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합트라우마 치유하기 (5) - 나의 마음지도-- Parts Map
1. 시작하면서
단 하나의 파트가 나의 전부가 아니야. 그렇다고 모든 파트들의 합도 진정한 ‘나’는 아니고, 그렇다고 셀프만 ‘나’라고 할 수도 없네. 나의 셀프와 파트들.. 이것이 진정한 나일까? 이들은 다 ‘나’이지만, 서로 완전히 분리되지 않으며 또 서로 섞이지도 않는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창조물이다. IFS 공부를 하면서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이해하게 되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거듭난 새로운 피조물로서 살면서도 난 왜 이리도 갈등이 많았는지… 파트들은 대체로 엉켜 있고, 엑자일들은 맨 뒤에 갇혀 있다. 갇혀 있어도 종종 뛰쳐나오는 엑자일들이 내 마음을 압도해 버리면 소방관들이 진압하느라 바쁘고, 비판이가 뒤를 따른다.
IFS를 통해 나의 셀프와 파트들을 이해할 수 있었고, 셀프와 내 안의 파트들과 마음의 화해를 시도해 본다. 아래 그림속에 있는 파트들은 나의 파트들의 일부이다. 아직 다 만나질 못했지만 못 만난 파트들은 곧 만나러 갈 수 있겠지…?
2. 나의 파트들 과 셀프
나의 마음속을 들여다 볼까..? 지도가 없이는 절대 길을 찾을 수도 집중할 수도 없을 것 같은 많은 마음들이 있었구나. 내 마음속엔 많은 마음들이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이렇게 잠잠히 집중해 보니 참으로 많은 마음들이 나에게 말을 걸어오네.. '내 속에 내가 너무도 많아..' 가시나무새 노래가 생각이 나네
(1) 엑자일들 (추방자)
| 창피해 : 어릴 적에 자다가 꿈에 쉬를 했는데 깨어보니 옷이 다 젖어 있었어.엄마가 때리면서 어떤 집에가서 소금 받아 오라고 했어. 엄마가 소금달래요 했더니 그 사람도 나를 때렸어. 오줌쌌구나 그러면서. 난 너무 창피했어. 지금도 사람들 앞에서면 그때 내 맘이 생생하게 느껴져서 슬퍼.
l 외롬이: 난 왜 늘 혼자일까? 세상에 내 편들어 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어.
l 주눅이: 난 늘 주눅이 들어 있어. 나만 잘못하는 것 같고, 사람들이 나만 미워하는 것 같아. 사람들이 무서워.
l 슬픔이: 내 온 세상이 슬퍼. 즐거운 일이 있어도 눈물이 날 때가 많아. 혼자 울 때도 많고. 밥 먹다가도 울고.
l 파국이: 난 조금만 힘들어도 늘 파국을 맞은 것 같은 절망 속에서 살아. 카톡의 답이 조금만 늦어도 난 세상의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안절부절못해. 난 언제 생겨났는지 모르겠어.
(2) 보호자 파트들
l 걱정근심이: 난 나를 둘러싼 모든 일들이 걱정이 되고 불안해.
l 단절이 :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힘들고 불편해. 난 아무도 안 만나고 싶어.
난 혼자 있고 싶어. 혼자 있는 게 편해.
l 명랑이: 난 가끔씩 명랑한 척을 해. 세상 걱정 근심 하나도 없는 것처럼 까불기도 하지
l 열심이: 난 공부를 열심히 해. 맡겨진 일은 열심히 하는 편이야. 밤을 새우면서도 하고 일중독이 되도록 열심히 일을 하기도해. 그러면 날 잊어버릴 수 있어.
l 순종이: 나는 사람들과 갈등하는 것이 싫어. 다 맞춰주면 싸울 일이 없을 것 같아. 그러면 나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지 않을까?
l 원망이: 난 크면서 엄마를 원망했어. 결혼한 후에는 남편도 원망해.
l 의심이: 세상의 그 누구도 믿을 수 없어서 늘 불안해. 내가 속을 까봐 겁나.
l 주바라기: 난 주님만 의지하고 살고 싶어. 나를 도와 주실 분은 주님 뿐이니까
(3) 소방관 파트들
l 폭발이: 누가 나를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면 나는 분노가 폭발해. 그러면 그 순간엔 사람들이 놀라지. 갑자기 화를 내니까. 폭발이는 잠재워도 내가 무시당하는 순간 바로 깨어나.
l 비판이: 네가 그렇지, 뭔들 제대로 하겠니 하며 나를 늘 비판해. 그러는 편이 훨씬 편해.
그림출처 : 구글 이미지
나는 그동안 이렇게 찢어진 내 마음을 듬성듬성 꿰매고 있었어.
어찌하든지 마음에 상처를 받기 싫어서 내 힘으로 추수리고 있었는데 어느날 내 마음의 깊은 곳이 너무나 궁금해 졌어. 그러던 중에, 하나님께서 미국에서 상담심리학공부를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셨고, IFS를 알게 되었고, 이젠 내 마음을 더 확실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 같고 뭔가 단정하게 정리가 되기 시작한 것 같아. 하나님과 함께, 나의 셀프와 함께 온전한 내가 되고 싶어. 나 자신에 대해 소망이 생긴 것이지. 주님께서 함께 가 주시는 길이니 힘이나!
(4) 나의 셀프
나의 셀프는 오늘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었어. 내가 엄마의 태속에서 지음을 받은 그 순간부터 내 안에 심어 놓으신 하나님의 형상을 닮은 존재였어. 나의 셀프는 긍휼과 연민(Compassion)을 가지고 있으며, 침착하고(Calmness), 호기심이 많고(Curiosity), 명료하며(Clarity), 자신감과 확신(Confidence)이 넘쳐. 창의력(Creativity)과 용기(Courage)가 있고, 관계맺는 것(Connectedness)을 늘 원하고 있어. 하나님의 존재방식을 내게 만들어 주셨었는데 그동안 나는 파트들에 가려져서 다 잊어버리고 있었네. 이제 나의 셀프가 힘을 얻었으니 사랑하는 파트들에게 손을 내밀고 기쁨과 수용하는 마음으로 함께 화해할 수 있을 것 같아. 사랑하는 나의 파트들이 이젠 편안하기를 주바라기와 함께 기도해. 내 안에 계신 성령하나님의 도우심을 얻어 더 힘있게 기도하면서 파트들을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아.
(5) 이제 화해한 내 마음들은
(그림출처 : 구글이미지)
오랜 세월동안 혈루병을 앓으며 사람들과 단절된 삶을 살 수밖에 없었던 여인이 예수님이 지나가시는 발치에서 그 분의 옷 술에 손을 대었던 그 심정으로 나는 두렵지만 용기 있게 다시 주님께 나가고 있어. 수치심과 외로움,슬픔과 죄책감으로 얼룩진 마음이 명랑한척, 순종하는 척, 주님을 잘 섬기는 척, 그러면서도 아무도 믿지 못하고 소외되는 것이 두려웠던 마음들, 비판과 분노로 뒤엉킨 마음들이 이젠 정말 편안했으면 좋겠어. 8C를 장착한 나의 셀프의 인도를 따라 파트들의 노고에 감사하며, 있는 모습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주님과 함께 이 길을 끝까지 가보고 싶어.
3. 나가면서
IFS는 Internal Family System의 약자로서 내면가족시스템을 말하며 가족상담전문가였던 Schwarts 박사가 창시한 기법이다. IFS는 인간 내면의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며, 한 개인의 내면에 살고 있는 인격을 파트라 하고 그러한 파트들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생긴다고 정의한다. 또한 우리의 내면에는 파트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파트들과는 질적으로 다른, 그리고 살면서 생기는 것이 아닌, 처음부터 존재하는 파트들의 리더이면서 영적인 존재인 ‘셀프’도 있다.
IFS의 ‘셀프’개념은 영적인 개념이다. IFS 창시자 Schwartz 박사는 그가 발견한 모든 사람의 내면에는 있는 이 영적인 존재를 셀프(Self)라 이름했다. 그는 그의 오랜 시간 동안의 임상과 내담자의 놀라운 치유 경험을 통해 셀프의 존재를 발견했고, 연구했으며, 통찰을 얻었고, 마침내 영성을 배제하고서는 인간을 이해할 수 없다는 결론을 얻었다. 따라서 심리영적모델인 IFS는 기독교 영성을 추구하지는 않았고, 기독교 상담의 모델로 만들어진 기법은 아니나 기독교상담자가 기독교 관점으로 비판하며 사용할 수 있는 대단히 유용한 심리치료도구라고 생각한다.
기독교인 상담 훈련생으로서 나는 IFS를 통해서 인간이 육체와 정신, 영혼을 가진 존재이며, 영적 개념인 셀프와 성령님의 내재하심이 어떻게 실존이 되는지 더 분명하게 이해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나 자신이 거듭난 영혼임에도 불구하고 나의 내면에 여전히 존재하는 내적갈등들, 즉 나의 능력으로는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연약함이나 죄성들은 ‘극단화된 파트들’로, 완벽하지는 않을지라도 ‘셀프’는 내적으로는 파트와 소통하며 외적으로는 자신을 초월하여 하나님의 능력을 구할 수 있는 비교적 균형 잡힌 영적인 존재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러한 심리상담도구가 개발되었다는 것이 감사하고, 일반은총으로 주신 학문의 진리들을 하나님의 진리로 받아들여 기독교적 관점으로 분별력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나 자신을 잘 훈련하고 싶다. 그리하여 전문가로서 어린시절 상처로 인한 내면의 어려움을 겪는 복합트라우마 내담자들을 잘 도와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