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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산 넘어 산, 제일 힘든 게 글쓰기가 아니었다니

여행에세이의 꽃, 사진 선별작업. 초고 완성 및 소소한 홍보 시작

by Angela B Mar 21.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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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생각은 다를 수 있겠으나, 개인적인 의견으로 여행에세이의 꽃은 글과 함께 적절히 어울리는 여행지에서의 생생한 사진이라고 생각한다. 여행지에서 겪은 일과 함께 자신의 단상을 담담하면서도 유려하게 내려가는 작가의 글솜씨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적절한 사진을 섞어야 글을 돋보이게 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여행에세이의 가장 중요한 목적 중 하나는 다른 사람들로 하여금 호기심과 궁금증, 그리고 여행지에 대한 호의적인 감정을 품게 하는 것인데 - 어쩔 땐 시선을 사로잡는 멋진 사진 하나가 그 일을 완벽히 해내기도 한다. 


그래서 나 역시 그동안 찍어온 약 3만여 장의 사진들을 살펴보고, 내가 쓴 글과 어울리는 사진들을 골라 초고에 함께 싣기 위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는데, 문제는 이 선별 작업이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었다는 거다.


첫째, 나는 파견 첫 해 중반에 휴대폰을 도둑맞았다.

뭔가 백업 설정이 잘못된 모양인지 그동안 있었던 부에노스아이레스 일상 사진은 다 날아가 버렸다. 다행히도 그 때 다녀온 다른 여행지들 사진은 OneDrive에 꽤 남아있어서 하나씩 복구를 시켜가며 가져왔다. 그러나 사용자들은 이미 알겠지만, 원드라이브가 사진 검색이나 정리가 그렇게 쉬운 시스템이 아니라서 하나하나 누르면서 가져오는 데 애를 먹었다.


둘째, 실수로 폰에서 날아갔던 파일들을 다시 복구해야 했다.

요즘 기본적으로 사진 용량이 다 큰데, 내가 혹시나 싶어 가져온 중고폰은 256기가였고 파견 막바지에는 틈날 때마다 드라이브에만 남기고 폰에는 지워가면서 겨우겨우 용량을 맞춰서 쓰고 있었다. 그러다 입국하고 얼마 최신폰으로 다시 바꿨는데, 문제는 예전 폰에 남아있는 사진들만 새로운 폰으로 옮겨지고 드라이브에 있는 파일은 하나도 불러와지지 않더라. 그래서 하나하나 갤러리를 살펴보며 필요한 사진을 찾아 재다운로드하거나, 옛날 폰과 바꾼 폰을 함께 저글링하면서 필요한 사진을 카톡이나 퀵쉐어로 계속 주고받아야 했다.  


셋째, 글에 필요한 사진을 언제 찍었는지 기억력을 되살려 찾아야 했다.

분명 이러저러한 사진을 찍어두었다고 생각나는 건 있으나, 그동안 기억의 저편에 밀어 놓았기에 도대체 언제 어디서 찍었는지 떠올리지 못할 때가 있었다. (이건 그나마 휴대폰 갤러리의 검색기능과 예전에 써놓은 일기가 날 살렸다.)


그렇게 하루에 작업을 대략 9~10시간 한다 치면, 진심 6시간 이상은 계속 필요한 사진이랑 동영상을 찾느라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이게 비유가 맞을 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모기 눈알 떼기" 같은 알바가 있다면 이런 기분일까 싶은 생각도 들었다. 그래도 악전고투 끝에 필요한 사진들을 다운받아 노트북 퀵쉐어 시스템으로 넘기고 하는 일도 점점 익숙해지니 속도도 미세하게나마 빨라지고 요령도 생겼다. 시간이 어찌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초집중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책상에 앉아 있는 시간이 저절로 많아지다보니 꾸준한 치료로 조금씩 나아가던 허리가 다시 아파오기도 했다. 건조한 눈을 붙잡고 사진과 동영상을 반복해서 검토하며 글을 손보다가 까무룩 잠드는 하루. 필요한 운동 이외에는 집과 병원을 오가는 환자인듯 백수인듯 단순한 삶. 그래도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산 너머 산의 상황을 차근차근 밟아나가다보니, 프리랜서의 체험판 같은 삶도 점차 익숙해져 갔다. 


그렇게 어제에서 오늘로 넘어오는 새벽 밤, 마감 기한을 맞춰서 내가 폴더와 파일명으로 하나씩 정리한 사진과 전체 초고를 무사히 넘겼다. 짝짝짝! 스스로 고생한 나에게 박수! 오랜만에 마음이 분주하거나 쫓기지 않는 편안한 주말을 보낼 있겠구만 ^~^




그래도 이렇게 전체적으로 깔끔히 정리를 해놓고 나니까 앞으로의 길이 좀더 시원하게 보이는 느낌이다!




그리고 출판사와의 만남에서 이야기를 나누었던 홍보 관련!

책이 나올 즈음이나 이후에는 출판사에서 홍보를 도와주겠지만, 결국은 책의 작가는 나이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에 대해 퍼스널 브랜딩하는 부분이 훨씬 크다는 것을 강조하셨다. 기왕 시작한 일, 일회성으로 끝낼 수는 없지 않은가? 래서 앞으로 내가 지속해서 가꾸어 나가야 할 퍼스널 브랜딩 부분에 대해서도 하나씩 고려하며 우왕좌왕 배우는 중이다.


불과 3년 전의 나라면, 이 모든 게 생소하고 막연했던 분야다. 어쩌면 이렇게 책 작가의 길을 걷게 되지 않았다면, 실행할 계기조차 없었을 거다. 그러나 삶에서의 각종 경험을 토대로 - 나중에 후회하더라도, 무조건 해보고 후회하는 게 천배 만배는 낫다는 신조를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 이번 출판을 토대로 무엇이든 즐겁게 도전해보기로 했다. (어쩌면 작가가 되겠다는, 적어도 아르헨티나나 중남미에 관련한 글을 쓰는 분야에서는 조금씩 이름을 알려보고 싶다는 내 열망이 생각보다 짙고 강한가 보다.)


인스타그램 손글씨 일기 계정으로 만들어둔 걸 살려서 적절한 길이로 동영상을 잘라 릴스를 하나씩 올리고 있고, 앞으로는 책에 나오는 문구를 토대로 필사나 그림 그리기 같은 거도 도전해보려고 한다. 여기에 유튜브에 새로 만든 계정으로 인스타 릴스와 같이 유튜브 숏츠도 같이 올리고 있는데, 앞으로는 자막 입히는 작업도 천천히 해보려고 한다. 정말 별 거 아닌 짜투리 시간에 하는 소소한 거지만, 막상 해보니 나름 재미도 있다. 



#. 인스타그램 계정

https://www.instagram.com/midiario.ba?igsh=MTZmZTJwcGFzcmt1bg==


#. 유튜브 계정



단순히 작가라기보다는 - 이 시대의 트렌드에 맞게 - 작가 이상의 종합예술가(?)가 되어가는 느낌이지만 그것도 좋다. 덕분에 이것저것 깔짝대며 스스로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있고, 더 다채로운 멀티버스의 미래를 가진 사람으로 성장하는 바탕을 쌓아가는 중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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