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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출근이 두려워?

아 꿈에서 피냄새

by 이븐도


메인 포스터 이게 최선이냐


씨너스 : 죄인들. 2025


1. 16000원 / 그냥 영원히 재생되면 좋겠다
2. 다시 보러 가려 했다. 진짜.
3. 추천.
4. 동행 불필요.
5. 나도 시켜줘.


네니요.






A.

목과 어깨 사이, 턱 아래쪽의 살점이 뜯겨나간 비린내에 섞인 화염 냄새, 습기 섞인 목재의 냄새, 한밤중 수풀과 개울에서 나는 물비린내, 물 비슷한 그 냄새를 둘러싼 다인종의 체취, 검고 윤기나는 피부의 땀내, 희부연 피부에 덮였을 먼지와 땀이 섞인 냄새, 화장기 사라진 누런 피부에 척척히 달라붙었을 , 면 원피스가 습기를 잔뜩 빨아들여 나는 냄새.


한낮 노역 중인 이들의 더러운 줄무늬 죄수복. 먼지와 체취와 흙냄새가 모두 햇빛에 말라붙고 다시 땀에 되살아나기를 반복했을 쉰내, 땡볕 아래 갖춰 입은 윤기나는 드레스 셔츠에서 날 다리미 냄새 같은 것, 어떻게 돈을 발라도 무시당하고 얕잡힐 때 떠오르는 총의 금속 냄새.


안전한 냄새를 입 갓난아기, 넓은 엄마의 품 안에서 일광욕 중인 어린 인간의 그 평안한 냄새, 실크 드레스를 적셨을 파우더 향 또는 화장품 냄새. 동양인 부부의 시뻘건 페인트 냄새, 촌동네 잡화점이 위치한 저잣거리의 모래 냄새.



B.

알이 커다란 생마늘이 치아에 씹을 때의 낌, 팍 터진 즙이 입 속에 차는 느낌, 지루하게 더운 기차역의 오후, 얼음처럼 차다는 맥주병을 쥐었을 때의 느낌, 입안을 채우고 목으로 넘어가는 차가운 감촉. 체으로 워진 권총의 묵직함.



C.

빨갛게 빛나는 눈, 어둠 속 안광, 피아 식별의 난이도. 모습, 어깨너머로 날아온 시선. 아름다움. 나의 뒤와 옆과 시야의 사각지대를 노리는 나와 친밀했던 사람들, 그들과 공유했을 사연, 이제는 그 너머로 사라진 것, 사라졌으나 돌아올 것, 이 좁고도 넓은 공간에서 빛나고 사그라든 추억과 감정과 시간과 이유들.


죽여 달라는 대로 깊게 찔러넣은 살갗과 내장 속, 한 꺼풀의 방심을 보이면 나를 파고들어 물어뜯을 익숙한 대상들, 숨을 붙들고 육감을 잡아채 기대는 순간, 끝난 줄 알았으나 별안간 칼자국으로 뚫린 나무 문, 울새의 내장까지 발라먹는다는 흉흉한 가사를 흥겹게도 부르는 그들, 빨간 옷을 입고 나를 기다릴 딸, 다시 없을 듯한 행복을 함께한 기타.


기타의 금속질이 으스러뜨린 허연 얼굴의 안면부, 피부를 찢고 조직 사이사이에 박혔을 그 몸체, 기타를 좀비의 머리에서 떼어내려 붙잡았던 손으로 전해진 찌걱거림, 까만 물가, 더럽고 망가진 인간들, 밝은 달, 함께하자는 절규, 불타는 사람들, 사람이었던 것들. 아무리 총알이 뚫어대도 죽지 않는 살점의 범벅. 허연 돼지 같은 백인을 마침내 총질해 죽었을 때의 대낮. 정말로 총알이 되는 대로 뚫어 숨이 끊긴 그 시체.





한여름 밤의 짙은 꿈이다. 맛이 갈 대로 가버려 시선을 읽을 수 없고, 오로지 감각으로 움직여야 하는 그 밤에 서 있던 기억이다. 잔뜩 쫄아서는 흥이 올랐던 간이다.

연인이고 가족이고 동지이자 친구였던 이들이 내 목을 노리는 눈알이 희부연 존재가 된 밤. 아일랜드인, 노예제, 백인 구역, 트럭에 또아리를 틀고 있던 뱀, 세계 대전, 거기다 갑자기 뱀파이어, 좀비? 이게 다 무슨 상관이지? 여기서 이걸 갑자기? 같은 생각이나 하던 오만한 나를 가만두지 는다.


대신, 렇게 끓어오르는 래 속에 흥겨워하는 우리를 보라고 펼쳐놓는다. 시뻘게진 눈으로 함께하자며 내 목을 감는 그 끈적이고 더럽고 축축이는 손길을 어디 피해 보라고 속삭인다. 이 밤의 한껏 신난, 땀내나는 사람들과 그들의 음악과 피떡이 된 반신불구와 습기와 연기 가득한 새벽을 보여주면서.


잡념은 놔두고 여기서, 이 보고 느끼라고 의식 저편에서 이쪽으로 데려다 놓는다. 누가? 이 영화가. 내내 징그럽게 따라붙다가 쉭 사라지는 거지. 그렇게 잊고 있던 새, 다시 다가와 전한다. 죽을 때까지 죽지 않은 채 쫓아가겠다고.




그리고 나 역시 탈주하지 못했다. 붙잡혔기 때문이다.

재밌었기 때문이다.


더 쫓아와 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지금도.






이오데. 단어만 봐도 킹받는 근무배정.

이브 - 오프 - 데이, 라는 뜻이다. 데이 데이 이브닝 이브닝 하고 열두 시 다 되어 집에 와서 다음 근무는 아침 일곱 시부터라는 뜻이다. 쉬었으니 됐지? 같아 심히 열이 받는다.

그리고 5일. 그것도 휴일은 단 하루 낀 화수목금토. 하루 만에 최대한의 환기를 해야 했다. 근데 자꾸 병원 생각이 났다. 안 되는데. 놀아야 했다. 뭐 하지.



그라운드 시소의 쾌적하고 깔끔한 순한맛 전시? 너무 약해. 왓챠와 넷플릭스와 쿠팡플레이에서 내가 고르는 영화?러브스토리 아닌 거? 열심히 살라는 잔소리 없는 거? 우리가, 내가 이렇게 우울하지만 괜찮다는 걸 보여 주는 거? 안 돼. 오늘은 좀 그래. , 지랄 같다. 뭐 어쩌라고. 뭘 하고 싶은데.


그럴 땐 영화관에 가야 한다. 아직 드래곤 길들이기 또 보긴 이른데. 볼 게 없는데.. 정말 없었다. 근데 뭐 그럼 OTT에는 볼 게 없어서 또 돈을 쓰니? 애초에 영화관을 간다는 것 자체가 취사선택과는 거리가 먼 것일지도 몰랐다. 아예 취향 바깥으로 가야 했다. 그럼, 이거? 공포?


나 공포 못 보는데? 그것도 19금? 흠. 근데 서브스턴스도 봤잖아. 그거만한 내장폭발쇼는 더 없을 텐데. 정 무서우면, 보다 나와. 그냥. 그럼 되.






포스터와 사진이 도대체 못 담는 영화다


어떤 영화는 심히 촌스러울 것을 알면서도 꾹 참고 감상한다. 그 감정 과잉, 자아의 확대, 사실 그렇게까지는 안 안타까운 사연과 흐름을 구태여 들여다보라고 종용하는 듯한 화면 연출과 음악. 예쁘고 잘생긴 것을 더 훑는 그 앵글, 영알못인 내 시선에도 지나치게 느끼한 스크린 속 그들. 한껏 담백한 척하지만 뒤돌아 곱씹으면 우스운 메시지.


가끔 땡기지, 그런 거. 하지만 나는 이미 피곤해.

예쁜 척하는 불행을 보며 현실을 견줄 힘아리 같은 거 없다고. 역겹다니까? 이런 삐딱한 날도 좀 있는 거잖아.




앞으로 영화관은 CGV보다 메가박스다. 원래 그랬나? 코엑스라 그랬나. 그, 이거 보려고 코엑스까지 갔다. 봉은사역에서 편의점 팝콘도 샀다. 원래 영화 볼 때 팝콘 따위 안 씹는데. 지나칠 수 없던 그 앞 굿즈샵에서 핑크색 미니 미키와 주토피아 느림보 공무원도 하나씩 데리고. 팝콘과 이 작은 친구들이 나를 지켜주기를 바랐기 때문이다.


백 년 전 미국 배경 R 등급 영화가 무서울까 내 현실이 무서울까 누가누가 이기나 보자던 결기와 다르게. 주먹을 꽉 쥐고 들어갔다. 호화로운 메가박스 리클라이너관으로.




그리고 나는 안 죽었다. 죽을 정도로 무섭지도 않았다. 다만 꿈인 것처럼 생생했다. 원래 꿈이 그렇잖아? 영화도 그래야 하고. 그래서.. 5점 중에 5점 준다.







이게 뭐여 싶은 전개다. 사실 전개랄 것도 없지. 돈 좀 벌려고 신장개업했는데 다 좀비한테 뜯긴 채 모두가 망해 버리고 둘만 살아남은 이야기니까. 그게 다다. 그러나 영화다. 시각으로 말하고 청각으로 드러낸다. 가만히 앉아 있는 나를 건드려 심박수를 올린다.


평야에서 해가 지며 핑크색과 옅은 푸른색 하늘이 펼쳐지는 배경. 조금의 기만도 끼어들 여지가 없는 사운드, 저기서 왜 저러지, 굳이? 하는 생각이 드는 느글거리게 열 받는 인물이나 대사가 없는 전개. 구라 같지만 구라가 아닌 2시간.


인물 하나하나의 성격은 강하지도 매력적으로 드러나지도 않는다. 그래서 재밌다. 외모, 개개인의 서사, 배경 등 아무것도 필요 이상으로 예쁘게 담지 않았으나 아름답다.





영화에서 땀냄새 난다. 아마 마이클 비 조던의 맨몸에 붙은 러닝쪼가리에서, 지금 같은 에어컨은 꿈도 못 꾸는 백 년 전 미국, 당연히 매일매일 샤워를 할 수 없는 반질반질한 피부의 등장인물들 몸에서. 나무로 된 그 펍인지 도살장인지 알 수 없는 거기서. 땀내, 피 냄새, 술 냄새. 축축한 나무 냄새. 그런데 땀내가 제일 큰 것 같기도 하고.

피비린내는 그렇게까지 강하지는 않다. 그러니까 영화관을 나가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전부 흑인이라 시뻘건 피가 잘 부각되지 않 탓일지도.


무식하게 피를 발라 놓고서 관객을 붙잡아두지 않는다는 말이다. 이렇게 화면 가득 백인이 아닌 인종이 나오는 영화를 처음 본 것 같다. 그러면서도 나에게 어떤 걸 느끼라고 하지 않는다. 그냥 굴 아래쪽이 흉물스럽게 뜯긴 축축한 여름밤 꿈을 꾼 것 같다. 영화를 본 게 아니라 그 망한 술집의 악몽 같은 밤과 대지의 여신 같은 아내가 아이를 안고 있던 평야에 담배를 끄고 내가 앉아 있던 기분. 그런데 해가 뜨면 다 불타면서 사라져 버리는 거지.



코다라인 멤버랑 똑같이 생겼더라고. 아일랜드인.


개개인의 아픈 사연들은 뱀파이어에게 뜯어먹힌 후로는 모두 소멸한다. 총을 아무리 쏴대도 사라지지 않는 그 좀비들. 내 아이의 아빠, 형제, 연인이 될 뻔한 여자. 연인. 나무 문을 쳐닫은 채 아무도 믿을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딸을 생각하며 절규하다 산 채로 불에 탄다. 개연성 없고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지만 나오는 슬프고 감동적이어야 하는 장면들. 그 와중에도 눈물은 한 방울 나지 않는다. 날 뻔 하긴 했는데 안 난다. 이 모든 건 다 오락을 위해서니까. 그렇게 보여주고 있으니까. 나에게, 울거나 교훈을 느끼라고 하지 않는다. 좋다.


좀비와 뱀파이어보다 더 인간 이하인 것들의 구라같은 썰을 풀면서도 노래나 좀 불러보라고 한다. 그래서 이게 다 꿈 같은 걸지도. 사실은 다 알고 있잖아. 저 사람들이 뭘 어떻게 삼켜냈는지, 소화시키기도 전에 총에 맞고 구타당하며 죽었는지. 그리고 그걸 다 보고 듣고도 웃는다는 걸.




감독이 뭘 말하고 싶은지 알 수 없었다. 1930년대 미국, 유색인종, 아일랜드인, 아이리시 곡조, 블루스와 재즈, 땡볕에서 노역하는 사람들. 잡담 한 번에 울리는 총성. 돈이 전부인 천민자본주의가 태동할 때 무기까지 있어야 스스로를 끔 지킬 수 있었던 무리. 엮으려면 얼마든지 똑똑한 척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구성. 그런데.. 안 다. 안 해서 알 수 없다.




그리고 몰라서, 모르겠어서 좋았고 지금도 좋다. 그런 건 영화가 끝난 후 열심히 찾아보면 될 일이다. 굳이 스크린에서 떠들 필요 없다고. 정의로운 캐릭터? 잘나고 똑똑하고 부족한 거 없고 선하기까지 한 캐릭터? 그런 인물의 일갈, 또는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 필요 없어. 재밌으면 그만이다.

단, 세상의 더께에 잔뜩 절여진 머리에 끊임없이 녹아드는 생각을 시시각각으로 부술 정도로 재밌으면. 어설프면 열받는 거지. 근데 어설픈 것들이 너무 많아. 그걸 짜증나게 예쁜 척 포장한 건 더 많잖아. 돈 아깝게.


나같은 멍청이의 신경도 긁는 허술한 것들이 있다고. 그리고 그런 게 느껴질 때쯤부터는 어떤 이유로든 영화관을 나오고 싶어진다. 재미가 없어서, 또는, 내가 너무 똑똑한 척하고 싶은가, 하는 생각에 몰입이 다 깨져서. 그리고 이 영화는 정반대 선상에 있다.




영화라면, 어차피 다 허구라면, 딴 게 아니라 장면과 소리로 사람들을 잔뜩 현혹시켜야 하는 거 아닐까. 뱀파이어, 뻘개진 눈, 쌍둥이가 되어 버린 마이클 비 조던. 여기서.. 흡혈귀요? 좀비? 눈이 빨개? 회색이 됐나? 단체로 써클렌즈 끼우고 촬영했을까? 같은 생각에 빠져들지 않게끔.


그리, 그러려고 그 미친 것처럼 커다란 화면에 영상 틀어주는 거 아냐? 영화관은 그런 데잖아. 학교도 직장도 아닌걸. 고작 이만 원에 내 인생을 바꾸려 드는 교훈 같은 거 원치 않는다고. 사실 가끔은, 가끔 그런 안전하고 깨끗한 걸 생각하고 앉아 있을 틈도 없길 바란다. 돈, 시간 잔뜩 들여서 만들어낸 것인 만큼 나를 즐겁게 해 주를 기대할 뿐.




근데 영화가 전반적으로 섹시했다. 많이.


영화여야만 하는 영화가 있다고 느끼게 된다. 더 폴이 그랬고 이 영화가 그렇다. 영화만이 가진 요소를 짙게 빛내며 말한다. 그런데도 부담스럽거나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대신 주목하게 만든다. 개꿈? 개연성? 그건 알아서 판단하라는 것처럼. 더운 밤 속에서 반짝이는 이들의 피부,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 춤을 추는 것 같은 움직임, 대사를 뱉는 게 아니라 정말 그 인생을 떼어내 옮온 듯한 커다란 현장을 메라로 비추면서.





연대, 소외, 총소리, 한낮 더운 목화밭 사이로 달리는 드라이브, 강인지 호수인지로 강강술래하듯 노래부르며 나를 쫓아오는 좀비들. 세상 모든 메인스트림을 위시하는 소설과 영화와 드라마에서 뚝 떨어져 있던 것 같은 이 사람들의 꾸며낸 이야기를 봐, 어때. 꽤 진짜 같지? 라고 내내 말한다. 촌스런 연민과 미학을 떡칠하지 않고, 순수하게 오락을 위해 벌여진 춤판과 역사적 사실 또는 장면의 혼종을 내게 흩뿌린다. 그 땀내나는 현장이 매혹적이다.




그간 비하인드를 찾아본 영화가 거의 없었다. 마지막이 언젠지 모르겠다. 굳이 안 찾아보고 싶었던 영화들이 있고, 찾아보기 싫었던 것들이 있다. 영화라면, 영화로 말해야지 굳이 코멘트로 줄줄 설명을 덧붙여야 하는 건 사실 너무 게으른 거잖아? 작품 뒤에서 말이 많은 건 딱 짜치는 짓이다.


해석을 찾아보고 싶은 영화다. 진짜 같던 개꿈을 그려낸 진짜 배경을 입력한 후 한 번 더 보는 거지. 사실 아예 끝물이라서 상영관이 별로 없다. 하지만 이런 거라면 봐 줘야 한다. 이제는 어느 정도로 어디서 무서운지도 알고 있다구.




개꿈? 이런 꿈이라면 환영이지. 강렬한 꿈이었어. 정말이다.

꿈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짙은 땀내와 흉하게 뜯긴 살점에서 나오는 피비린내를 한여름 밤 공기에 맡겠어.


코엑스까지 행차한 가치가 있었다. 오는 길에는 지하철과 에스컬레이터의 사람들의 멀쩡한 뒷덜미와 등판을 보며 꽤 안도했거든.

출근? 19금 공포 영화? 한 냄새가 풍기는 꿈의 일시적 승리다. 적어도 병원의 사람들은 물리고 물린 후에 불사의 존재가 되진 않으니까. 내가 숨겨둔 따발총을 갈길 필요도 없고.


남은 5일간은 이 요소들을 하나씩 검색하는 날이 될 것이다.

뭣 같은 연속근무가 아니라.





+

.. 는 장렬히 실패 중. 뭘 피곤하게 가, 또.

원래 인생이 그런가? 좀비고 뱀파이어고 나도 뜯기고 싶다. 병원 다 불태우게. 다 뜯어먹은 후 데이 출퇴근 햇빛에 다 사그라들었다가 다시 부활해 또 사냥하는 거지. 쟤들은 활활 타면서 사라지잖아. 나도 누가 그렇게 해 줬으면.


현실은 영화가 못 이긴다. 개같다. 대충 잔뜩 망해도 진짜 망하지는 않는 질긴 리얼리티. 3일이나 더 이렇게 일하라고?

나도 물어뜯어 줘라. 병원도 좀비 같고 나도 그렇다. 일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좀비 아닐까. 교수님도 싫고 애들도 싫고 검체도 싫고 투약도 싫고 오더도 싫다.


씨.




근데 다시 가긴 할 것 같다. 구라 같지만 구라가 아닐 근무들을 더 끝내고 나서. 잔뜩 쫄린 채로 하나씩 먹는 팝콘 참 맛있었거든. 그리고 그 팝콘 따위로는 방해조차 안 되는 몰입감었다. 진짜 재미였던 거지.

아, 그리고 마이클 비 조던 너무 예쁘고 참 귀엽게 잘생겼다. 저런 몸을 만들려면 좀 타고나야 하는 것도 있겠지?

멋있었다. 화장에 치렁치렁한 옷에 유별난 옷 없어도 진짜 멋있는 게 저런 거 아닐까. 근육질 남자 보고 이런 생각을 하긴 처음인데.. 부러웠다. 짱짱멋있고.



+

그리고 너무 아름다웠다 헤일리 스타인펠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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