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안식이 무엇인지 돌아보게 해주는 크리스천 동화
해가 쨍쨍 내리쬐는 어느 봄날.
한 농부가 땀을 뻘뻘 흘리며 일을 하고 있었어요.
농부는 소 위에 멍에를 올리고 커다란 밭을 갈고 있었어요.
“아니, 이 놈의 소가 왜 이렇게 일을 천천히 해. 빨리 하자. 빨리! 할 일이 너무 많다.”
“음머!”
농부와 소는 몇 주째 쉬지 않고 있을 하고 있어요.
평일에도 일을 하고, 주일에도 일을 하고 있어요.
농부도 지쳐 있지만, 소도 많이 지쳐 있어요.
농부는 왜 이렇게 쉬지도 않고 일을 하고 있을까요?
농부에게는 고민이 하나 있었어요.
그 고민은 바로 자신에게 아무런 고민이 없다는 사실이 고민이었어요.
“이상하다. 왜 나는 고민이 없지? 사람이 고민이 없을 리가 없는데.”
농부는 하루 종일 자신이 왜 고민이 없는지 고민하며 지냈어요.
“고민이 있어야 하는데. 고민이 없으니까 너무 너무 불안해.”
농부는 고민이 없는 것이 너무 불안해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어요.
농부는 매일 불안한 마음에 소를 몰고, 밭을 갈았어요.
하지만, 불안한 마음은 없어지지 않았어요. 오히려 더 불안해졌어요.
“매일 이렇게 밭만 갈아도 되나? 뭘 더 해야 할 것 같은데.”
농부는 불안한 마음에 밭을 더 열심히 갈았어요.
기진맥진해진 농부는 어쩔 수 없이 나무 그늘 아래서 쉬었어요.
“잠깐만 쉬고 빨리 일해야겠어.”
그 덕분에 소도 잠시 쉴 수 있었어요.
그때 농부의 옆으로 한 사람이 다가왔어요.
“저기 목이 좀 말라서 그러는데, 그 물을 좀 나눠주실 수 있으신가요?”
“그러시오.”
농부는 나그네에게 물을 나눠 주었어요.
맛있게 물을 먹은 나그네는 농부에게 말을 걸었어요.
“아주 무거운 멍에를 메고 있군요.”
“뭐라고요?”
“아주 무거운 멍에를 메고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아~ 저 소요? 뭐 밭을 갈려면 저 정도 멍에는 메야하지 않겠습니까? 뭐 보기보다는 그렇게 무겁지는 않습니다.”
“허허허 소 말고, 선생님이 메고 계신 멍에를 말씀드린 것입니다.”
“예? 제가 멍에를 메고 있다고요?”
농부는 고개를 돌리고는 조용히 말했어요.
“이 사람이 미쳤나? 무슨 얘기를 하는 거야?”
하지만 나그네가 이 이야기를 듣고 말았어요.
“제가 미친 사람 같죠?”
“들었소? 뭐, 물 얻어먹고 이상한 말을 하니 한 소리요. 미안하오.”
“뭐, 저에게 미안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멍에를 메고 계신 선생님이 힘드시지요. 원하시면 보여드릴 수도 있습니다.”
농부는 어이가 없다는 듯 웃기 시작했어요.
“ㅋㅋㅋ 아니 오랜만에 어이없는 소리를 들으니 웃음이 다 나오는 구려. 그럽시다. 내가 얼마나 큰 멍에를 메고 있는지 한번 봅시다.”
“좋습니다. 시원한 물도 주셨으니, 제가 물 값은 해야지요. 제가 선생님의 멍에를 보여 드리겠습니다.”
나그네는 보따리에서 책 한 권 꺼냈어요.
그리고 책을 펴서 읽기 시작했어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은 다 내게로 오너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겠다. 아멘 아멘 할렐루야!!!”
나그네가 신비한 책을 펴서 읽자, 그동안 보이지 않던 농부의 커다랗고 시커먼 멍에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농부의 멍에는 소의 멍에보다 10배는 크고, 무거웠어요. 농부는 자신의 멍에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어! 이게 뭐야? 당신 나한테 무슨 짓을 한 거야? 도대체 이게 뭐냐고?”
농부는 놀라서 나그네에게 소리를 질렀어요.
“선생님, 제가 한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선생님이 보지 못하고 있던 것을 그저 보게 했을 뿐입니다. 그 멍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선생님의 어깨에 있던 것입니다.”
농부는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자신이 왜 그토록 힘들고, 불안했는지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어요.
농부는 나그네에게 무릎을 꿇고 말했어요.
“어떻게 하면 제가 이 커다란 멍에를 벗을 수 있습니까?”
“단 한가지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당신을 사랑하는 분의 멍에를 메야합니다.”
“다른 멍에를 맨다고요. 저는 멍에를 메고 싶지 않습니다.”
“멍에를 메지 않을 방법은 없습니다. 선생님이 스스로 만든 멍에를 매던지, 사랑하는 분의 멍에를 매던지 둘 중에 하나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사랑하는 분의 멍에를 맬 수 있습니까? 그분은 어디에서 만날 수 있습니까?”
나그네가 농부를 보면 말했어요.
“선생님은 정말 당신을 사랑하는 분의 멍에를 매고 싶으십니까?”
“그분의 멍에가 더 가볍다면 그렇게 하고 싶습니다.”
“그분의 멍에는 편하고, 가볍습니다.”
“그렇다면 그분의 멍에를 메고 싶습니다.”
나그네는 일어나서 소에게로 다가갔어요.
“선생님, 그분의 멍에를 메고 싶으시다면, 먼저 이 소의 멍에를 벗겨 주십시오. 그리고 이 소에게 물과 먹을 것을 주고, 나무 그늘에서 쉬게 해 주십시오.”
“예? 아니 제 멍에를 벗겨 달라고 부탁드린 것이지, 소의 멍에를 벗겨 달라는 말씀이 아니었습니다. 소는 이제 일을 해야 합니다.”
“맞습니다. 선생님의 멍에를 벗겨 드리려고 하는 것입니다.”
“아니, 이제 해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빨리 밭을 갈아도 오늘 할 일을 다 못하는데, 소의 멍에를 벗기고 쉬게 하라고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건 아니에요.”
농부는 불안해하며, 나그네의 말을 듣지 않았어요.
“그렇다면, 제가 해드릴 수 있는 것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그냥 가던 길을 가도록 하겠습니다.”
“아니, 잠깐요. 그냥 가시면 어떻게 합니까? 알았습니다. 알았어요. 하지만 잠깐입니다.”
농부는 소에게 다가가 소의 멍에를 벗겨주고, 나무 그늘에서 쉬게 했어요.
“원하시는 대로 했습니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나그네는 보따리에서 책을 꺼냈어요.
“자 이제 편안하게 앉아서 이 책을 읽어보십시오. 이 책은 사랑하는 분이 당신을 위해서 주신 책입니다. 이 책에 멍에를 벗는 방법이 나와 있습니다.”
“정말입니까? 어서 주세요. 어서요.”
농부는 나그네에게 책을 건네받아 읽었어요.
“나는 마음이 온유하고 겸손하니, 내 멍에를 메고 나한테 배워라. 그리하면 너희는 마음에 쉼을 얻을 것이다.”
농부는 책을 읽고 곰곰이 생각했어요. 언뜻 이해가 되지 않아 나무 아래 앉아 계속 계속 생각했어요. 농부는 시간이 가는 줄도 모르고 책을 읽으며, 깊이 생각했어요.
따뜻한 봄날,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사랑하는 분의 책을 읽는 농부의 마음에 걱정 대신 사랑하는 분에 대한 궁금증이 생겼어요.
“이 말씀이 무슨 뜻일까? 사랑하는 분은 어떤 분일까?”
책을 읽는 사이 농부의 커다란 멍에는 점점 더 줄어들어, 황금처럼 빛나고, 날개처럼 가벼운 멍에로 변해버렸어요.
농부는 그 사실도 모른 채 집중하며 책을 읽고 있었고, 그 사이 비가 내려 밭에는 새싹이 올라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