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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뱅울 Oct 28. 2024

우리만 아는 시간들을 세우자.

촘촘하게 빼곡하게

 지난주는 그 이전에 벌여놓은 일들 덕분에 하루종일 진짜 말 그대로 밥 먹고 자는 시간 제외하고는 작업실에서 보냈습니다. 그런 저와 같이, 남편도 밥 먹고 잠에 드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부 공부방에서 시간을 보낸 일주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보냈던 날들이 지나고, 조금 여유로운 일요일에 서로를 바라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린 멋진 일주일을 보냈구나.





 오늘은 욕심이라기보다는 저와 남편을 다독이는 글을 써보고 싶어 졌습니다.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던 지난 며칠이 꽤 고통스러웠거든요. 많이 지쳤고요. 그러다가도 언젠가 갑자기 방문을 동시에 열고 나와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힘이 되더라고요. 왠지 뭉클하기도 하고요. 각자의 방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해내야 할 것들 사이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었던 것 같았거든요. 

 지난주의 이런 순간들이 쌓이고 나니 이런 시간들이 모여서 결국 우리를 목적지까지 안내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까 자꾸 시간을 세우고 싶어 지더라고요. 노력했던 시간들을 모아서 위로 세우면 원하는 곳에 다다르지 않을까. 보다 안전하게 세우기 위해서 좀 더 촘촘하고 빼곡하게 만들어야겠지.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좀 덜 억울하더라고요. 이렇게 우리가 각자의 방에서 시간, 해야 할 것, 자기 자신 이렇게 셋이서 싸우고 있는 그 갑갑한 시간들이 모여 결국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가 줄 것이라는 왠지 모를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힘을 내어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었어요. 아마도 이런 일주일들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 같아서 조금 두렵고 걱정되지만, 그래도 여름은 지났고. 그 사이에 빼곡하게 촘촘하게 모일 시간들을 상상하며 오늘도 읏챠-! 합니다. 얼마 전의 깨부가 또 떠오르는 순간이네요. 


 최근에 새로 생긴 루틴은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월요일에 카페 체험단을 와서 브런치를 쓰며 일주일을 시작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니까 브런치를 쓰는 걸 잊지 않기도 하고, 카페 와서 새로운 공간에서 기분전환도 해보고 그래서 일주일을 좀 더 즐겁게 시작할 수 있겠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체험단을 와서 글을 쓰는 중입니다. 다만 오늘은 제 든든한 친구인 남편이 함께 왔어요. 우리에게 요즘 벌어지는 일들이 많이 지치고 힘들 수 있겠지만 끝까지 서로를 보며 견뎌낼 수 있기를. 방에 틀어박혀 버텨내는 시간들이 결국 우리를 반짝이게 만들어줄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해 볼게요! 다음 주에는 좀 더 희망찬? 아니지. 좀 더 빼곡해진 제가 되어 글을 남겨보겠습니다. 미래의 내가 보고 고마워할 수 있도록(?) ㅋㅋㅋ (야 니가 잘 살고 있는 건 지금 내가 힘들게 산 덕분이라는 걸 잊지 말아 다오. ) 말이지요.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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