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플리트(Split)에서 출발해 4시간 정도 해안 도로를 따라 드라이브를 하다 보면 도착하는 곳,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아드리아해의 진주 혹은 아드리아해의 보석, 세계 문화유산(UNESCO)의 도시,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도시 등 그 어떤 수식어를 붙여도 아깝지 않은 크로아티아에서 가장 그림 같은 도시로 유명한 곳이다. 그로 인해 전 세계의 관광객들이 모이기 때문에 크로아티아에서도 가장 많은 인파를 만나게 되며, 누군가에게는 여행의 종점이 되기도 하며 출발점이 되기도 하는 곳이기도 하다.
Tip : 크로아티아 항공편을 자그레브(Zagreb) to 두브로브니크(Dubrovnik)로 검색을 해서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반대로 두브로브니크(Dubrovnik) to 자그레브(Zagreb)로 검색을 해보자. 그러면 대부분 가격이 조금 더 저렴하다. 그리고 렌터카도 같은 일정이어도 조금 더 저렴한 편이다. (유니 렌트카 기준)
Tip : 스플리트(Split)에서 두브로브니크(Dubrovnik)로 가는 길에 해안 도로를 산책하면 오미스(Omis), 마카르스카(Makarska)를 지나가게 된다. 중간에 잠시 내륙 쪽으로 진입하게 되는데 맞게 가는 길이니 당황하지 말자. 그리고 국경에 도달하면 외국인은 제일 왼쪽 칸으로 가야 한다. 빨리 빠지는 곳들은 EU 국에 소속되어 있는 사람들이 신분증을 보여주면 통과하는 곳이기 때문에 빠르게 지나간다. 다른 곳으로 진입하지 않도록 하자. 국경을 통과할 때 렌터카에서 그린카드(Green Card)를 받아야 한다.
국경을 통과하고 잠시 네움(Neum) 지역을 통과하는데 여기는 크로아티아가 아닌,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국가의 땅이다. 대부분 그린카드 검사 없이 통과가 되는데, 가끔 까다로운 검사관을 만나면 카드를 요청하고 없으면 다시 근처에 있는 렌터카 회사에 가서 받은 뒤에 다시 국경을 통과했다는 글도 있으니 미리 요청해서 받도록 하자.
스플리트(Split)에서 출발한지 4시간 만에 신시가지에 위치한 렌터카 회사에 차를 반납하고 다시 버스를 이용해서 예약한 숙소로 이동했다. 대부분의 버스는 필레 게이트 앞에서 내려주는데 여기에서부터 이제 걸어서 이동해야 한다. 더운 날씨와 불편한 교통편 때문에 무거운 캐리어와 카메라 가방을 들고 언덕길을 올라왔더니 온몸에 땀 범벅이 되었다. 나가기 전에 샤워를 하고 시원한 에어컨 바람 밑에서 충분한 휴식을 가진 다음, 본격적으로 즐기기 위해 밖으로 나왔다.
Tip :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성벽 주변에 주차요금은 1시간이 75kn (약 1만원)로 아주 비싸다. 따라서, 두브로브니크(Dubrovnik)가 첫 번째 도시면 떠나는 날에 렌터카를 대여하고, 마지막 도시면 도착하자마자 반납하는 것이 가장 좋다. 올드타운 주변은 전부 도보로 다닐 수 있을 정도이며, 도로는 일방통행이기 때문에 차로 다니기에도 아주 불편하다.
구시가지는 계단과의 전쟁이고, 신시가지는 교통 편이 불편하다. 그렇기 때문에 좋은 위치의 숙소는 가격도 비싸지만 예약이 빨리 마감되므로, 미리미리 준비를 하도록 하자.
수많은 계단이 있는 골목을 내려와 플라차 대로에 도착하니 지금까지 여행했던 다른 도시들보다 몇 배나 많은 관광객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13년도에 처음 방문했을 때는 이 정도로 사람들이 많지 않았는데, TV에서 ‘꽃보다 누나’ 편을 크로아티아로 방영한 이후로 한국인들도 급격히 많이 늘어나기 시작해서, 예전보다 한국인들도 매우 잘 보였다. 난 여행의 마무리로 3일 동안 두브로브니크(Dubrovnik)에서 머무르기 때문에 여유로움이 넘쳐 항구로 나가서 바다를 감상하다가 성벽 바로 밑에 있는 골목길까지 구석구석 다니며 마지막 도시의 모습을 천천히 즐기기 시작했다.
해가 지면서 거리가 어두워지자 조명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크로아티아의 본 모습은 해가 저문 이후부터가 진짜인데, 감상을 제대로 하려면 먼저 배를 든든하게 채워야 했다. 저녁을 먹기 위해 레스토랑을 찾아다녔지만 가장 물가가 비싼 도시에다가 사람들이 너무 많았는데, 가격이 괜찮은 곳들은 웨이팅이 심해 기다림 없이 식사가 가능 한곳을 찾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거리를 한참 배회하다가 어느 성당 앞에 마침 자리가 비어있는 곳이 있어 재빨리 들어가 음식을 주문했다. 운이 좋게도 테이블 바로 앞에 버스킹을 하는 사람이 있어서 노래를 들으며 즐거운 식사를 할 수 있었다.
Tip : 두브로브니크(Dubrovnik) 카드를 구입하게 되면, 레스토랑에서 할인(보통 10% 정도)을 해주는 곳들이 많다. 카드 혜택을 잘 살펴보고 본전 이상의 혜택을 받는다는 생각이 들면 구매하도록 하자. 여기는 물가가 다른 곳보다 많이 비싸기 때문에 며칠 동안 머무른다면 최대한 할인 혜택을 누리도록 하자.
식사를 마치니 이미 하늘은 까맣게 물들어있었고, 거리는 조명들로 인해 화려하게 빛나고 있었다. 낮보다 더 많아진 사람들 틈으로 올드타운의 야경을 감상하며 다시 산책을 시작했다. 성벽 밑으로 다가 갈수록 사람들이 없기 때문에 여유롭게 다니기 정말 좋았다. 혹여나 주민들에게 피해를 줄까 봐 발걸음 소리도 줄이고 괜히 목소리도 작게 말하며 둘러보았다.
성벽 밑에까지 구석구석 둘러보더라도 꼭 놓치면 안 되는 야경 포인트가 한 군데가 있는데, 바로 항구에서 바라보는 모습이다. 낮에 둘러봤던 항구를 밤에 다시 나가보면 상당히 예쁘고 낭만이 가득하다. 가는 길에 그냥 걸어가지 말고 간단하게 마실 맥주도 미리 준비해서 가도록 하자. 빨간 등대 밑으로 가면 앉아서 맥주를 마실 수 있게 잘 되어있으며 쓰레기통도 있으므로 뒷정리까지 깔끔하게 하고 나올 수 있다. 목을 따라 넘어가는 시원한 맥주와 함께 야경을 안주 삼아 보고 있으면 그 맛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은 결코 알 수 없는 여행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맛을 느낄 수 있다.
Tip : 시간 여유가 있다면 해가 질 때 미리 도착해서 일몰과 함께 야경도 같이 즐겨보자. 많은 사람들이 부자 카페에서 감상했던 일몰보다 항구에서 봤던 일몰이 더 마음에 든다고 한다.
항구에서 맥주와 야경을 즐겼다면, 그다음부터는 발길 가는 데로 걷다가 숙소로 가도 좋고 아니면 성벽 외곽으로 둘러보면서 걸어가도 좋다. 밖에서 보면 커다란 요새 같은 느낌이 드는데 여태 다른 도시에서 만나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운이 좋게도 내가 방문한 날에는 플라차 대로 끝의 광장에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있었다. 낮에 무대 장비들로 인해 통행에 불편을 줘서 불만이 가득했지만 밤이 되어 공연을 시작하자 꽤 근사한 무대를 만들어줘서 불만은 잠시 넣어두고 연주를 감상했다. 그리고 늦은 시각에 조금 더 거리를 배회하다가 성벽 외곽으로 나가서 숙소로 돌아가는 것으로 마무리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