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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ilience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와 구조조정의 현실

by Nickneim

Resilience : 회복력


대한민국 스타트업 생태계는 빠른 성장을 경험했지만, 그만큼 높은 변동성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2022년 이후 글로벌 경기 침체와 투자 환경의 악화는 많은 스타트업으로 하여금 생존을 위한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했습니다.


스타트업얼라이언스(Start-Up Alliance)의 2023년 보고서에 따르면, 대한민국 스타트업 중 21%가 2022년부터 2023년 사이 인력 구조조정을 경험했습니다. 이들 기업 중 43%는 직원의 10% 이상을 감축했으며, 일부는 전체 인력의 절반 이상을 줄이기도 했습니다. 2024년의 국내 시장은 지속적인 글로벌 경기악화와 정지척 이슈, 고금리 기조 등 더욱 어려웠으므로 더 많은 기업들이 인력 구조조정을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하기도 합니다.


인력 구조조정은 생존을 위한 전략적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남은 구성원들에게 불안감, 신뢰 저하, 몰입도 하락을 가져올 수 있으며, 조직의 미래 성과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리스크가 크고 많은 HR 담당자와 C-LEVEL들은 인력 구조조정을 어떻게 설득하고 실행하며 이후에 대처해나갈지 경험이 없기에 막막한 부분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HR과 경영진은 단순히 생존을 넘어 인력 구조조정의 과정과 이후에 어떻게 직원 몰입도를 회복하고 조직을 재정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 전략이 필요할 수 밖에 없습니다.


1. 구조조정 이후 몰입도의 변동과 그 영향

구조조정은 단순히 떠나는 직원에게만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닙니다. 남은 직원들도 다양한 정서적 변화를 경험하며, 이는 조직 몰입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1) 헌신적인 직원일수록 더 큰 실망감을 느낀다

2024년 아티클 “Company Layoffs: Dispelling 4 Common Myths”는 구조조정이 직원 몰입도에 미치는 복잡한 영향을 분석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조직에 헌신적이었던 직원일수록 구조조정 결정에 더 큰 실망감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들은 조직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었던 만큼, 구조조정이 신뢰를 저해한다고 느낍니다.

* source :Company Layoffs: Dispelling 4 Common Myths

반면, 몰입도가 낮았던 직원들은 이미 조직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 상대적으로 실망감이 적습니다. 일부는 구조조정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를 조직의 성과 개선과 연결짓기도 합니다.

아이러니하게도 직원 몰입도가 높다는 것은 조직에 대한 기대감과 신뢰가 높았다는 걸 의미하고 그만큼 조직의 의사결정에 대해 실망할 가능성도 높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렇기에 구조조정이 진행되거나 이후 시점에 조직 몰입도가 높았던 핵심인재들이 하나씩 떠나가는 것을 많이 목격하게 되기도 합니다.


(2) 생존자 증후군(Survivor Syndrome)

심리학자 Joel Brockner가 처음 정의한 “생존자 증후군”은 구조조정 이후 잔류 직원들이 느끼는 정서적 충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습니다.

불안감: “다음은 내가 될 수도 있다.”

죄책감: “나는 남았지만, 나 대신 동료는 떠나야 했다.”

신뢰 저하: “조직은 우리를 소중히 여긴다더니 결국 숫자로 판단했다.”

Gallup(2023)의 연구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경험한 조직의 잔류 직원 중 74%가 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감소했다고 응답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조직과 개인의 생산성과 이직률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3) 몰입도 변화의 세 가지 패턴

구조조정 이후 잔류 직원의 몰입도 변화와 반응은 크게 세 가지 패턴으로 나뉩니다.

1. 몰입 유지: 조직의 비전과 리더십을 신뢰하며, 위기를 극복하려는 자세를 취하는 직원.

2. 몰입 감소: 실망감과 불신으로 업무 몰입도가 크게 하락하는 직원.

3. 몰입 증가: 조직의 생존과 성공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며 더 몰입하는 직원.


이러한 차이를 만드는 건 조직의 의사결정과 방향성에 대한 공감대에서 좌우된다.

즉 조직이 처한 상황과 현실을 얼마나 잘 인지하고 이해하고 있는가 그리고 구조조정의 이유와 기준을 명확하게 이해하고 동의하는가 마지막으로 조직이 제시한 방향성에 공감하고 헌신하려고 하는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기에 조직은 인력 구조조정의 앞서 현재의 상황과 문제를 투명하고 정확하게 공유되고 있는지 그리고 어떤 기준으로 의사결정을 한것인지 남은 직원들에게 어떤 방향성을 제시할것인지를 치열하게 고민해야만 합니다.


2. HR관점에서 보는 구조조정 이후 대응 방안

구조조정 이후 몰입도를 회복하기 위해 HR과 경영진은 다음 세 가지 방향성에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1) 조직의 비전 재정비와 메시지 전달

구조조정 이후 직원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조직의 미래 방향성입니다. 단순히 구조조정의 이유를 설명하는 것을 넘어, 조직이 앞으로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것인지 명확히 제시해야 합니다.

명확한 비전 제시:

“이 결정을 통해 우리는 어디로 나아가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합니다. 예컨대, “우리는 자원을 핵심 기술 개발에 집중함으로써 시장에서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것입니다”와 같은 구체적 메시지가 필요합니다.

실행 계획 공유:

조직의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실행 계획을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조직의 생존을 위해 상반기는 A에만 집중할 것이며 이외의 리소스 투입은 최소화할 것입니다" 와 같은 로드맵은 직원들에게 조직의 방향성을 더 명확히 이해시킵니다.

쌍방향 소통 활성화:

경영진과 리더십은 잔류 직원들과의 소통을 단방향에서 쌍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타운홀 미팅이나 피드백 세션을 통해 직원들의 의견과 우려를 듣는 것은 신뢰 회복에 큰 도움이 되며 소통이 단절되는 것을 최대한 지양해야 합니다. 직원들이 조직에 궁금한게 없다거나 소통이 없다는건 기대수준이 없다는 것과 같은 말로 해석될 수 밖에 없습니다.


(2) 핵심인재에 대한 판단과 유지

구조조정 이후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려면, 핵심인재를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핵심인재는 역량이 뛰어나고 시장에서의 수요가 높은 만큼 이직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핵심인재가 리더라면 더욱 미치는 영향력이 큰만큼 명확한 피드백과 관리 전략이 필요합니다.

핵심인재 인정 및 메시지 전달:

조직은 핵심인재들에게 그들의 중요성을 명확히 전달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우리는 현재의 위기를 극복하고 앞으로의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당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는 핵심인재의 신뢰와 몰입도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 경영진이나 HR은 이를 리더를 통해서나 직접적인 피드백을 통해서 명확하게 메시지를 던지고 같이 위기를 헤쳐나갈 동료를 만들어야 합니다.

맞춤형 리텐션 전략 제공:

핵심인재들에게 경영진과의 주기적인 미팅이나 1o1,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여 회사의 상황을 지속적으로 공유하고 방향성을 맞춰야 합니다. 그리고 개인적 성장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업무나 미션을 부여함으로써 일에 더 몰입하고 커리어를 발전시켜나갈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경쟁력 있는 보상 체계 마련:

유연 근무제, 스톡옵션 강화, 경력 개발 기회 제공 등 다양한 보상 수단을 통해 핵심인재가 조직에 머무를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들은 단기적인 보상보다 장기적인 보상 그리고 미래 비전에 더 많은 가치를 둘 가능성이 높습니다. 회사는 스톡옵션이나 RSU와 같은 장기적인 보상을 제시하거나 역할 부여, 팀리소스 지원 등을 통해 적극적인 보상을 제시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맺음말: 위기를 넘어 몰입을 다시 설계하다

구조조정은 조직의 불가피한 선택일 수 있지만, 그 이후의 대응 전략은 조직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합니다. HR과 경영진은 투명한 비전 제시, 강력한 리더십 관리, 핵심인재 유지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몰입도를 회복해야 합니다. 구조조정은 끝이 아닙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직원들과 조직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미래를 설계할 때,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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