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시콜콜한 시간의모듬속에서
무던한 하루라 언젠가 쓸 날이 있을까요.
아윤이와의 시간을 되새김질하다 옅은 웃음으로 그치고 마는 날이 올까요.
참 그땐 그랬지, 하고 오래전 작은 미술관에서 본 그림을 떠올리듯 아련할 때가 오긴 올까요.
아마도 그럴지도 몰라요.
아이는 나보다도 크고 단단한 어른이 되고
우리가 지닌 시간의 길이와 의미는 변하겠죠.
모든 엄마에게 그런 시간은 느닷없이 찾아올지도 몰라요.
어느 순간 훌쩍 자란 아이를 보며
아주 짧은 동안 온몸이 무언가로 넘쳤다가 한꺼번에 빠져나가버리는
밀물과 썰물을 동시에 느끼는.
오늘 내 하루는 여느 날과 같았어요.
"김아윤!"하고 굳이 성까지 붙여가며 아이의 이름을 몇 번이고 부르고
장난스런 눈을 마주치며 빤한 숨바꼭질을 하고
먹이고 먹지 않는 밥과의 씨름을 하며
보드라운 밤색 머리를 쓸어 넘기며 한낮의 잠을 자는, 그런 순간의 모임들 말이죠.
하지만
이 시간들이 수백 번 수천 번의 태양을 만나 퇴색되어지는 날은 분명 오겠죠.
아기와 어른이 아닌 두 어른이 되어 더 이상 내가 그녀의 시시콜콜한 일상의 전부가 되지 않는 날,
그러니까 담담히 하루를 보내고 어깨를 으쓱할 날,
또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로에게 서로가 유일한 존재일 그날이요.
글을 적으며 오늘이 어제로 넘어가고 있어요.
순간이 지금을 지나 과거로 되어버려요.
이 모든 순간,
가슴이 벅차도록 나의 아기가 무럭 자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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