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과 현실은 괴리가 있다. 기대와 달리 하는 일마다 족족 잘 되진 않는다. 강의를 제안하면 기회가 주어지거나 거절당한다. 콘텐츠를 올리면 터지거나 묻힌다. 이럴 때도 있고 저럴 때도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일희일비하면 망한다는 것이다. 간절한 만큼 크게 낙담하고,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클수록 남과 비교하며 움츠러든다. 그러나 사업이 안정기에 들 때까지 우리는 계속해야만 한다. 일곱 번 넘어져도 여덟 번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 거듭된 실패에도 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실제로 내가 즉시 효과를 본 마인드셋 4가지를 소개한다.
1. 한 가지에 몰빵 하면 한 순간에 몰락한다.
투자 구루 워런 버핏은 분산투자를 강조한다. 여러 자산에 돈을 나누어 투자하라는 말이다. 주식, 부동산, 채권, 금 등에 분배해야 하는 이유는 뭘까? 경기에 따라 오르는 자산이 있는가 하면 내리는 자산도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주식이 떨어질 때 채권이 오르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움직이면서 수익률이 크게 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준다. 또한, 오른 자산만 팔면 항상 이익일 것이고, 그 시세차익을 가지고 하락한 자산을 사면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사업도 재테크처럼 수입 파이프라인을 다각도로 갖춰 놓아야 안전하다. 벌려둔 일이 동시에 잘되면 좋겠지만 그런 일은 드물 테니까. 이곳에서 막힐 때 저곳에서 터지면 경제적, 심리적 타격이 줄어든다.
내 경우에도 N잡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 올린 콘텐츠의 반응도가 미미해 낙담하던 중 1일 만에 브런치 작가로 선정되었고, 조회수 8,000 뷰를 찍었다. 책 출간이 연기되어 방황하던 중 대학 강연에 초청받았다. 온라인 강의 수요도 폭발했다. 네이버 인플루언서 심사에 3번째 떨어져 포기하고 싶었을 때 네이버 엑스퍼트에서 컨설팅 주문이 3건 들어왔다. 혹자는 이것저것 하려다가 모두 놓칠 수 있으니, 하나만 집중 공략하라고 권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것이 무조건 잘되리라는 보장이 없고, 실패만 계속하게 되면 중도 포기하기 십상이다.
차라리 처음에는 힘을 빼고 여러 가지 해보기를 추천한다. 그중 하나에 반응이 오거나, 성과가 얻어걸리면 그때 몰두해도 늦지 않다. 그렇게 중간중간 크고 작은 성공을 맛봐야 자존감이 회복되어 지속할 수 있다. 내 문제가 아니라 플랫폼이 나와 결이 맞지 않았을 뿐이고, 나를 알아봐 주는 곳이 있다는 사실만 알게 되어도 큰 위안이 된다. 그러니까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돈 나올 구멍도 최대한 깔아 둘 것!
2. 백수 아니고 파이어족이니까 괜찮아.
백수와 파이어족의 차이점은 돈에 대한 마음가짐이다. 마음이 불안하고 경제적 걱정으로 가득한 생활을 한다면 백수고, 그런 걱정에서 해방되었다면 은퇴한 파이어족이다. 책 <대한민국 파이어족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렇다. 그러니까 매달 최소 생계비를 충족하는 수입원이 있거나, 몇 년치 생활비를 저축해 두었다면 불안해하지 않아도 된다. 만약 사업에서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는데 5년을 목표로 잡았고, 매달 고정지출이 100만 원이라 하자. 그러면 6,000만 원을 모으거나, 월세 및 배당금으로 100만 원의 현금흐름이 나오도록 투자하는 것이다. 내 경우, 퇴사 전 10년 치 생활비를 비축해 둔 덕분에 마음의 평화를 유지하기 수월했다.
자리 잡을 때까지 돈이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아르바이트라도 하게 되면 시간과 체력 모두 빼앗긴다. 조급하고 불안한 마음에 아웃풋의 질도 떨어질 수 있다. 성공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오로지 경험과 경력을 쌓는데만 집중하기 위해 반드시 경제적으로 대비해 두어야 한다. 마음 놓고 즐길 수 있는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이다.
때론 안정감이 독이 될 수 있다. 오히려 불안이 원동력이 되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럴 땐 과거를 돌이켜보기 바란다. 지금처럼 원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해 희생했던 지난날을. 돈을 벌었지만 알고 보면 시간을 번 것일지도 모른다. 한편으로 모아둔 돈을 까먹기만 하면 언젠가 동이 날 것이다. 가진 돈도 이룩한 성과도 없는 미래를 생각하면 불안해질 것이다. 그러니까 현재 보유한 자금은 비상시를 대비한 비자금일 뿐이라 생각하면 얼른 사업 소득을 만드는데 집중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바뀔 것이다.
3. 나는 어떤 마음으로 이 일을 시작하게 되었나.
나만 빼고 다들 승승장구하는 것 같을 때 사람은 2가지로 나뉜다. 낙담하고 포기하는 사람, 꿋꿋하고 묵묵하게 계속하는 사람. 일을 시작한 계기에 따라 차이가 난다. 동기가 남으로부터 나왔는가, 나의 내면에서 우러나왔느냐. 먼저 남들 다 하니까, 돈이 되는 것 같아서, 이런 생각이 발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성과가 나오지 않으면 '내가 왜 고생을 사서 하고 있지?', '나 보다 잘하는 사람이 너무 많아. 못 이길 것 같아.', '에이, 해보니까 안되잖아.'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쉽게 지치고, 방황하고, 놓게 되는 것이다.
반면 내면의 소리를 따라 시작했다면 어떨까? 남들이 앞서나가더라도 잠깐 흔들릴 뿐 금방 페이스를 되찾게 된다. 내가 글쓰기 강사가 되겠다고 마음먹게 된 건 어떤 책임감 때문이었다. 나 같은 사람을 도와 인생을 살맛 나게 해주고 싶었다. 맞지 않는 회사나 일에 억지로 끼워 맞추느라 자신을 서서히 잃어가는 사람들 말이다. 직장을 다니면서 뭐든 억지로 하면 오래 못 간다는 진리를 깨달았다. 성장에 한계가 오고,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잃게 되는 것이다. 자신을 바꾸기보다 있는 그대로의 내 기질이 강점이 되는 곳, 잠재력이 뿜어져 나오는 곳으로 가야 한다. 비단 내 생각만은 아니다. 나의 퇴사 소식이 사내에 퍼지자 생각지도 못한 사람들이 메신저를 보내왔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일에 열정과 진심을 다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회사라는 전쟁터에서 먹잇감이 된 것이다. 투철한 직업 정신은 점점 냉소와 이기심으로 변질되었다. 살아남기 위한 태세전환이었지만 ‘나 아닌 나’를 보며 혼란만 가중되었다. 타고난 에너지를 억누르고 반대로 사니까 또 불행해지는 것이다.
안타까웠다. 제각기 빛나던 모습은 희미해지고, 공장에서 찍어내는 로봇처럼 밋밋하게 만들어 버리는 환경이, 마약 같은 월급과 소속감 때문에 알면서도 벗어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들의 얼굴에서 내가 보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내가 먼저 뛰어들어 이런 길도 있다고, 생각보다 큰 일나지 않는다고, 회사 밖에서 돈 버는 방법은 참 많다고, 경험과 노하우를 알려주고 싶었다. 원하는 일을 하며 돈을 버는데 무기가 되는 것은 ‘글쓰기’였다. SNS 콘텐츠로 자신을 브랜딩 하고, 마음을 훔치는 스토리로 마케팅하고, 세일즈로 이어지게 하려면 결국 글쓰기가 바탕이 되어야 했다. 글쓰기가 다른 일보다 조금 더 좋고, 수월하기도 했다.
모두가 자신에게 맞는 환경에서 잠재력을 발휘하며 행복한 부자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여하고 싶다. 나로 인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큼 충만한 인생이 있을까. 목표로 가는 과정이 행복해야지만 나중에 큰돈을 벌어도 허무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뻔한 말이지만 초심을 기억하면 당장의 팔로워 수, 조회 수, 수입 같은 숫자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
4. 일단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풀어주기
핵심은 감정을 억누르거나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앞서 말한 3가지 요령은 감정이 추스러지고난 뒤에 먹힌다. 실패를 맛본 순간은 허탈하고, 분하고, 괴로운 감정이 소용돌이친다. 의욕 잃은 나를 억지로 붙들고 앉아본들 능률이 오를 턱이 있나. 나는 네이버 인플루언서에 떨어졌을 때 소파에 벌러덩 드러누워 버렸다.
‘이번엔 반드시 될 줄 알았는데 어떻게 또 한 달을 블로그에 쏟아붓지?’
‘타이틀을 갖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계획이 틀어졌잖아.’
‘남들이 말하는 정답대로 했는데 왜 안되지?’
‘원인을 도무지 모르겠는데 무엇을 어떻게 더 개선하지?’
소란스러운 마음은 1~2시간이 지나도 잦아들지 않았다.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해 아무 일도 손에 잡히지 않았다. 여태껏 정해진 루틴을 성실히 따르느라 내게 엄격한 상사처럼 굴었다. 잠시라도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풀어줄 필요가 있어 보였다. 의식의 흐름대로 TV를 켜고, 여행 프로그램을 보며 유럽 마을 곳곳을 실컷 구경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나자마자 입꼬리가 축 처지고, 무표정 해지는 감각이 느껴졌다. 집에 있다가 우울감에 질식 돼버릴 것만 같아 벌떡 일어났다. 어디로 가볼까? 도보 10분 거리에 바다가 있는 곳에 산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아무렇게나 걸쳐 입고 나간다. 탁 트인 바다 위로 층층이 다르게 푸른 하늘, 뭉게구름이 유유히 흘러가고 있다. 영화관에서 가장 좋은 좌석을 찾듯 모래사장 정중앙 벤치에 자리 잡았다.
시선이 내게서 타인으로 옮겨간다. 바닥에 코를 박고 있는 강아지가 충분히 즐길 때까지 잠자코 기다려주는 주인, 맨발로 가슬하고도 촉촉한 모래 위를 저벅저벅 걸어가는 할아버지, 무릎까지 바지를 걷고 밀물과 썰물을 바라보고 서있는 중년 여자. 이곳에서 만큼은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듯하다. 한 걸음 떨어진 벤치에서 모녀의 대화가 들려왔다.
“요즘 어때? 살만해?”
딸이 엄마에게 물었다. 어쩐지 위안되는 한 마디. 수십 번 곱씹느라 뒷 이야기는 기억조차 나지 않는다. 누구에게나 복잡한 일상과 고충이 있음을 다시금 일깨워주는 말이었다.
‘나만 힘든 게 아니네, 사람 사는 거 다 똑같구나.’
‘슬픔을 치유하는 더 큰 슬픔의 힘’이 어떤 의미인지 이제는 알 것 같다. 한결 차분해진 마음으로 돌아와 일찍 잠에 들었다. 다음 날부터 평소대로 루틴을 이어나갈 수 있었다. 실패와 직면한 날에는 잠깐 쉼표를 찍고, 자신을 풀어주는 시간을 갖자. 내 마음이 흐르는 대로, 내 몸이 향하는 곳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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