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선 긋기
그녀는 슬픈 눈으로 말했습니다.
비록 초로의 주름진 얼굴이었지만,
소녀같은 아픔을 가지고 울먹거렸습니다.
...
"서로 마주 보고 있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았어요
그의 곁에 머물 수 있기만 해도 좋을 것 같았어요
첫 번 결혼을 실패하고
오랜세월 다시 누구를 만난다는 것을 생각지도 않았지만
그는 한 순간에 나의 마음을 바꿔놓은 사람이에요
출가한 딸의 반대를 무릅쓰고
내 인생 마지막 운명과 같은 그 사람과
꿈같이 재혼을 했습니다.
신혼기분이 끝나기도 전에
그는 갑자기
시어머니를 모셔야 겠다며
집으로 모시고 왔어요..
어머니는 호된 분이셨어요
이 나이에 시집살이를 하려니 힘들었지만
그가 원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니
어찌하든 좋게 생각하려고 했어요
하루는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병원에 입원하여 저도 함께
병원에서 지내야 했지요
그와중에 그는 잠깐 해외에 나가야한다고 했어요.
우연히 그의 카톡을 보게되었는데
믿고 싶지 않은 대화들을 보고 말았네요..
외도였어요..
하늘이 무너지고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은 마음을 가지고
그에게 물었어야 했지만
그를 떠나는 것보다
그냥 그런대로 견디는 것이 낫다 싶어서
모르는 척 했습니다.
이런 일이 몇 번 더 있었어요
시어머니 타박과 시중드는 일도 점점 늘어나게 되었고
그러던 어느날
너무 너무 마음이 외롭고 힘들어서
그에게 내 마음을 전하려 했는데
어쩌다보니
다시 이혼이 되고 말았어요.
재혼 후 악착같이 3년을 참았는데
한 달만에 이혼을 당하게 되었어요..
이일로 저는 다시 세상과 마주할 힘이 없어졌네요..
그가 얼마나 내게 소중했는데
어떻게 이혼이 되었는지 알 수가 없었어요.
서로 함께 산 기간이 얼마 안되어
위자료도 재산분할도 없다고 했어요
그건 어째도 좋은데..
그에게로 다시 갈 수 만 있다면
그의 곁에만 있을 수 있다면
어머니 시중이라도 들어달라고 한다면..
이 이혼을 되돌릴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지요.
그러던 중 마침..
그의 어머니가 나에게 전화를 하셨어요.
내가 해주던 밥이 먹고 싶다고
내가 대신 예약해 준 병원가야 하는데 같이 가 달라고 하기에
한 걸음에 달려 갔어요..
필요할 때만 나를 찾고
이미 이혼한 사이임에도
그 어머니가 전과같이 당당하게 자기의 시중을 들어주기 원하는 걸 알면서도
달려갔어요.
혹시나 그가 나를 보고
이혼을 후회하고 다시 시작하자고 하길 기대하는 마음으로 갔어요
그는 나를 보고도 외면 합니다.
나는 또 다시 마음이 슬프고 슬퍼서
가눌 길이 없네요..
저는 알 수 없는 두려움에 공황장애를 경험합니다.
저는 어찌하면 좋은가요
나에게 그는 전부였나봅니다. "
내가 나를 소중히 여겨야 남도 나를 소중히 여깁니다.
당신은 지금 현재 경계선이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그분은 당신과의 결혼관계에 그다지 헌신적이지 않았던 것 같아 보입니다.
아내보다는 집안 일 해 주고 본인의 어머니 수발 들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고,
당신을 그런 자리에 앉혀 놓고 본인은 나가서 마음대로 외도하고.
거기에 대해 별다른 죄책감도 느끼지 않습니다.
처음부터 당신을 아내로 존중하지 않았다고 보여집니다.
사랑했다기 보다 일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것 같아보입니다.
당신이 전남편의 이런 태도에 대해 분명하게 직면하길 바래요..
아무도 나를 상처주지 않게 나를 보호하는 방법은
남에게 나를 상처줄 수 있도록 허용하지 않는
건강하고도 확고한 경계선이 필요합니다.
당신을 소중히 여기는 삶이 당신을 살게 합니다.
바운더리를 그어주세요.
(그림출처 : 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