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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까실 May 27. 2022

동네꽃#42 붓꽃.. 좋은 소식이 있을 거예요.

보태니컬아트, 붓꽃

5월의 꽃, 붓꽃은 꽃봉오리가 먹을 머금은 붓의 모양을 닮아서 "붓꽃"이라 불리며, 무지개(그리스어로 "이리스")와 관련된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아이리스(iris)"라는 영어 이름으로도 많이 불린다. 이번에 붓꽃에 대해 알아보면서 화투 5월 그림의 꽃이 난초가 아니라 붓꽃이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게 됐다.

붓꽃. 2012.5.12. 예전 동네에서 촬영. (화피 6장, 암술, 붓모양의 꽃봉오리가 잘 보인다.)

붓꽃은 6장의 꽃잎(화려한 무늬가 있는 외화피 3장과 위로 향해 피어있는 내화피 3장)이 있고 암술대는 내화피 사이사이로 마치 꽃잎처럼 세 갈래로 갈라져 있다. 붓꽃은 꽃의 모양이 단순하지 않으면서 아름답고, 독특한 무늬까지 갖고 있어 보태니컬 아티스트(botanical artist)들이 사랑하는 꽃이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그동안 사진으로 담아놓은 다양한 붓꽃들에게 제 이름을 찾아주고 하나하나 이곳에 기록하면서 꽃 사진을 찍던 그때를 추억해 본다.

화란붓꽃(네덜란드붓꽃, Dutch Iris). 2014.5.7. 프랑스 지베르니에서 촬영
독일붓꽃(German Iris). 2014.5.7. 프랑스 / 2017.11.8~14. 뉴질랜드 / 2019.6.3. 이탈리아에서 촬영
제비붓꽃(멸종위기 야생식물Ⅱ급). 2016.4.28. 신구대학교 식물원에서 촬영.
부채붓꽃. 2020.6.12. 가평에서 촬영.
중국붓꽃(연미붓꽃). 2022.5.13. 국립세종수목원에서 촬영.

이외에, 이름에는 창포가 붙어있지만 '창포'라는 식물과는 상관없는 '꽃창포'도 붓꽃(아이리스)의 한 종류이다.

꽃창포와 노랑꽃창포. 2022.5.22. 동네에서 촬영.

이전 편, 팬지에 이어 다양한 종류의 붓꽃들을 이렇게 한눈에 모아서 보니 눈이 즐겁다. 매번 느끼지만 이런 게 책 만드는 편집의 즐거움과 같은 것이리라.


이제 그림 이야기를 해보면..

2018년 5월에 동네에서 만난, 색이 청초한 붓꽃을 골라 붓으로 그렸다. 붓꽃을 붓으로!! 하하하

붓꽃을 붓으로 그리고 있는 모습. 2022.5.21~24.

보통, 한 달의 1/3은 소재를 선택하느라 흘려보내고 10일 정도가 되면 '동네꽃' 그림 작업을 시작하는데 이번 5월은 연휴이자 가정의 달이고 코로나19에서도 어느 정도 해방된 터라 좀 멀리 여행도 가고 가족들과의 모임을 많이 가지게 되어 한 달의 3/2를 흘려보낸 후에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그래서 비교적 손이 덜 가는 소재를 고르려고 마음먹었는데 이 붓꽃이 눈에 딱 들어왔다. 꽃은 한 송이만, 잎은 없는 그런 꽃. 딱이었다!

붓꽃. 2018.5.11. 예전 동네에서 촬영

그림의 소재도 좋았지만 이번 부산 여행 갔을 때 친한 동생(그림 동료)으로 부터 선물 받은, 울 걱정 없는 600g 두꺼운 수채화 종이 덕분에 채색에서 시간을 많이 단축할 수 있었다. (역시 장비 발인가?고마워 JY!!)


보라색은 색연필보다는 물감을 사용했을 때의 색감이 훨씬 더 좋은 것 같다. (자주색은 색연필도 괜찮지만..) 푸른빛이 도는 보라색은 물감의 violet과 ultramarine을 섞어서 만든다. 그림에 필요한 색이 몇 가지 안되고 단순해서 너무 좋았다. 사용한 팔레트 접시를 보면 심플하다. 보라색 팔레트(violet+ultramarine+분홍 opera), 초록색 팔레트(5가지 색, 궁금하다면 여기 참고), 무늬를 위한 팔레트(노랑, 빨강+사용중인 보라, 파란색) 이렇게 세 접시다.

2022.5.26. 완성한 그림과 사용한 팔레트들

사진을 찍어서 확대해보면 거친 붓질이 보여서 서둘러 그린 티가 조금 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선방했다. 완성이 목표인 나로서는 이 정도에 만족한다.


이 글을 쓰는 중에 신기하게도 듣고 있던 라디오(KBS 클래식 FM 세상의 모든 음악)에서 붓꽃 이야기가 나온다. 붓꽃의 꽃말이 "좋은 소식, 믿는 자의 행복"이라고 한다. 이 글을 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좋은 소식이 있을 거예요!

붓꽃. 2022.5.26. by 까실 (285 X 380mm, 종이에 수채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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