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말이 없고, 그래서 조용히 쌓인다.
나는 어느 날,
누군가의 손에 의해 쓰레기봉투 속으로 들어갔다.
말은 없었다.
이름도 부르지 않았다.
그 손은 무심했지만
그 속엔 분명히
정리와 정돈이라는 의지가 들어 있었다.
나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은 것,
즉 사라져야 할 무언가가 되었다.
봉투 안에는
종이조각들, 부러진 펜,
말라붙은 찰흙, 낙서된 노트,
그리고 나처럼 무게만 있는 이름 없는 잔존물들이 함께 있었다.
우리는 서로를 보지 않았지만,
그 안의 모든 것들이
한때 누군가의 삶 속을 지나온 것들이라는 사실만은
묘하게 서로를 통하게 만들었다.
그 후,
우리는 트럭 위로 옮겨졌다.
철제 통 안,
덜컹이는 바퀴와 쇠의 떨림,
위로부터 계속 실려오는 다른 봉투들.
나는 거기에서
처음으로 ‘쌓인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했다.
쌓인다는 것은
무게가 더해지는 일만은 아니었다.
그것은
침묵이 겹쳐지는 일,
그리고 말을 잃은 존재들이 어깨를 맞대는 일이었다.
우리는 모두 말이 없었고,
그래서 그 누구의 이야기도 방해하지 않았다.
말이 없다는 건
포기라기보다,
공존을 위한 유일한 언어처럼 느껴졌다.
트럭은 마을을 돌며
하나씩, 하나씩
누군가의 과거를 수거해 갔다.
그건 고철이나 쓰레기, 폐품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지만
그 안에는
버려졌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 채,
조용히 감각을 접어넣은 존재들이 숨어 있었다.
나는 그들과 함께
덜컹이며 흔들렸다.
누구도 소리 내지 않았고,
누구도 기억을 주장하지 않았다.
나는 내 옆에 부딪히는 깨진 컵의 감촉을 느꼈고,
그 아래 깔려 있는 낡은 인형의 머리카락을 느꼈으며,
내 위에 얹힌 노트의 표지를 따라
햇빛 한 줄기가 스치고 간 것을 느꼈다.
그 모든 것이
어쩌면 세상의 가장 조용한 방식으로
존재를 견디는 자세 같았다.
나는 돌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수많은 잊힌 것들과 함께 쌓여 있는 돌이었다.
그 사실이
슬프지 않았다.
오히려,
말이 없는 존재들끼리 공유하는 시간의 무게는
기묘하게 나를 평화롭게 했다.
우리는 말이 없고,
그래서 누구도 서로를 밀어내지 않았다.
우리는 쌓이고 있었고,
그 쌓임은
세상이 잠시 잊고 있던
작고 오래된 마음들을 품고 있었다.
나는 트럭의 흔들림 속에서
조금씩 잠이 들었다.
누군가에게선 떠났지만,
어쩌면 또 다른 어딘가를 향해 가고 있을지 모른다는
그 이유 없는 기대와 함께.
당신은 지금, 어떤 기억 속의 트럭에 실려 있나요?
그 조용히 쌓인 것들 안에, 한때의 당신도 머물러 있지는 않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