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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그마 Mar 04. 2024

브런치스토리를 하루에도 12번 들어갑니다.

라이킷에 대한 집착을 멈추고 싶어요

작년 말 브런치에 대해 알게 되었고 브런치 작가 데뷔(?)를 올해 첫 도전 목표로 삼았다.

평생 감추고만 살았던 내 이야기들을 풀어내고 해소하고 싶은 용기가 생겼기 때문이다.

늘 긴장하고 노심초사 살아왔던 내 마음을 좀 내려놓고 싶기도 했다.


인생은 요지경이고 사연 없는 인생은 없다고 하니, 나의 인생도 어느 정도는 남들이 흥미롭게 볼 것이라 생각했다.


브런치에 합격하기 위해서 유튜브, 블로그를 많이 참고했다.

나보다 먼저 작가가 되신 분들의 조언을 노트에 적어가며 내 콘텐츠를 만들었다.

몇 년 전의 글만 해도 브런치 합격이 어렵다고 했는데 점점 쉬워지고 있다는 말에 용기도 얻었다.


작가 신청에 덧붙일 3개에 글을 위해 뭔지도 모르는 퇴고를 글당 2-3번은 했던 것 같다.

소심한 성격상 친구들에게 선뜻 보여줄 용기는 나지 않아 퇴고해도 결국 제자리인 느낌을 지울 수 없었지만 일단 저지르고 봐야 무엇이든 시작된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덜컥 작가 신청을 해버렸다.


그리고 얼마 안 되어 합격 메일을 받았다.

지금 생각하면 단지 글을 쓸 자격이 주어졌을 뿐인데 벌써부터 책을 내고 강연을 다니는 내가 그려졌다.


꿈도 크다. 아니 꿈은 크게 가지라 했다.


지금은 응원하기 시스템이 도입됬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수익성과 전혀 관련 없이 순수하게 서로의 글을 읽고 나누는 플랫폼이었기에 기대가 컸다.

아무나 글 쓸 수 없다는 것에 묘한 소속감도 느껴졌다.


내 이야기를 즐겁게 봐주기를 바라며 나 또한 지난 감정들에게서 해방되길 바라며 글을 올리려는 순간 잡념이 생겨났다.


내 글에 달릴 댓글(안 달릴 가능성도 있다)들을 내가 평온하게 마주할 수 있을까?


그래, 아직 그럴 용기는 없으니 댓글 비허용으로 하자.


눈 질끈 감고 올린 글에 올리자마자 'ㅇㅇㅇ님이 라이킷했습니다.'라는 알림이 떴다.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으나 대강 보니 인스타 하트나 페북의 좋아요 같은 기능인 것 같았다.)


뭐지? 내 글을 어떻게 알았지? 올리자마자? 이 글을 다 읽었다고? 정말인가?

정말 읽고 라이킷을 누르는 것일까? 인스타 사진처럼 한 번에 눈에 들어오진 않았을 텐데...


게다가 워낙 여러 글들이 있다 보니 두근거리던 라이킷 알림도 처음만 몇 번 울리다가 곧 잠잠해졌다.

풀이 죽는다.


고마운 마음에 부족한 내 글을 읽어준 분들의 브런치를 한 번씩 다 찾아갔다.

다들 정말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었다.

솔직히 어떤 글들은 단숨에 읽히기도, 어떤 글들은 내 부족한 두뇌로 이해가 안 되어 슬쩍 넘겼다.


내 이야긴 그들에게 어땠을까.

까딱이는 엄지 손가락으로 스쳐가는 그런 글이 되고 싶지 않았다.


라이킷이 별 뜻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집착하게 된다.

알림이 띠링- 울릴때마다 도파민도 뽜봥- 뿜어져 나왔다.

모든 일을 도파민 탓으로 돌리는 것은 미안하지만, 도파민의 노예가 된 나는 라이킷을 위해서 다른 브런치들을 더 더 많이 방문했다.


라이킷과 구독 알림에 브런치를 하루에도 12번 넘게 들락날락했다.

뿐만 아니라 얼마 안 가 글 통계 보는 것도 발견해서 시시각각 조회수 확인하러 앱을 켰다.


드러내고 나니 창피하고도 후련하다.

내려놓고자 글을 썼는데 오히려 집착이 더 생겼다.

아 번뇌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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