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사는 방법 5
나는 한때 꽤나 나를 괴롭히며 살았다. 완벽주의가 강해서 내 마음에 쏙 들 때까지 몇 번이고 되짚어보고 또 되짚어보는 강박에 시달리기도 했다. 자기 전에 누우면 일이 해결될 때까지는 그 생각밖에 없었고, 불면의 밤을 보내기도 했었다.
그런데 그 모든 것이 부질없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모든 성공의 뒤에는 운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노력만으로는 안 되는 일이 있고, 굳이 노력하지 않아도 운이 좋아 기회를 얻게 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세상의 이치에 눈을 뜨기 시작할 무렵, 나는 완벽주의를 어느 정도 내려놓게 되었다.
무슨 일이든 처음엔 힘이 들어간다. 잘하려는 욕심 때문에.
운동도 마찬가지, 힘이 들어가면 부상 위험도 함께 올라간다.
노래도 마찬가지, 목에 힘이 들어가면 음이탈이 발생한다.
글쓰기도 마찬가지, 글에 힘이 들어가면 읽는 이에게 거부감을 준다.
운전도 마찬가지, 운전대를 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면 팔에 근육통을 얻는다.
이 모든 것은 완벽하려고, 잘하려고 하는 욕심 때문에 일어난다.
하지만 힘을 빼고 완벽하게 하려는 욕심을 내려놓는 일이 생각만큼 쉽지는 않다.
왜냐하면 꽤나 긴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힘을 빼고 나다워지는 일은, 많은 경험과 시간이 겹겹이 쌓여야 한다.
그래서 무슨 일을 시작했으면 적어도 3년 이상은 해봐야 한다는 말이 있는 듯하다.
네모난 돌이 구르고 굴러, 동그랗고 매끄러운 예쁜 돌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당신이 누군가의 팬이라면, 자주 작품을 선보이며 만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더 좋지 않을까?
만약 그 아티스트가 완벽에 완벽을 기하는 성향이라 5년, 10년이 걸려 작품을 선보이는 스타일이라면 유대감과 친밀감이 깊게 형성되기 힘들 것이다.
많은 경험을 하며 부딪히다 보면 자연스레 힘은 빠지게 되어있고, 그동안에 쌓인 경험과 시간은 곧, 실력이 된다.
처음엔 힘이 들어가 어렵게 느껴졌던 일이 어느새 쉽게 느껴질 것이고, 재미있어진다. 재미가 있다 보면 더 잘하게 되고, 선순환이 반복된다.
초반부에 말했듯 일이 잘 되는 시기는 운도 따라야 하기에, 사람마다 다르게 찾아올 것이다.
여기서 두 부류의 사람이 생길 것인데, 나다움을 놓지 않고 결과에 의연하며, 재미있게 일하는 사람.
그리고 빨리 성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포기하는 사람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나다움인데, 가식 없이 나답게 일하는 사람에겐 일 자체가 즐거움이지만, 나다움을 모르고 가식으로 일하는 사람에겐 괴리감으로 인해 쉽게 피로하고 지칠 수밖에 없다.
나만의 방식으로 힘을 빼고, 완벽하진 않더라도 일단 지르고 보는 자신감.
사람들은 그 빈틈과 인간성을 더 사랑하기에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는 믿음.
이 마음가짐이 공존한다면, 꽤 재밌는 일상이 펼쳐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