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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E스포츠 15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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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마태 Oct 07. 2023

스트리밍Ⅲ

Chapter5-3 변화와 분석

지속되는 경쟁


십여 년 전쯤에 필자 회사에 한 주간에 예능을 다 본다는 동료가 있었다. 모든 시간을 예능을 보는 데에 사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다. 한 주간이라고 해도 예능 숫자가 그리 많지 않았다는 뜻이다. 출근하면서 한편 보고 퇴근하면서 한편, 집에서 한편 보면 하루에 총 3편 정도 본다. 그 정도면 실제로 모든 예능을 다 봤다고 해도 될 정도였다. 방송국에서만 예능을 제작했고 방송국 숫자가 제한적이었기에 가능했던 이야기다. 


콘텐츠 제작 허들(장비)이 낮아지고 환경(기술)은 좋아졌다. 소비자의 콘텐츠 접근성(인터넷)도 늘었다. 소비자는 이전보다 더 많은 콘텐츠를 소비한다. 예능도 드라마도 영화도 뮤직비디오도 다큐멘터리도 애니도 스트리밍에 다 있다. 전통적인 방송국이 그래도 퀄리티가 조금이라도 더 높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도 완전히 사라졌다. 오늘날은 십여 년 전의 필자의 동료처럼 모든 예능을 다 본다고 할 사람이 없다. 누구도 모든 PD, 작가, 연예인, 유튜버, 스트리머, 크리에이터, BJ 채널을 다 알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이 스트리밍에 더 이상 경쟁이 남지 않았다는 뜻은 아니다. 오늘날의 스트리밍은 경쟁자는 다른 스트리밍이다. 늘어난 접근성은 더 많은 사업자가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심화된 경쟁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콘텐츠가 도달하기는 더 어려워졌다. 방송 접근성이 늘어난 시청자에 대해서 유치 경쟁을 하는 것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경쟁을 이전의 전통 방송국 시절보다 더 치열하다. 그 결과 오히려 모두가 소비자 점유율이 낮아지는 결과가 발생했다. 더 이상 시청률 40%를 달성하는 드라마는 나오지 않는다.


누구나 방송할 수 있다는 것은 무한 경쟁을 의미한다. 이는 단지 콘텐츠 제공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플랫폼에게 해당된다. 사람들은 이 순간에도 누군가의 것은 보기 위해 몰린다. 인기 콘텐츠를 확보하지 못하면 플랫폼 경쟁력이 떨어진다. 기차가 오지 않는 플랫폼에 손님이 서 있을 리가 없다. 그런데 세상에는 그 순간 콘텐츠를 소비할 수 있는 사람의 수가 고정되어 있다. 그들이 가진 시간도 한정적이다. 획기적으로 늘거나 줄지 않는다. 총량이 정해져 있는 파이의 갈라 먹기다. 결국 소비자에게 부가 기능과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 등은 전부 그다음 고려해야 할 요소가 되어버렸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한순간에는 한 개만 본다. 물론 이론상으로는 여러 콘텐츠를 동시에 켜 놓을 수는 있다. 다만 인간은 한 번에 두 개를 보면서 두 가지 사고를 할 수 없다. 내 콘텐츠에 집중하거나 남의 콘텐츠에 집중하거나 빠르게 스위치를 반복하거나이다. 드라마를 보면서 스마트폰으로는 자동 사냥을 돌려놓는다. 자동 사냥은 사람이 없어도 게임이 돌아간다. 그러나 사람은 사람이 머무는 시간만 가치를 매긴다. 필자가 스트리밍 회사에 있을 때 몇몇 채널들은 봇(Bot)을 이용해 마치 시청자가 있는 것처럼 속이는 경우가 있었다. 처음에는 광고가 출력되는 횟수만큼 구글이 정산하다가 나중에는 의심되는 채널을 찾아내 경고했다.

  

기반 시설(infrastructure)을 논외로 하면 스트리밍 자체는 구현 난도가 높은 기술은 아니다. 극단적으로는 시중에 나와 있는 필요한 기술 서비스(*여기서는 솔루션)들을 잘 이용해서 '스트리밍'이라는 상품을 만든 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술 고도화에 따른 우의가 크게 드러나지 않는다. IT 치고는 아이러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그래서 오히려 선점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는 시장이다. 당연히 무한 경쟁 시대에 다른 플랫폼과의 전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무기가 있어야 했다. 


스트리밍 플랫폼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두 가지다. 


먼저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직접 만들어서 제공하는 것이다. 다만 전문 제작진의 영입과 제작 환경 조성에는 대규모 투자 비용이 발생한다. 리스크를 안고 오리지널 콘텐츠를 제작했을 때 성공 할 수도 있지만 망할 수도 있다. 대표적인 회사가 넷플릭스다. 경이로운 소문, 오징어게임, 위쳐, 브리저튼 등 언급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시리즈는 모두 성공한 콘텐츠다. 특히 오징어게임은 공개 17일 만에 1억 1100만 가구가 시청했다. 아프리카TV는 ASL 등의 대회를 제작한다. 홍구가 우승한 ASL 시즌11은 최대 동시 시청자수가 20만 명이었다. 성공하면 모든 영광은 제작사인 플랫폼의 것이다. 


다른 방법은 인기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를 확보는 것이다. 트위치, 트로보, 아프리카TV, 비리비리, 후야, 도위 같은 플랫폼은 이 전략을 사용한다. 특징은 비용과 리스크가 적다. 광고 영업을 하는 플랫폼은 파트너의 콘텐츠에 광고를 삽입하고 수익을 분배한다. 다만 한 크리에이터가 빠르게 성공했다가 갑자기 망해도 다른 크리에이터가 등장할 수 있다. 파트너라는 단어는 실제로 산업에서 쓰이는 단어다. 이 파트너에는 대게 등급이 있다. 등급이 높은 경우 더 유리한 수익 배분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파트너라는 단어 속에는 콘텐츠에 대한 소유권이 없는 것에 대한 리스크가 포함되어 있다. 어느 날 이 플랫폼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파트너는 떠난다. 파트너가 떠난다는 뜻은 파트너가 만드는 콘텐츠도 같이 떠난다는 의미다. 그러면 이스포츠 업계에서의 스트리밍 파트너는 누구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다. 가장 먼저는 이스포츠 리그다. 그다음은 이스포츠 선수다. 리그는 경기 방송 콘텐츠를 의미한다. 이스포츠 선수는 선수의 개인 스트리밍 방송을 말한다. 이 비즈니스는 모두 중계권(Media Rights)으로 분류할 수 있다.


스트리밍은 콘텐츠를 방영함으로써 시청자를 모은다. 시청자는 방송을 보기 위해 채널에 모여 있는데 방송 중간에 광고를 시청한다. 스트리밍 회사는 이와 같은 방식으로 이윤을 발생시킨다. 따라서 이스포츠도 직접 제작에 관여한 바가 없다면 언급한 바와 같이 콘텐츠 소유권은 없다. 이스포츠는 대게 광고료보다 중계권료가 더 높다. 그래도 플랫폼이 구입 활동을 한다. 목적은 플랫폼 방문자를 늘리기 위함이다. 스트리머 입장에서는 시청자가 플랫폼에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활동이 많은 플랫폼이 매력적이다. 


통계상으로 대형 이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해서 플랫폼에 방문한 시청자는 대형 이스포츠 경기가 끝나도 해당 플랫폼에 남아 다른 스트리머의 방송을 시청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이는 다른 대형 스트리머의 방송이 종료될 때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트위치TV는 몇 년 전 오버워치리그 2년 계약에 대해 약 900억을 블리자드에 지불했다. 전문가들은 실제로 그 기간 동안 1/3 정도 밖에는 광고 수익을 못 올렸다고 추측한다. 따라서 이렇게 보면 큰 손해이지만 리그로 인해 스타 스트리머들이 유치되었다면 손해를 희석할 수 있다.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은 광고를 애드매니저라는 것을 통해서 관리한다. 일반 크리에이터도 애드 매니저를 통해서 자신의 방송에 광고를 관리할 수 있다. 스킵이 가능한 광고로 설정을 할지, 설정을 한다면 몇 초 스킵으로 설정을 할지, 한 영상에 광고를 몇 개 싣을지, 한 번에 몇 개를 내보낼지 등등을 손쉽게 설정할 수 있다. 이 애드매니저는 크리에이터뿐 아니라 광고주에게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광고주용 애드매니저 대시보드는 광고 노출에 대한 데이터를 제공한다. 광고주가 홍보 효과를 확인하고 싶을 때 애드매니저는 누구에게 광고가 얼마나 노출이 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광고주가 구독자를 대상으로 광고를 실행하기 원하면 플랫폼은 직접 파트너 크리에이터와 광고 협의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종류의 사업도 파트너 유치 경쟁의 산물 중 하나로 향후에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시청률


전통 미디어에서 시청률이란 가구수다. 가구수 기준으로 시청자수를 환산한다. 스트리밍은 조회수다. 라이브 스트리밍은 실시간 접속수다. 스트리밍 방송이 송출되고 있다면 즉시 접속수가 얼마인지 바로 확인가능하다. 가장 투명하다. 이 투명한 시청률은 스트리밍 서비스가 가진 최대 강점임과 동시에 치명적인 속성이다. 광고주는 알고 싶은 것이 있다. 돈을 쓴다면 돈을 쓰는 만큼의 가치가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스트리밍에서는 광고주가 콘텐츠 가치에 대한 평가를 명확하게 할 수 있다.

 

시청률은 후원과 광고, 그리고 중계권 구입 단가에 대한 근거다. 따라서 광고주는 타깃에게 광고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노출되었는지 알려한다. 전통 미디어에서 뉴스나 드라마, 예능 등에 집행할 때는 시청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하기 쉽지 않다. 반면에 스트리밍은 기본적으로 알려 줄 수 있는 것들이 꽤 있다. 소비자가 플랫폼에서 채팅을 하기 위해서는 로그인을 해야 한다. 계정이 없는 소비자는 이때 계정을 생성한다. 플랫폼은 (적어도) 생년월일은 요구한다. 이처럼 밝혀서 알게 되는 것이 있다. 최근에는 가입을 해야만 소비할 수 있는 장치들을 더 많이 만들어 놓는 추세다. 


그런데 밝히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도 있다. IP주소는 소비자가 접속한 지역을 알려준다. 페이지에 접속만 해도 대략 어느 지역에서 접속했는지가 수집된다. 그 외로도 쿠키 수집과 같은 방식도 있다. 페이지 내에서 소비자의 활동을 추적하기 위한 용도다. 이를 통해 접속자의 선호도를 알아낸다. 스트리밍 플랫폼은 이와 같은 방식 등으로 다양한 내용을 담은 리포트를 광고주에게 전달할 수 있다. 리포트는 반대로 잠재 광고주가 광고를 진행했을 때에 그 효과를 예측할 수도 있게 돕는다. 이 일을 퍼포먼스 마케팅이라고 한다. 


구글은 광고를 구글이 영업한다. 공유된 영상에 광고를 노출하고 얻게 된 수익을 콘텐츠 제작자와 나눈다. 구글의 방대한 정보는 기존의 다른 광고 소재보다 효과적인 광고 효과를 창출했다. 이로 인해 더 많은 광고주 유치와 더 높은 광고 단가를 실현하는 것을 가능하게 했다. 어딘가에서 커피를 검색하면 다른 공간에서 커피 광고가 출력된다. 커피를 파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커피를 검색한 사람에게 광고 노출을 하고 싶어 진다. 광고 효과가 상승한다. 오늘날은 구글뿐 아니라 거의 모든 플랫폼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정보를 바탕으로 마케팅(타깃 노출)을 실현한다. 


공중파 시절의 시청률 조사는 대상이 매우 단순했다. KBS, KBS2, MBC, SBS의 4개의 프로그램만 확인하면 되었다. 과거 미국에는 초기 우편으로 시청률 조사를 했다. ‘당신은 그 시간에 어떤 프로그램을 보십니까?’라는 종이 질문에 사람들이 펜으로 적어 대답하면 모아서 발표했다. 전수 조사는 불가능했다. 다양한 항목의 조사도 어려웠다. 직관적이고 심플한 내용으로 표본조사만 가능했다. 곧 전화로 바뀌었다. 조사 내용은 같다. ‘이 프로그램 보셨나요?’라고 질문하고 그 프로그램을 봤다고 대답하면 시청률에 합산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어디서 정보를 수신했는지 자동으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방송 사업자는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이 지금 어떤 채널의 무슨 프로를 보는지 알 수 있었다는 의미다. 그런데 처음에는 방송 사업자가 수신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다. 정보를 공개하게 되면 여러 채널 여러 프로그램 등을 묶어 파는 광고 협상에 유리하지 않았다. 콘텐츠 공급자는 시청자수를 알아야 중계권료를 비싸게 받을지 말지를 결정할 수 있다. 그런데 방송 사업자가 정보를 공개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당연히 방송 사업자는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정보는 잘 공개하지 않았다.

 

언급한 바와 같이 과거에도 시청률 지표는 있었다. 분석에 활용할 만한 것이 전혀 없었다는 말이 아니다. 그러나 한번 조사에 많은 돈과 노력이 들었다. 그런데 더 문제였던 것은 시간이다. 대부분 최신 정보는 골든 타임(최종 후원 결심의 마지노선)이 지나야 받아 볼 수 있었다. 그래서 이 업계의 의사 결정들이 꽤 오랜 시간 동안 감에 가까웠다. 광고주는 감에 따라 결심을 하고 데이터를 쌓고 그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시 감을 잡아서 광고를 하는 식이었다. 물론 오늘날과 비교해서 그렇다는 것으로 당시에도 나름 할 수 있는 대로 데이터를 모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결심했다. 또한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적으로 나아져간 것은 사실이다.   


TV채널은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거의 늘 제일 잘 나가는 드라마를 중심으로 광고 단가를 책정했다. 누구도 어떤 드라마가 히트를 칠지 알 수 없었다. 설사 그 드라마를 기획한 담당 PD라도 (그것을 승인한 책임 PD라도) 미래는 알 수 없다. 따라서 광고 효과 차이는 컸다. 그래도 대체로 최대한 최고 단가로 광고 슬롯을 팔아야만 했다. 그래야 타 채널에 밀려 시청률이 안 나오는 드라마를 방영할 때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결국 자연히 광고주 입장에서는 복불복이 되었다. 어떤 드라마의 성적이나 광고 집행 시에 확인했던 데이터도 오늘 방영하는 드라마의 성공과 그에 따른 효과를 크게 보장하지 못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구글이 등장한다. 구글은 정보를 전면 공개해 버렸다. 구글이 쏘아 올린 이 화살로 인해 지금은 정보가 거의 완전하게 공개되는 시대다. 오히려 방송 사업자들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노력한다. 그뿐 아니라 이 정보를 활용하기 쉬운 툴들도 같이 제공한다. 콘텐츠 제공자 입장에서는 정보를 공개하고 정보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방송 사업자에 매력을 느낄 수밖에 없다. 나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정보와 정보를 활용하는 툴의 제공 소식은 광고주 입장에서도 아주 반가운 소식이다. 퍼포먼스를 내는 만큼만 광고비를 내는 곳이 출현했다. 


양질의 콘텐츠와 광고주가 플랫폼에 몰리면서 급성장했다. 특히 광고주는 선택지가 넓어졌다. 광고 효과를 구체적으로 증명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가거나 또는 처음부터 퍼포먼스 기반 계약을 해주는 곳으로 이동할 수도 있게 된 것이다. 물 여전히 예전과 같은 방식인 곳도 있다. 변화란 누구에게나 요구받는 것이지만 그 요구의 강도는 모두에게 다 다르다. 여전히 노출 기록이나 홍보 효과를 자세하게 제공하지 않는 사업자도 있다. 그럴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다. 콘텐츠가 대안이 아예 없거나 노출이 기대 목표가 아니거나 광고 효과가 너무 뚜렷한 경우에 그러하다. 지금은 이런 여러 모습들이 공존하는 시대다. 


광고주가 플랫폼에 연락해서 광고 계약을 할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대게 AE(Account Executive)가 중간에서 활동한다. AE들은 클라이언트의 브랜드를 분석하고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여러 툴들을 조합해 클라이언트에게 맞춤형 광고 솔루션을 제공한다. 업계에서는 오래 주목을 받아온 전문 영역이다. 이처럼 툴을 이용하는 AE의 광고 제안은 대체로 업데이트적이며 구체적이고 데이터 중심적이다. 그뿐 아니라 각 플랫폼 파급력과 주로 어디에서 광고주의 타깃 소비자가 활동하는지 알고 있다. 또한 집행 경험도 많다.

 

광고란 시간과 노출을 동시에 사는 작업이다. 목표치에 도달하는 시간은 짧으면 짧을수록 비싸고 목표 대상에 도달하는 순도는 높으면 높을수록 비싸다. 시청률이 높아지면 콘텐츠를 시청하고 있는 소비자가 늘어난다. 한 번에 노출할 수 있는 타깃 소비자가 많아지면 광고 단가가 비싸진다. 신제품은 광고 비용과도 전쟁을 해야 하지만 광고 시간과도 전쟁을 해야 한다. 광고 단가가 낮은 상품은 오래 광고를 해야 충분히 타깃 소비자에게 도달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비용에서는 승리할 수 있어도 시간과의 전쟁에서는 지게 된다.


시간이 지나면 그 제품은 더 이상 신제품이 아니다. 동시 접속자 1,000명과 10,000명은 광고 단가 10배의 차이가 아니다. 훨씬 더 큰 차이가 난다. 방송사를 포함한 플랫폼 회사는 영업으로 판매할 수 있는 금액보다 더 비싼 가격을 주고 사 오는 콘텐츠가 있다. 슈퍼볼의 광고 단가는 30초당 평균 600만 달러(76억 원)다. 몇몇은 700만 달러(88억 원)에 육박하기도 한다. 모두 퍼포먼스(시간+노출)에 기반한 사고의 결과다. 순도는 타깃이다. 20대 남녀에게 주로 노출하고 싶다면 이스포츠는 순도가 높은 선택이 된다. 반면에 같은 시청수를 보장한다고 해도 일일드라마의 20대 순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투명한 시청률에는 치명적인 속성도 있다. 대표적으로는 콘텐츠 편중화 현상이다. 특정 게임으로 스트리밍을 했을 때 그 외 다른 게임으로 하는 것보다 더 시청자가 많을 수 있다. 어떤 방송에 소비자가 호응하여 성장하면 소문이 돌고 다수가 그리로 방향 전환을 한다는 뜻이다. 신작 효과라는 것을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다. 순식간에 플랫폼은 같은 게임과 성격으로 뒤덮인다. 이 작업이 반복되면 플랫폼이 보여주는 색깔이 단순해지고 철학은 봐주기 어려울 정도로 가벼워진다. 


이를 콘텐츠 고착화라 할 수 있다. 고착은 지루함이다. 성장은 그때부터 하향 곡선을 그린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더 자극적으로 변해가거나 양으로 승부하려는 전략을 선택한다. 어떤 방향으로 설정을 해도 신선함과 품질은 낮아진다. 낮은 품질은 낮은 광고 효과를 불러온다. 광고 단가가 떨어지고 떨어진 광고 단가에서 같은 수익을 추구하려다 보니 질이 낮은 상품들을 더 많이 내놓게 된다. 질이 낮은 상품을 소비하기를 원하지 않는 소비자는 콘텐츠 소비를 줄이거나 그만둔다. 광고 단가는 더 떨어진다. 악순환이다.


물론 시장의 논리이기 때문에 그 자체가 문제가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콘텐츠 편중화는 보완해야 한다는 지적은 해야 한다. 야채를 먹지 않는 아이라면 야채가 우리 몸에 주는 좋은 영향을 설명하고 아이가 야채를 먹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할 수 있게 도와야 된다. 누구든 언제든 어떤 방송이든 할 수 있다는 것이 곧 플랫폼이 건강하지 않아도 상관없다는 것이 될 수는 없다. 봐주기 어려울 정도의 가벼운 철학의 의미는 소비자가 플랫폼의 이미지를 떠올릴 때 심각할 정도로 수준이 낮다고 인식한다는 뜻이다. 


지금도 스트리밍 플랫폼의 크리에이터들은 시청자를 모은다. 그러나 그중 몇몇은 광고주가 도저히 선택을 못하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광고를 집행하려는 기업은 대체로 신뢰와 믿음을 중시하고 사회 공헌을 지향한다. 그런데 크리에이터가 심하다고 여겨질 정도로 과격하거나 욕을 하거나 외설적이거나 이중적이거나 자극적이라면 기업은 그 크리에이터가 아무리 소비자를 잘 모을 수 있어도 광고 결정을 할 수가 없다. 얼마나 많이 보는가가 절대적인 가치 기준이 되는 것이 아니다. 


퍼포먼스 지향 데이터는 새로운 시도를 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데 있어 방해를 하기도 한다. 광고주는 안정적이면서 높은 퍼포먼스를 기대하기 때문에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 부담스럽다. 플랫폼은 이제 고민에 빠진다. 콘텐츠 고착화는 수시로 진행된다. 그러면 점차 낮아지는 광고 단가를 해결하기 위해서 크리에이터들이 새로운 도전을 해줘야 한다. 반대로 이야기하면 투명한 정보는 크리에이터들의 새로운 시도를 방해함과 동시에 플랫폼이 크리에이터를 위한 더 많은 투자를 하게끔 만드는 역할이 되었다.


다만 자유 시장은 일정 수준까지는 자생력을 가진다. 그래서 자연적으로 시장이 스스로 상쇄하려고 한다. 특정 방송 스타일이 치열하게 되면 검증된 공식이라고 해도 그렇게 하지 않는 크리에이터가 출현한다. 틈새시장을 노리겠다는 전략일 수도 있고 선행자와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 어찌 되었건 플랫폼 입장에서 자생력이란 새로운 시도를 하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그래서 당장 시청자가 많지는 않아도 사람들이 잘 볼 수 있는 곳에 방송을 걸어두는 활동도 한다. 


최근에는 파트너십 위주의 플랫폼도 다양한 형태의 콘텐츠를 직접 제작한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콘텐츠를 미리 접하게끔 해서 익숙하게 하려는 시도다. 플랫폼 메인에 참신한 신인 콘텐츠를 소개를 하기도 한다. 이스포츠나 스포츠 이벤트, 콘서트, 시상식과 같은 대형 콘텐츠의 경우에는 별도의 페이지를 개설해 관리한다. 또 대형 MCN는 최근 콘텐츠 트렌드라는 보고서를 정기적으로 발간해 소속 크리에이터들에게 발송한다. 소속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부담(고충)을 덜어주려는 시도다. 

   

추가로 위와 같은 활동들은 일종의 플랫폼의 스펙트럼을 넓히는 역할도 한다. 비교적 높은 수준(혹은 긍정할만한)의 콘텐츠를 공급함으로써 낮은 수준의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희석시킨다. 이는 또한 모든 소속 크리에이터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할 수 있게도 만든다. 학교를 대표하는 아이는 보통 공부를 잘하는 아이다. 그런데 공부를 못해도 학교에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라 판단할 수 있다. 소녀시대의 멤버는 8명인데 8명 모두 팬이 있다. 팬 수의 차이만 있다. 오히려 시장 논리에 적합한 구조가 된다.  

 

정리하면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이 이스포츠 콘텐츠를 구입하는 이유는 파급력 있는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구입해 수익을 남기는 활동은 광고 영업이다. 플랫폼은 광고 영업을 하기 위해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 시청자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플랫폼은 시청자를 위해 콘텐츠 접근성과 시청 안정성을 높였다. 콘텐츠 제공자에게는 시청자 정보를 제공해 더 많은 시청자를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광고주에게는 명확한 광고효과를 기대할 수 있도록 구조화했다. 


시청률 분석


라이브 스트리밍에서 활용되는 시청률 지표는 다양하다. 다만 한 가지 지표로는 성과를 설명하는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지표를 모두 활용을 해도 완벽한 설명은 되지 않는다. 결국 시청률 분석이란 의미는 항상 있으나 완전할 수는 없는 무언가를 찾아가는 여행이다. 


이 여행의 시작은 PV(Peak Viewers)다. 피크뷰란 최고 동시접속수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1개의 디바이스에 1명의 시청자라고 환산한다. 동시접속자라고 쉽게 표현하기 하기도 한다. 최고 동시 접속수가 중요한 이유는 콘텐츠의 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표는 콘텐츠의 총 방영시간(물리적인 양)과 무관하다. 아무리 길게 방송을 해도 그 방송 전체에서 최고 고점을 찍는 순간은 단 한순간이다. 


반대되는 개념으로 UV(Unique Viewers)가 있다. UV는 순 방문자다. 같은 시청자는 방송을 보다가 말다가를 반속해도 숫자 1로 계산된다. 다만 잠시 들어왔다가 바로 나가도 숫자는 1로 잡힌다. 시청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방송을 보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 사람이 그 방송을 보았다는 것만 증명된다. UV 지표는 방송 시간이 길게 되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5시간을 내리 방송을 한 콘텐츠와 단지 1시간 만을 방송을 한 콘텐츠를 비교한다면 5시간 방송 콘텐츠가 상대적으로 더 많은 노출 기회가 있다. 따라서 더 많은 개별 시청자수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UV는 예전에는 주요 지표로 확인했다. 그러나 지금은 소비자의 콘텐츠 의존도에 대한 설명이 안되기 때문에 단독 지표로는 잘 활용하지 않는다.    


UV의 일반적인 보조 지표는 시청시간이다. 시청시간이란 영어로는 HW(Hours Warched)다. 방송을 시청한 모든 사람들의 시간을 합산한 지표이다. 따라서 이 두 개의 지표를 같이 보면 순 시청자수가 몇 시간을 보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한 사람당 평균 몇 분을 보았는지를 환산할 수 있다. 이것으로 콘텐츠 의존도를 대략적으로 가늠해 볼 수 있게 된다. 웹페이지의 리텐션(Retention)과 개념이 비슷하다. 


다만 이 지표는 개인의 시청시간의 길고 짧음에 따라 큰 차이가 발생한다. 홍보, 프로모션, 알럿, 이벤트와 같은 외부 변수에 크게 흔들린다. 결국 흔들리게 되면 방송 시간이 긴 콘텐츠에 대해 더 오래 시청했을 시청자(팬)를 고려할 수가 없다. 그래서 환산된 지표 자체는 유의미는 하다. 다만 최종적으로 얼마나 콘텐츠가 파급력이 있는 것인지를 완전히는 알 수는 없다. 오직 비교로 누가 더 나은지만 확인할 수 있다. 


여기까지를 정리하면 PV는 방송 시간의 양과 상관이 없다. 따라서 콘텐츠의 제공 시간을 늘리는 방법으로 수치를 확보할 수 없다. 그런데 한 순간만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과 전체 방송 시간 동안 꾸준히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을 구별을 할 수 없다. 만약 게임 아이템을 방송 중간에 뿌린다면 순간적으로 시청자 수는 늘 수 있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치는 순수한 방송 콘텐츠가 가진 파급력이라고 보기 어렵다. 반대로 UV는 방송 시간에 영향을 받는다. 그래서 짧고 굵은 것과 길고 얇은 것을 구별해 낼 수 없다. 시청 평균을 내면 어떤 콘텐츠가 더 파급력이 있는지는 확인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이 콘텐츠 파워지수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AV(Average Viewers)는 평균 시청자수다. 방송 시간이 길어지면 시청수는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다. 순간적으로 올라갈 수도 있고 순간적으로 내려갈 수도 있다. 그러나 평균 시청자수는 그 모든 시간을 전체 평균 내버리기 때문에 PV의 단점을 일부 보완한다고 할 수 있다. 자연히 콘텐츠 파급력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인정할 수 있다.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이 AV도 한계는 있다. PV를 끌어올리기 위해서 전략적으로 시행한 활동이 있다면 그것은 PV에는 크게 영향을 주고, AV에도 (평균이기에) 결국에는 영향을 준다. 


또한 평균도 단위별로 하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몇 번의 프로모션을 시기에 따라 반복한다면 물리적인 숫자 자체를 분명 계속 높일 여지가 있다. 이 불완전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등장한 것이 AMA(Average Minute Audience)다. 국문으로 번역하면 분당 평균 시청자수다. 분당 평균 시청자수란 방송 시간 전체를 분당으로 나누어 시청자를 산출하고 그것을 평균 내었다는 뜻이다. 따라서 소비자가 콘텐츠를 보려고 선택했을 때 적어도 1분 이상씩을 꾸준히 봐야지만 유의미한 수치로 잡힌다. 따라서 파워지수로 인정할 수 있다.  

  

전체 러닝 타임 3시간 중에 10분 피크 타임을 가졌다고 해서 AMA가 올라가지 않는다. 프로모션 구간이 있었다면 그 부분은 삭제해 버린다. 순수하게 프로그램이 가진 퍼포먼스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노력으로 구조적으로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AMA 지표를 가장 많이 인정하고 있다. AMA 지표는 콘텐츠 소유자와 플랫폼 그리고 광고주만 확인할 수 있다. 반대로 PV, AV, UV, HW 등은 이스포츠차트와 같은 사이트에 무료 공개되어 있다. 끝으로 PV는 PCU(Peak Concurrent User), AV는 ACU(Average Concurrent User) 등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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