촘촘하게 빼곡하게
지난주는 그 이전에 벌여놓은 일들 덕분에 하루종일 진짜 말 그대로 밥 먹고 자는 시간 제외하고는 작업실에서 보냈습니다. 그런 저와 같이, 남편도 밥 먹고 잠에 드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전부 공부방에서 시간을 보낸 일주일이었습니다. 그렇게 치열하게 각자의 방에 틀어박혀 보냈던 날들이 지나고, 조금 여유로운 일요일에 서로를 바라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우린 참 멋진 일주일을 보냈구나.
오늘은 욕심이라기보다는 저와 남편을 다독이는 글을 써보고 싶어 졌습니다.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던 지난 며칠이 꽤 고통스러웠거든요. 많이 지쳤고요. 그러다가도 언젠가 갑자기 방문을 동시에 열고 나와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많은 힘이 되더라고요. 왠지 뭉클하기도 하고요. 각자의 방에서 흘러가는 시간과 해내야 할 것들 사이에서 열심히 싸우고 있었던 것 같았거든요.
지난주의 이런 순간들이 쌓이고 나니 이런 시간들이 모여서 결국 우리를 목적지까지 안내해 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러고 보니까 자꾸 시간을 세우고 싶어 지더라고요. 노력했던 시간들을 모아서 위로 세우면 원하는 곳에 다다르지 않을까. 보다 안전하게 세우기 위해서 좀 더 촘촘하고 빼곡하게 만들어야겠지. 싶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까, 좀 덜 억울하더라고요. 이렇게 우리가 각자의 방에서 시간, 해야 할 것, 자기 자신 이렇게 셋이서 싸우고 있는 그 갑갑한 시간들이 모여 결국 우리를 어디론가 데려가 줄 것이라는 왠지 모를 믿음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힘을 내어 새로운 한 주를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었어요. 아마도 이런 일주일들이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 같아서 조금 두렵고 걱정되지만, 그래도 여름은 지났고. 그 사이에 빼곡하게 촘촘하게 모일 시간들을 상상하며 오늘도 읏챠-! 합니다. 얼마 전의 깨부가 또 떠오르는 순간이네요.
최근에 새로 생긴 루틴은 일주일에 한 번. 매주 월요일에 카페 체험단을 와서 브런치를 쓰며 일주일을 시작하는 거예요. 이렇게 하니까 브런치를 쓰는 걸 잊지 않기도 하고, 카페 와서 새로운 공간에서 기분전환도 해보고 그래서 일주일을 좀 더 즐겁게 시작할 수 있겠더라고요. 사실 지금도 체험단을 와서 글을 쓰는 중입니다. 다만 오늘은 제 든든한 친구인 남편이 함께 왔어요. 우리에게 요즘 벌어지는 일들이 많이 지치고 힘들 수 있겠지만 끝까지 서로를 보며 견뎌낼 수 있기를. 방에 틀어박혀 버텨내는 시간들이 결국 우리를 반짝이게 만들어줄 수 있기를 온 마음으로 빌어봅니다.
오늘은 이 정도로 마무리해 볼게요! 다음 주에는 좀 더 희망찬? 아니지. 좀 더 빼곡해진 제가 되어 글을 남겨보겠습니다. 미래의 내가 보고 고마워할 수 있도록(?) ㅋㅋㅋ (야 니가 잘 살고 있는 건 지금 내가 힘들게 산 덕분이라는 걸 잊지 말아 다오. ) 말이지요.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