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의 프리랜서 도전기 32.
문득 '이렇게 사는 게 맞나?' 싶을 때가 있다. 자유를 갈망하는 인간형에게는 갈 때까지 갔다는 신호이기도 하다. 나름대로 열심히 살고 있긴 한데 사는 게 재미가 없다면, 이게 과연 잘 살고 있는 걸까?
우리 인생은 멀리서 보면 대단히 긴 여정 같지만, 가까이서 보면 하루라는 짤막한 일상에 불과하다. 흔히들 여기서 간과하기 쉬운 게, 소소한 일상을 우습게 봤다가 인생의 반 이상을 낭비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남들도 다 재미없게 산다며 위안 삼는 일은 아주 위험한 발상이다. 남의 인생이 재미없으면 내 인생도 재미없어야 하는 건가? 그건 아니지.
단지 남들과 다르게 사는 게 두려워서 똑같은 삶을 살기로 선택했다면, 그 선택 존중한다. 하지만 지나가버린 시간은 돈으로도 되돌릴 수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그리고 그 누구를 탓할 수 없다는 것도.
다시 회사원이 된 지 두 달 만에, 나는 다시 퇴사를 선택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사는 게 재미가 없었다. 회사에 몸 담고 있는 동안 억지로 최면을 걸기도 했다. 소소한 행동에 의미를 부여해 즐거움을 찾으려고도 노력했다. 하지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자유롭게 움직이기 어렵듯, 나에게 회사 생활이 그랬다. 자유롭지 못했고, 표정에 활기가 사라져 갔다. 그것을 누구보다 빨리 알아차린 건 나, 그리고 신랑이었다.
재취업하기 전에 우리가 좋았다고, 그리고 나의 행복이 자신의 행복이라고. 고맙게도 신랑은 배려 섞인 마음을 전해 주었다. 그렇게 신랑과의 협의 끝에, 짧고 강렬했던 회사 생활을 정리해 버렸다. 그리고 평생 동안 안고 갈 메시지를 얻었다. '다시는 회사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프리랜서로 성공하겠다.'
말처럼 하루하루가 재미로만 가득하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재미는 누가 만들어 주는 게 아니라, 내가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기 위해서는 나름대로의 계획과 루틴이 필요하다. 프리랜서로 살기 위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습관이기도 하다.
하루를 알차게 보내기 위해 시간을 조각조각 내어 계획을 세우고, 매일 반복해야 할 만큼 중요한 루틴도 정해두고 지킨다. 그리고 사색의 시간도 중요하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 그리고 잘하는지. 그리고 내 능력으로 사람들에게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지 고민하고 행동해야 한다.
이런 과정들이 결코 재밌지만은 않을 테지만,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에 대한 대가라고 생각하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다. 적어도 나의 노력과 시간이 남(회사) 좋은 일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내게로 오롯이 돌아온다고 생각하면 말이다.
사는 게 재미없다면, 인생에 새로운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라는 걸 깨달았으면 한다. 그리고 그 신호는 느닷없이 또 찾아올 것이다. 그럴 때마다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 본다면, 적어도 성장이 멈춘 사람으로 남진 않겠지. 삶에서 재미를 찾는 건 이토록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