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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가 에디 Apr 06. 2023

나의 젊음을, 더 이상 회사에 바치지 않기로.

퇴사를 결심하다 | 어느 날 문득, 불순한 생각 

문득 불순한 생각이 들었다. 왜 나의 하루 중 절반, 즉 최소 12시간을 디폴드값으로... 회사에 쏟고 있는 것일까?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우리 직장인들은 대게 하루 '8시간'을 회사일에 쏟는다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나는 경기도민이다.


서울 출근을 위해서는 매일 아침 7시 20분에 일어난다.

30분만에 짐을 챙겨 7시 50분에 집을 나선다.

운 좋으면 배차간격 20분짜리 마을버스를 탄다.

지하철 역까지는 5분이 걸린다.

운 좋으면 오전8시 급행 열차를 탄다.

그렇게 사무실에 도착하면 오전 9시다.

출근을 하면 그 날 나의 하루는 오전, 점심 그리고 오후 시간대는 온통 회사 일로 채워진다.

이후 칼퇴해서 돌아오면 오후 7시 20분.


결국 나의 하루 중 최소 12시간을 회사에 쏟아붓는 셈이다.


때로는 갑작스러운 회식 등 나의 통제범위를 벗어난 스케줄이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 경우, 회사에 투입하는 시간은 더 증가한다.


문득 불순한 생각이 들었다.


왜 나의 하루 중 절반, 즉 최소 12시간을 디폴드값으로... 

회사에 쏟고 있는 것일까?


위와 같은 질문은, 통상 대기업 7년차 대리에게 요구되는 자세는 아닐 것이다.


각 회사 조직은 하나의 사회다. 사회는 보통 공통의 관심과 신념 그리고 이해에 기반한 구성원들의 결합체이기도. 따라서 "왜 회사를 위해서 내 소중한 하루의 절반을 바쳐야하냐"는 근원적 질문은 조직에 상당히 위협적이다.


입사 초, 나는 그 누구보다 회사와 일을 사랑했다. 특히 본업에서의 '뾰족함'을 갖추고 싶었다. 누구보다 자발적으로 일했고, 야근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직은 구성원의 뾰족한 업무력을 원하지 않았다.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를 원했던 하다. 튀어나온 톱니보다는 다른 톱니들과 맞물려서 돌아가는 톱니를 원했다. 뾰족한 삼각형보다는 어디에 끼워맞춰도 활용할 있는 정육각형과 같은 인재를 원했다.


결국 뾰족한 스페셜리스트가 되고 싶었던 나는 시간이 흘러 정육각형 제너럴리스트가 되어버렸다. 정신없이 일했으나, 특정 시점부터 업무적 성장은 멈추었다. 대기업의 일이란 '축적될 수록 나의 가치가 더 빛을 발하는 이른바 축적의 삶'이 아니었다.


그것은 소모되는 삶이었다.


기업과 조직은 성장하지만 반대로 구성원은 젊음과 건강을 바치며 소모되는 삶 말이다.


따라서 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다.


"나는 왜 하루 12시간을 이 조직에 쏟아 붓는가?"

300~400여 만원의 월급 때문인가?

안정적인 울타리가 필요한 것인가?

대기업 명함이라는 명예가 필요한가?

조직에 있는 좋은회사 사람들 때문인가?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인가?


그리고 답을 찾는다.


300~400여 만원의 월급 때문인가?

→ 상방을 무한으로 열자.  


안정적인 울타리가 필요한 것인가?

직장은 안정적인 울타리가 될 수 없다.

    안정적인 울타리라는 것은 잘못된 믿음 신기루에 불과하다.


'대기업 명함' 이라는 가치와 명예가 필요한가?

→ 무언가의 가치는 그 가치를 판단하는 집단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대기업 명함' 자체가 가치가 없으며, 명예를 대신할 수도 없다. 

    그 가치를 판단하는 집단에 속하지 않으면 되는 문제다.


좋은 회사 사람들 때문인가?

→ 좋아하는 사람들은.. 

    회사 밖에서 자주, 좋은 장소에서 만나면 된다.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막연한 두려움 때문인가?

→ 회사 밖을 천국처럼 살아가는 사람들도 존재한다.

    회사 밖은 지옥이라는 말은 세계를 경험해보지 못한 자들의 망상 

    혹은 잘못 경험하고 있는 자들의 주장일 있다.


가장 중요한 깨달음이 있다.


나의 30대 초반 '젊음' 이 아깝다는 생각.


지금 내게 1,000억을 준다고해도 70대 노인이 되고 싶지 않다면..

현재 나의 30대의 가치는 1000억 이상인 것이니까.


그렇다면 내가 해야할 일은 분명하다.


주어진 젊음과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는 것.

죽을 힘을 다해서라도 지금 하루를 열심히 사는것. 살아내는 것. 

그리고 그것은 최대한 나 자신을 위해서 사는것.


오늘도 결심한다.

그리고 하나의 방향성을 위해 다짐하고 또 행동한다.


나의 젊음을, 더 이상 회사에 바치지 않기로.


퇴사 결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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