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의 상실
7살 되던 해에
갑자기 어느 날
너무나 다정했던 아빠가
사라졌어요
내가 갈 수 없는 나라로..
아무도
그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어요
아빠에게
내가 좀 더 사랑스러웠어야 했는데..
아빠가 없이 엄마도
낮에는 나를
다른 사람에게 맡겨놓고는
어디론가 갔고
밤에만 옆에서 잠을 잤어요
엄마도
내가 갈 수 없는 나라로
갑자기 사라질까봐
눈물이 났어요
내가 징징거리면 엄마도 가버릴까봐
늘 불안했어요
내가 좀 더 사랑스러웠어야 했는데..
아빠가 보고 싶었지만
가끔씩 꿈 속에서 아빠를 만났지만
엄마에겐
말하지 않았어요.
엄마도 슬프면 안되기에
고등학생이 된 나에게
엄마는 이제는 말하겠다면서
네 아빠가 잘못해서 이혼을 했다고 했어요
...
아빠 험담 말고, 이렇게나 시간이 흐른 뒤에 말고,
엄마 아빠가 함께 할 수 없었던 이유만을
아빠가 사라진 그 때 내게 말해 주셨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느닷없이 아빠를 잃어버린 나에게
느닷없이 행복한 엄마를 잃어버린 나에게
그것은 내 탓이 아니고
내가 사랑스럽지 못해서가 아니고
단지 나도 아빠도 엄마도 그런 안 좋은 상황을 만난 거였다고 말해주고
그리고 나도 충분히 그 상황을 슬퍼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만약 그랬다면 비록 어리고 더뎌도
아빠를 잃어버린 혼란도
엄마를 잃어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도
나 때문이라는 자책에서도
한 걸음 떨어져서 볼 수 있지 않았을 까요..
이전에 다정했던 아빠와 엄마를 잃어버린
어린 나를 그 과정을 통해 더 잘 위로하고
슬퍼할 수 있지 않았을까요..
서른두살이 된 나는
여전히 사람들이 나를 싫어할 것 같아서
그래서 나를 떠날 것 같아서
눈치를 많이 보고
아예 다가가기를 주저하는 성인아이로 살아가고 있거든요...
서른두살의 예쁜 그녀는 IFS 치료를 통해 그 7살 어린 자신을 만났다.
작은 어깨에 쌓아올린 커다란 짐들을 내려 놓고 활짝 웃을 수 있었다.
어른들의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인해
이혼이나 사별과 질병등으로
아이가 느닷없는 상실을 경험하고 있을 때,
그 잃어버린 것에 대해 어른들의 설명과 위로가 없을 때,
아이가 스스로 만들어 낸 설명은 자기비난이고 이것은 애착외상으로 이이지곤 한다.
(그림출처 : Pintere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