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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준호 Apr 16. 2024

홍보팀 사회복지사가 쓰는 기관장 축사 쓰기!

사회복지 현장에서 기관장의 축사를 쓰는 홍보팀이라면 꼭 읽어 보세요!

난 한국지체장애인협회에서 사회복지사로 일 한다. 우리 협회는 전국 17개 시도협회, 230개 지회, 80개 산하시설을 가진 단체이며 법인이다. 이렇게나 많은 산하 지역 내 장애인 행사를 하면 중앙회장 축사를 요청한다. 중앙회장 축사는 대외협력부 소관 업무다. 때문에 그동안 내가 어떻게 회장님 축사를 썼는지 나누고 싶다. 


나는 8단계로 축사를 작성한다. 


1. 행사 사업계획서를 받는다. 

2. 담당자에게 축사 초안을 받는다.

3. 대통령기록관 사이트를 활용한다. 

4. 축사 흐름에 맞게 구조를 설정한다. 

5. 오탈자 확인을 한다. 

6. 육성으로 2번 읽어보면 어색한 문장을 수정한다.

7. 국장님께 보고 드린다.

8. 회장님께 해당 사업 계획서와 함께 축사를 보여드린다. 


여기서 핵심이 되는 것은 사업계획서 받기, 대통령 연설문 사이트 활용, 육성으로 읽어보기다.


1. 행사 사업계획서 받기 

지역 내 행사 사업내용이 담긴 사업계획서를 받아야 한다. 축사는 직접 읽거나, 리플릿에 게재되거나, 영상축사를 하는 경우로 나뉜다. 축사 유형마다 조금씩 다르게 써야 하지만, 기본적인 당일 행사에 목적과 구성원을 알기 위해선 사업계획서를 꼭 받아서 확인해야 한다. 


2. 담당자에게 축사 초안을 받는다. 

사실 축사 초안을 받아도 대부분 전문적인 홍보 담당자가 아닐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행사 내빈 이름과 기관에서 추구하는 메시지를 축사 초안에 많이 담아낸다. 이를 통해서 기관의 메시지가 어느 정도 전달 될 수 있게 기조를 맞춰 놓는 것이 좋다 


3. 대통령기록관 사이트를 활용한다.

https://www.pa.go.kr/research/contents/speech/index.jsp 

우리나라 역대 대통령의 기록물이 담긴 사이트다. 나의 경우, 키워드를 '장애인'으로 놓거나, 행사 주제에 맞는 유형을 선택한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발표하는 연설문, 축사, 기념사, 환영사 등이기 때문에 어떤 기관장보다 더 신경 쓰고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을 거라 생각한다. (축사를 어디서 참고했냐고 했을 때, 대통령 연설문에서 참고했다고 하면 관리자들이 오...?! 그런 게 있어?!라고 할 가능성이 클 것이다.) 


몇 개 행사에 맞는 축사를 찾아내어 한번 읽어보고 해당 문장이나 문단이 필요하면 별도로 추려 낸다. 이제 대통령이 발표한 축사의 유형과 비슷한 문장, 문단을 가지고 축사를 작성하면 된다.


4. 축사 흐름에 맞게 구조를 설정한다. 

앞선 문장과 문단을 이제는 어떤 흐름으로 쓸지 구조를 짜야한다. 나는 대개 다음과 같은 순서로 축사를 작성한다. 


1) 축사를 하는 기관장 소개

2) 오늘 행사를 위해 애써주신 분에 감사 인사 

3) 특히 행사 주최, 주관 기관장(지자체장, 단체장, 국회의원, 의회의장 등) 디테일한 감사 표현 

4) 행사 참석한 구성원, 임직원, 자원봉사자 감사 

5) 행사에 취지와 목적에 대한 공감 표시 

6) 본 기관도 이러한 목적과 취지를 위해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 표명

7) 오늘 행사를 무탈 없이 행복하고 잘 지내라는 당부의 인사

8) 오늘 구성원의 가정과 평안, 안녕 기원하며 감사 인사 마무리 


5. 오탈자 확인을 한다. 

기본적인 부분이지만 의외로 확인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다. 난 개인적으로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복사 + 붙여 넣기를 하고 맞춤법 검사를 꼭 한다. 


6. 육성으로 2번 읽어보면 어색한 문장을 수정한다.

내가 생각했을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의식에 흐름에 맞게 글을 쓸 때는 그럴싸 해 보이는 것이 막상 다시 읽어보면 문장과 문장이 안 맞거나, 아예 문단과 문단이 붕 뜨는 느낌이 든다. 이럴 때는 2번 정도 읽어보고 주변에 있는 분들에게 한번 읽어 봐 달라고 요청하는 방법도 좋다. 읽을 때는 자기 목소리가 들릴 정도로 충분히 소리를 내서 읽고, 타이머를 재보면서 읽어야 어느 정도 분량인지를 알 수 있다.


7. 국장님께 보고 드린다.

최종적으로 축사를 작성했다 하더라도 마지막 부서장에게 해당 축사를 보고하고 다시 한번 수정을 통해 최종 축사를 작성한다. 분량을 대폭 줄여야 하거나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본인의 한계를 인정하고 부탁하는 것도 방법이다. (우리는 글을 전문적으로 쓰는 사람들이 아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8. 회장님께 해당 사업 계획서와 함께 축사를 보여드린다. 

마지막으로 부서장 보고까지 한 뒤에 최종 기관장에게 보고를 한다. 최종 축사와 함께 행사 사업계획서를 같이 보고 드린다. 처음 사업계획서를 보여주면서 행사 목적, 참석 내빈 명단, 구성원, 우리 기관과의 연관성 여부에 대해 설명한다. 이후 축사를 보여 드리면 한눈에 해당 사업의 내용이 펼쳐지기 때문이다. 


이렇게 사회복지 현장에서 기관장 축사 작성에 대한 방법을 나눠봤다. 이미 알고 있던 분들도 있을 것이고 처음 축사를 작성해야 하는 홍보팀 실무자들도 있을 것이다. 내가 작성한 내용을 토대로 도움이 될 만한 글이길 바란다.


생각보다 축사 2페이지를 작성하기 위해서, 행사 사업계획서를 보고, 해당 지자체의 장애인 복지 실태를 조사하고, 대통령연설물을 뭘로 할지 고민하는 시간들이 필요하다. 감사의 표현을 담아 쓰려면 금방 쓸 수 있는 것이 축사다. 하지만 우리 기관장이 축하하는 그 한마디가 현장에 있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과 공감을 주기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관을 대표해서 글을 작성한 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위와 같은 노력을 세밀하게 해야 한다. 이런 글을 기계적으로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 번쯤 지역 행사에 대한 의미와 그 취지를 고민하면서 글을 쓴 다면, 그것이야 말로 사회복지 일을 한다고 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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