시 45분쯤에 급하게 자리를 정리하고 일어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여기 8시까지 맞죠?"


맞다고 대답하기가 그렇게 싫을 수가... 

저도 친한 친구나 오랜만에 만난 지인과 카페에 가면 2-3시간은 기본이거든요. 

겨우 한 시간 가지고는 어제 일 이야기하기도 부족하다고요!


그래서 영업시간을 바꿉니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로.




이제 혼자 하는 케이-팝 파티는 8시부터 시작해야 하겠네요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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