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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울 Oct 21. 2024

미치겠다. 정신이 없다.
그럼에도 깨부.

우리 부부가 서로를 응원하는 방법.

우리 집에서 제일 많이 쓰는 단어 두 가지는 무한도전과 깨부. 

그니까 그 두 단어는 요즘 우리 집을 대표하는 단어라는 이야기 아닐까.




무도키즈인 저희 부부에게는, 특히 남편에게는 무한도전이 인생에 주는 의미가 커요. 그런 면에서 저희는 매일 아침잠을 깨우는 동안 웨이브에서 무한도전 몰아보기를 하는 게 올해 후반기의 루틴이 되었습니다. 아침마다 새로워지는 에피소드들을 보고 있자면, 그들의 문제해결 방식들을 슬쩍 엿볼 수 있는데, 어릴 땐 몰랐던 것들이 새롭게 보이면서 또 다른 감동을 받고 깨달음을 얻고 있어요. 그리고 참 그게 희한하게도 지금 저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실마리가 되어주기도 합니다. 


현재 저희 집은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어요. 이전의 삶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내가고 있는 중이거든요. 매일 도전하는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매일 변수와 혼란, 장애물들과 맞서 싸우는 삶을 살고 있다는 이야기와도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실제로 매일 그 크기가 다양한 시련과 고난을 마주치고 있습니다. 둘 중 하나가 지쳐 펄럭이고 있을 때, 그나마 덜 힘든 하나가 지나가며 얘기해 줍니다. 


깨부!


깨부는 깨지고 부서져라.라는 뜻이고요, 그렇게 되면 언젠가 더 단단해진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고난이 오면 아 인생이 이게 뭘까 나에게 갑자기 이런 시련이. 그런 말보다는 깨부! 한마디 내뱉고 나면 갑자기 기분이 좋아지면서, 왠지 모를 전투력이 상승하는 거예요. 원래대로라면 축 쳐져서 그냥 계속 슬픔의 소용돌이에 스스로를 가뒀겠지만은, "깨부" 한 단어에 "야, 네가 날 못하게 막아? 그렇게 안 놔두겠어. 내가 널 이겨내고 계속해나가겠어" 같은 마음이 들어서 더 몰아붙이게 되는 것이랍니다. 저희 부부는 둘 다 F(MBTI)지만은, 이럴 땐 잠깐 T가 되어보기로 합니다. 단호하게 슬픔을 끊어내고 열심히 몰아붙여보는 것이지요. 혼자 깨부가 안된다면 상대에게 가서 이야기해보고 깨부에너지를 얻어옵니다. 이게 저희 부부가 서로를 응원하는 방식 이에요. 


이 깨부의 빈도가 꽤 여유롭였었는데 말이지요, 딱 지난주 화요일부터 갑자기 일이 몰아치기 시작하더니 제가 무슨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없는 수준까지 와버렸어요. 저는 저 스스로에게 엄청나게 통제적인 사람이라, 이 지경까지 왔다는 것은 제가 엉망진창이 되어있단 말이고, 실제로 그렇게 작업실을 둘러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정말 말 그대로 엉망진창이더라고요. (다음에 제가 다 치우고 보여줄 수 있을 때 작업실 비포 앤 애프터를 가져와보겠습니다. ㅋㅋㅋㅋ) 너무 놀라서 사진을 찍은 다음에 정신 차리고 내가 지금 왜 이렇게까지 되었는지 생각해 보기로 했습니다. 그러고 또 얼마 전에 쓴 브런치 글이 하나 떠오르더라고요. 뱅울이? 바쁘잖아. 이 글이요. 진짜 지금 마음이 너무 바빠요. 여유가 하나도 없어서 오로록오로록 하는 중입니다. 마음이 오로록대면 원래는 아무것도 못하고 벙-해가지고 손에 잡히는 것 하나 없이 마감기한에 쫓겨 제가 주도권을 잡지 못하는 생활을 하게 되거든요. 그러다가 몇 가지는 포기해버리고 마는 사태가 일어났었는데. 희한하게 이번에는 깨부가 저를 살렸습니다. 진짜로 이번 브런치는 욕심이란 것을 인정하고 몇 가지 프로젝트를 포기하는 마음을 먹기까지의 이야기를 써보려고 했는데, 깨부!!!! 외치자마자 아? 내가 이거 아직 10월밖에 안되었는데 벌써 포기하면 이 사태에 지는 거 아녀? 좀 더 해보자.라는 마음이 들었고 그래서 그냥 동시에 진행되는 여러 프로젝트들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배치할 수 있는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지난번처럼 카페 체험단을 와서 브런치북 발행이 완료되면은 스케줄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이럴 때 잠 좀 줄여서 해보려고 평소에 잘 잤던 것이라 생각하며, 좀 더 부지런하게 동동거려보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악! 마음을 먹었네요.. 앗... 욕심을 또 냈네요... 그래도 참 다행입니다. 이 브런치북은 욕심내는 이야기를 적는 곳이라 제 욕심을 숨기지 않고 다 내뱉을 수 있다는 것도 좋은 것 같아요. 암튼, 이번주는 스케줄을 짜서 쪼각쪼각난 시간들을 모아 제가 시간을 컨트롤할 수 있는 생활을 한번 살아보겠습니다. 다음 주에는 어땠는지 결국 포기하게 되었는지(ㅎ) 아니면은 더 효과적이었는지를 가지고 브런치에 찾아와 보도록 할게요. 오늘도 가득 욕심을 내며 일주일이 시작됩니다! 무사히 다음 주에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도 제 욕심을 구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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