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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스트 Sep 19. 2021

퍼미션 투#라이트아카데미아

불안감을 날려버릴 지적 낭만주의

지난주에 #다크아카데미아를 소개한 바 있는데, 오늘은 그 뒤를 이어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 급부상한, 다크아카데미아의 밝은 친구 #라이트아카데미아에 대해 풀어볼까 한다.
많은 미디어에서, 다크 친구보다 포스트 코로나에 훨씬 영향력이 강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는 흐름이다.

코로나 시국이라는 초유의 고립 시기에 비극적 감수성, 배움과 사교에 대한 간절함으로 다크아카데미아가 호응을 얻었다면, 라이트아카데미아는 지난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다시 함께 모일 수 있는 따뜻한 사회적 공간을 꿈꾸는 낙관주의를 먹고 성장했다.

신비주의적이고 무게감 있는 다크아카데미아와 비교한다면 라이트아카데미아는 가볍고 긍정적인 무드로 가득하다. 가볍다고 하여 봄, 여름에 어울리는 경향이라고 생각한다면 노노, tumblr의 밈 전문가 Amanda Brennan에 따르면 라이트 아카데미아 트렌드는 지난해 9월 개학 시기에 전반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해, 둘째 주가 되면서 117% 급증했다. 해외 십대들 사이에서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는 중고거래 앱 Depop에서도 라이트아카데미아는 지난해 여름부터 서서히 인지도를 넓히다 10월에 900%까지 검색이 증가했다.
 

핀터레스트에 등장하는 #lightacademia 이미지

다크나 라이트 모두 아이비리그풍의 클래식한 장소나 패션 요소, 아날로그적인 소품 등에서 영향을 받는 것은 유사한데, 웅장하면서도 비밀스러운 고딕 양식을 원천으로 삼은 다크아카데미아에 비해 라이트아카데미아는 마치 햇빛이 내리쬐는 공원 벤치에 앉아 책을 읽고 있는 듯한 따뜻하고 밝은 감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다분히 낭만적이다. (봄여름 시즌 한창 유행했던 코티지코어의 학교 버전 정도로 생각해도 무방할 정도다.)
다크와 라이트를 좀 더 명확하게 판별하는 것은 컬러다. 블랙과 짙은 브라운을 중심으로 표현되는 이미지가 다크아카데미아라면, 베이지와 밝은 브라운, 파스텔 계열을 주조로 하는 이미지는 라이트아카데미아 정도로 이해하면 되겠다.


밝거나 어둡거나, #아카데미아 영향의 스타일에서 빠지지 않는 것은 빈티지풍의 블라우스나 셔츠, 클래식한 터틀넥 스웨터와 카디건, 플리츠스커트 그리고 체크무늬 재킷과 팬츠 등이다.
보통 #아카데미아 미학은 주로 패션 스타일에서 많이 표현되지만, 공간의 이미지도 중요하다. 대리석이나 빈티지 나무 소재로 이루어진 고전적인 유럽풍 공간은 #아카데미풍과 완벽하게 매치된다. 하드커버의 클래식한 책을 하나 들거나 테이블에 올려둔다면 금상첨화다.

#라이트아카데미아를 대표하는 요소들 - 클래식한 유럽풍 공간과 소품, 따뜻한 감성을 전달하는 나무, 니트소재 그리고 책

내용은 없이 겉모습만 지적인 체한다며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따위를 논하지는 말자.
불확실성의 시대에 고전적 미학에 기대어 따뜻한 위안을 받고 잠시라도 삶의 작은 부분에 감사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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