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은 올갱이를 까고 있었지

여름밤의 추억

by 푸른산책

딱 지금쯤이었던 것 같다.

어린시절, 아빠가 올갱이를 잡아오셨던 그 시간 말이다.

직접 잡아오셨는지, 아니면 사오셨는지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온가족이 둘러앉아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올갱이산을 헤집던 순간이 생생하다.


한쪽은 바늘로, 다른 한쪽은 이쑤시개로

올갱이를 돌돌 돌려가며 잘익은 속을 꺼냈다.


쪽, 쪽, 쪽.

껍질 안에 있는 국물을 쪽쪽 빨아 먹었던

그 짭짤하면서고 고소한 맛은

지금도 입안에 선하다.


요즘은 다 껍질에서 꺼낸 올갱이만 팔지만,

그때는 직접 잡아와서 먹는집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어떤 특별한 음식이 없더라도,특별한 날이 아니었지만

온 가족이 둘러앉아 웃고 떠들던 그 시간은

내게는 지금도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때는 내가 어렸지만, 막내도 있었고,

올갱이를 다 까고 나면 그 상을 물리고

시원한 마룻바닥에 누워 아빠의 팔베게를 했다.

TV를 보며, 아빠의 따뜻한 체온을 느끼던 기억이 난다.


그래.

아빠가 팔베개를 해주셨었구나.

그랬구나.


오늘도 어린 시절의 아빠의 사랑,

작은 기억의 조각 하나를 발견했다.



#별별챌린지 #글로성장연구소 #올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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