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시계 속 알갱이는 조용히 떨어진다. 결정이 모두 바닥에 닿는 데 걸리는 시간은 십 분. 낙하는 빠르고 조용하나 낙하해야 할 몸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비 오는 목요일. 창 너머의 빗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지만 매트 위엔 오직 숨소리만 가득하다. 가만히 멈춘 듯 보이던 원뿔의 윗부분이 비어갈수록 매트를 밀어내는 팔이 조금씩 떨린다. 저항과 몰입, 인내와 방해. 버티는 몸 안에서 여러 일들이 벌어진다. 이것은 하나의 자세로 일정 시간을 버티는 수련이다. 일명 부동자세. 산스크리트어로 뱀을 뜻하는 부장가를 십분 동안 유지하며 내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를 바라본다. 내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저 가는 결정들이 다 떨어질 때까지 내 몸이 무리 없이 버틸 수 있을지. 가만히 나를 살핀다.
들이쉬고 내쉬는 리듬에 숨의 영역이 확장된다. 몸이 열리고 숨이 허리를 지나 엉덩이까지 닿게 한다. 이것은 믿음의 감각이다. 나의 숨이 내 몸통을 지나 다리까지 뻗는다는 감각. 숨으로 몸을 회복시키려는 감각.
후굴을 하다가 아무래도 나아지지 않을 것 같다는 마음이 새어 나왔다. 선생님께 넌지시 말했더니 '약한 나에게 먹이를 주지 마세요.'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의심에게 힘을 실어 주지 마세요. 딸을 대하듯 당신을 격려해 주세요.
십 분은 길지도 짧지도 않다. 세네 달도 그럴 것이다. 요령도 변명도 내세우지 말고, 대신 나를 자책하지는 않으면서 요가를 대하기로 한다. 그러다 보면 몇몇의 고민은 이미 끝나 있을 것이다. 올해의 겨울도 봄도 어김없이 지나고 매번 그랬듯 나는 '벌써'라는 말을 남발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십 분, 아니 몇 분. 가끔 시간이 멈춘다. 가지 않을 것처럼 제자리에 서서 눈을 똑바로 쳐다본다. 뱀처럼 당신의 안에 똬리를 튼다. 하지만 아니다. 시간은 간다. 당신이 버티고 숨을 고르다 보면 십 분도 한 달도 일 년도 지날 것이다. 당신이 집중했던 무언가. 그것만 당신의 두 손에 남는다. 매트 위 숨이 고이는 것처럼.
늦은 오후, 친구가 '틀려도 괜찮으니 멈추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나는 아니라고, 멈춰도 괜찮을 거라고 답했다. 멈췄다가도 다시 가면 그만이지. 멈춘다고 여겨도 멈춘 게 아니지.
한 시간 반의 요가 가운데 십 분의 부장가. 멈추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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