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스타트업을 선택하는가?
우리는 왜 스타트업을 선택하는가?
높은 연봉 vs. 좋은 회사 vs. 더 나은 경험
한 스타트업에서 일하던 한 PM(프로덕트 매니저)이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대기업에서 스카우트 제안을 받았고, 연봉도 지금보다 30% 이상 높았다. 주변 사람들은 망설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제 커리어를 안정적으로 가져갈 때가 됐지.” 하지만 그는 고민했다.
“여기서는 내가 제품 기획부터 런칭까지 전 과정을 직접 리드할 수 있어. 작은 팀이지만 빠르게 실행하고, 사용자 데이터를 분석해서 전략을 바꾸는 과정이 재밌어. 대기업으로 가면 역할이 명확하게 분리될 텐데, 그게 내 성장에 도움이 될까?”
고민 끝에 그는 대기업의 제안을 거절했다. 대신 더 큰 책임을 맡을 수 있는 또 다른 스타트업으로 이직했다.
우리는 흔히 회사를 선택할 때 연봉, 브랜드, 사회적 인지도 같은 외적 요인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는다. 하지만 빠르게 변화하는 이직 시장에서, 이제 더 중요한 기준이 있다. 바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이다.
이제는 단순히 “어느 회사에서 일하느냐”가 아니라 “어떤 일을 경험하느냐”가 커리어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시대다.
1. 빠른 퇴사와 잦은 이직, 무엇이 달라졌는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짧은 근속 기간은 부정적으로 여겨졌다. 한 회사에서 오래 일하지 않으면 “끈기가 없다”거나 “충성도가 낮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MZ세대 직장인의 평균 근속 연수는 2.6년으로, 기성세대(평균 6.4년)보다 훨씬 짧다. 한국고용정보원(2023)에 따르면, 2022년 기준 2030세대 직장인의 3년 이내 퇴사율은 61.3%로, 10년 전보다 약 15% 증가했다.
왜 이렇게 바뀌었을까?
첫째, 빠른 성장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과거에는 “한 회사에서 오래 버티면 경력이 쌓인다”는 공식이 유효했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경험의 밀도가 낮다면, 아무리 오래 일해도 커리어 성장이 느려진다.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단순히 “회사의 성공”이 아니라 “내 성장 속도”를 기준으로 커리어를 설계하는 이유도 여기 있다.
둘째, 조직이 더 이상 개인의 커리어를 책임지지 않는다.
과거에는 한 회사에서 경력을 쌓으면 자연스럽게 승진하고 보상이 따라왔다. 하지만 이제는 “스스로 성장하지 않으면 도태된다”는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 회사는 더 이상 평생직장이 아니다.
셋째, 일의 의미와 경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사람인이 2023년 발표한 ‘MZ세대 퇴사 이유’ 조사에 따르면, **퇴사 이유 1위는 “직무 성장 기회 부족”(38.6%)**이었다. 연봉(27.3%)보다 직무 경험과 성장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의미다.
특히,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빠른 성장 경험”을 핵심 기준으로 삼는다.
2. 스타트업을 선택하는 사람들은 무엇을 원하는가?
스타트업은 불안정하다. 대기업처럼 명확한 커리어 패스가 보장되지 않는다. 하지만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장점이 있다.
① 압축적인 경험과 빠른 성장
대기업에서는 한 가지 역할을 맡고, 명확한 경계 안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이 여러 역할을 수행하며 짧은 시간 안에 다양한 경험을 쌓는다.
예를 들어, 대기업의 마케팅팀에서는 브랜드 캠페인만 담당할 수 있다. 하지만 스타트업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 PR, 콘텐츠 전략까지 전반적인 마케팅을 다룰 기회가 생긴다.
이런 환경에서는 배울 수 있는 속도가 2~3배 빨라진다.
② 직접 사업을 경험하는 기회
스타트업에서는 단순히 “내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의 흐름을 이해하고 경영적인 시각을 배울 기회가 많다.
중소벤처기업부(2023) 발표에 따르면, 스타트업 창업자의 58.2%가 이전에 스타트업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다. 이는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경험이 단순한 직무 경험을 넘어, 비즈니스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3. 우리는 회사를 어떻게 선택해야 하는가?
이직이 빠른 시대, 회사 선택의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단순히 “좋은 회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좋은 경험”을 제공하는 회사를 선택해야 한다.
① “이 회사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를 먼저 물어라.
회사를 선택할 때 가장 먼저 물어야 할 질문은 “이곳에서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가?”이다.
• 내가 이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 나의 역할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가?
• 나의 성장을 위한 피드백과 멘토링이 충분한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한 회사가 좋은 선택이 될 가능성이 높다.
② “이직이 아니라 경험을 옮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라.
이직을 단순히 “더 좋은 연봉을 위한 이동”이라고 생각하면, 결국 비슷한 일을 반복하는 경로를 걷게 된다.
반면, 이직을 “새로운 경험을 쌓기 위한 선택”이라고 생각하면, 커리어의 방향이 달라진다.
③ 단기적인 성과보다 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을 고려하라.
연봉, 복지, 타이틀이 중요한 것은 맞다. 하지만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금 선택한 일이 앞으로 5년, 10년 후 나의 커리어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이다.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명확한 회사가, 당신이 선택해야 할 회사다.
우리는 더 이상 한 회사에 오래 머무르지 않는다. 빠르게 이동하는 시대, 진짜 중요한 것은 “어느 회사에서 일하는가”가 아니라 “어떤 일을 경험하는가”이다.
커리어는 단순한 직장 목록이 아니라, 배운 경험의 총합이다.
당신이 지금 회사를 선택하려 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질문은 이것이다.
“이곳에서 나는 무엇을 배우고, 어떤 경험을 쌓을 수 있는가?”
그 답이 명확한 곳이, 당신의 커리어를 성장시킬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