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만간 이 달 안에 '글쓰기로 독립해서 먹고 사는 방법'에 관한 책이 출간된다. 어느덧 회사에서 떠나 '글쓰기'로 독립해서 사는 입장에서, 나의 모든 영업비밀을 공개해보기로 한 책이다. 애초에는 독립을 꿈꾸는 주변 사람들을 위해 쓰기 시작한 사적 매뉴얼인데, 쓰다보니 책 한 권 분량이 되어, 에라이 모르겠다, 하고 출간 계약까지 해버렸다. 살다보니, 비밀이라는 건 널리 공유될수록 더 가치가 있어지는 것 같기도 해서다(부제만 살짝 공개해보면 <쓰는 사람에게는 믿는 구석 하나가 더 있다>이다).
비밀을 나혼자 꽁꽁 품고 살면, 안전하고 나의 이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밀을 풀기 시작하면, 더 가치 있는 삶이 펼쳐지는 것 같다. 나만의 비밀인 줄 믿었던 게 알고 보니, 나만의 비밀이 아니라 모두의 진실이라는 걸 깨닫는 경험도 숱하게 했다. 내가 준 비밀 대신 더 값진 상대의 비밀을 얻기도 했다. 사람은 그렇게 나누며 살도록 운명지어져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책에서는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다 풀어놓았지만, 내가 가장 먼저 하고 싶었던 말은 '회사'에서 먹고사는 것과 '독립'해서 먹고사는 일의 차이였다. 그 차이는 '회사 다닐 때는 소속으로 먹고 살지만, 독립하면 관계로 먹고산다.'라는 것이다. 이 명제는 내가 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하게 잡고 있는 중심이다. 회사 바깥의 인간을 먹여 살리는 건 더 이상 소속도 아니고, 능력만도 아니고, 운만도 아니고, "관계"라는 것이 나의 믿음이다.
말하자면, 이 책은 '글써서 관계로 먹고 살기'를 이야기한 책이다. 나는 가능한 한 명쾌한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이것저것 다 하면 좋다가 아니라, 딱 '하나'만 강조해야만, 확실하게 쓸모있는 이야기가 각인될 거라 믿었다. 사실, 나는 이런 류의 '지침서'를 쓴 적은 없다. 그것은 내 글쓰기 스타일에도 맞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은 그야말로 나의 조언을 바라는 나의 진짜 지인을 생각하며 쓴 책이기에, 그 정도의 명료함을 일부러 담았다.
회사 다니며 잘 사는 것도 좋지만, 독립하기로 마음 먹은 사람들이, 이 망망대해에서, 나와 같은 불안을 껴안고도 잘 살았으면 좋겠다. 꿋꿋하게 자기 삶 하나를 만들 줄 아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게, 사회적으로도 꽤나 득이라고 생각한다. 모두가 남 밑에서 일하는 것만이 최선의 사회는 아니다. 오히려 저마다 독립된 힘과 마음을 가지고 서로의 '관계'에 기대어 먹고 살 수 있는 사회라면, 어쩐지 더 좋은 사회일 거라 생각한다.
그런 삶과 사회로 향하는 길목에서, 이 책이 적절한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라본다. '글쓰기로 독립해서 먹고 살기'에 관해 내가 아는 모든 걸 담았다. 글써서 먹고 살고자 하는 모든 분들이 모르는 척 하면서 '몰래' 있는 책 정도 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