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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채원 Jul 31. 2021

시어머니와의 생각 교환일기(12) '오르막과 내리막'

열두 번째 이야기, 삶이 계단이라면 오르막이 힘들까, 내리막이 힘들까?


시어머니 명희가 생각하는 오르막과 내리막



오르막도 어렵고

내리막도 어려운

삶의 계단...


소녀시절 나는 계단이라는 것이 없었던 것 같다. 고성능 승강기로 오르락내리락했었다.

결혼을 하고서 삶의 계단을 46년째 오르고 있다. 그래도 오르는 방법을 터득해서 다양한 방법으로 오르고 있는 나. 계단에 앉아서 책도 보고, 인생에 계단에 앉아서 글도 쓰면서 천천히 안전하게 오르고 있다. 연륜이 가져다준 여유다. 인생의 계단은 나 자신을 더 강하게 해주는 채찍이었다.

아- 숨쉬기 조차 힘들어하면서 올랐던 그때를 회상하면서


"잘 올라왔어"

나 자신에게 칭찬을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하지 않나...


내려가는 나의 삶의 계단은

나의 사랑하는 남편과 나의 사랑하는 아들과 딸들과 나의 가족이 된 사위와 며누리가, 시절 인연으로 만난 손자와 손녀가 고성능 승강기를 설치(?) 해 주어서 걱정이 전무후무다. ㅋㅋㅋ

오늘도 나는 인생의 계단을 슬기롭게 오르고 있다. 내려오는 계단은 걱정을 접어 두고서...


7월 30일

7시 25분 A.M

명희


시어머니 명희의 글 원본





며느리 채원이 생각하는 오르막과 내리막



 스쳐 지나가는 질문으로 생각했을 때는 당연히, 한사코 내리막이 힘들거라 생각했다. 단순히 등산에 비유하여 이야기하더라도 숨차는 오르막이 힘들 것 같지만 내리막은 무릎에 무리를 주고 온 몸에 타격을 준다. 되어보지도 않은 어머어마하게 부를 쌓은 사람이나 톱스타를 생각하고 그 사람들이 계단을 터덜터덜 걸어 내려오는 모습을 상상했다. 하지만 조금만 다르게 생각하면 어느 순간이든지 참 사람 차이다. 어떤 높은 곳에 있던 사람이라도 씩씩하게 자신이 내려 올 '때'를 알고 필요한 다른 자리를 찾아내고, 누군가에게는 '오르다?'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자리를 내어주면서도 온갖 슬픔과 좌절이 뒤섞이기도 하니까.


예술가에게는 내리막과 바닥이 있어야 그 이야기를 하는 작품이 탄생하고, 그것으로 누군가를 또 위로한다.


최근 자주 듣는 <악동뮤지션의 낙하>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작사에 대해 멤버 찬혁은 '낙하'라는 말이 단순히 가진 그 의미가 아니라, 바닥으로 계속해서 떨어지다 보면 지구 반대편으로 가 우리는 날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단다. 이만한 위로가 있을까. 끝없는 내리막도 없고, 쉼 없는 오르막도 없다.


사실 길지 않은 나의 삶을 표현할 때 개인적으로는 '오르막과 내리막'이라고 생각되는 지점이 없다. 그래서 쉽게 이야기할 수도 있지만- 오르막이든 내리막이든 의지 할 수 있는 사람, 혹은 나를 위로할 반려견, 묘가 있다면 혹은 그 이상의 무엇이 있고 나를 나눌 수 있다면 우리는 어디든지 오르고 어디든지 기꺼이 내려갔다 올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어디에 있어도 내 손을 잡으면 하늘을 나는 정도, 그 이상도 느낄 수 있을 거야.



말했잖아 언젠가

이런 날이 온다면

난 널 혼자

내버려 두지 않을 거라고


죄다 낭떠러지야, 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플지도 모르지만


내 손을 잡으면

하늘을 나는 정도

그 이상도 느낄 수 있을 거야


눈 딱 감고 낙하- 하-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눈 딱 감고 낙하- 하-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초토화된 곳이든

뜨거운 불구덩이든

말했잖아 언젠가 그런 날에

나는 널 떠나지 않겠다고


죄다 낭떠러지야, 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아플지도 모르지만


내 눈을 본다면

밤하늘의 별이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거야


셋 하면 뛰어 낙하- 하-

핫 둘셋 숨 딱 참고 낙하

셋 하면 뛰어 낙하- 하-

핫 둘셋 숨 딱 참고 낙하


Ooh show how we love

보여주자 웃을 준비를 끝낸 그들에게

아무것도 우리를 망가뜨리지 못해


눈 딱 감고 낙하- 하-

믿어 날 눈 딱 감고 낙하

셋 하면 뛰어 낙하- 하-

핫 둘셋 숨 딱 참고 낙하

- 악동뮤지션 <낙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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