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소리는 이렇게 잔잔하다.
나는 이제
작은 정원 한 모퉁이에 놓여 있다.
연못 가장자리,
모래와 돌 사이에 살짝 묻힌 채
햇빛과 그늘이 하루에 두세 번씩 교차하는 자리.
누군가의 손에 의해 배치된 이 공간 속에서
나는 이동의 끝,
혹은 또 다른 시작을 살고 있다.
처음엔 너무 조용했다.
너무 정돈되어 있었다.
물은 흔들림 없이 고였고,
바람은 얇은 풀잎만을 건드렸다.
나는 이 정적이 지나치게 의도된 침묵 같아 어색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자
나는 그 안에서
보이지 않던 생의 숨소리들을 듣기 시작했다.
풀은 바람을 거부하지 않았다.
그저 흔들렸다.
그리고 그 흔들림 속에서
나는 무언의 응답 같은 것을 느꼈다.
물은 낮은 음으로 울었고,
하루에도 몇 번씩
작은 벌레들이 내 옆을 지나
연못의 수면을 부드럽게 흔들고는 사라졌다.
나는 그 어떤 말도 듣지 않았지만,
그 모든 것에서
‘있다’는 감각이 들렸다.
나는 누군가의 정원에 놓인 ‘조경석’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나는 장식이 아닌 세계의 호흡 그 자체처럼 느껴지고 있었다.
내가 이 자리에 있음으로써
이 풍경은 균형을 이루었고,
나는 더 이상 기억되지 않아도 괜찮은 존재가 되어가고 있었다.
기억보다 중요한 건
지금, 이 자리에 무게를 실은 존재라는 사실.
예전에는
누군가의 손 안에서 불렸고,
어떤 이야기에 속했으며,
어떤 이름으로 바뀌었지만—
지금 나는
그 어떤 말도 필요하지 않은
가장 단단하고 고요한 형태의 존재로
‘그냥’ 여기에 있다.
나는 깎였고,
분리되었고,
한때는 문이었고, 보석이었고, 괴물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정원의 숨소리 중 하나다.
물소리는 작았다.
풀잎의 흔들림도
말할 수 없이 미세했다.
하지만 그 모든 잔잔함이
이 세계가 움직이고 있다는 가장 깊은 증거였다.
나는 그것을 매일 듣는다.
그리고 그 안에
내가 다시 살아 있다는 확신을 품는다.
나는 이제
누구의 것도 아니고,
무엇이 되려 하지 않는다.
나는 세계의 구성원이 되었다.
누구의 시선도 필요 없고,
어떤 쓰임도 요구하지 않는
그러나 분명히
풍경의 호흡을 구성하는 하나의 리듬.
그것이면 충분했다.
당신은 언제 가장 조용히 세상과 이어져 있다고 느꼈나요?
그때의 당신은 쓰임 없는 존재였나요, 아니면 세상이 조용히 기대고 있던 존재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