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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yaMya May 11. 2022

반전 시위와 전승 기념일

2차대전 중 대 조국 전쟁에서의 승리를 기념하는 5월 9일은 러시아에서 무척 중요한 명절이다.

무시무시한 독일의 나치 군대에게 항복을 받은 5월 9일은 드디어 긴 겨울이 끝나고 새싹이 돋고 꽃이 피는 계절이기도 해서, 움츠렸던 사람들이 거리로 나오기에 아주 좋은 구실을 만들어 준다. 5월 9일이 되면 거짓말 같이 흐린 날이 개고, 열병식 행사를 구경하러 나온 인파가 거리를 메운다. 어쩜 눈오다, 비오다도 5월 9일만 되면 날씨가 좋은지 신기하던 차에 열병식을 위해 인공적으로 비구름을 흩어버린다는 얘기를 듣고 경악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러시아가 구름 아니라 하늘을 통채로 흩어버린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 같다. 나치로부터의 해방을 축하하는 행사장에 자국의 침략을 비판하러 나서는 사람들, 그리고 그러한 시민들이 무차별 연행되는 나라. 사람들 사이에 섞여 맑은 하늘과 열병식을 구경하던 나는 아마 러시아를 하나도 몰랐던 게 아닐까? 그 때의 러시아는 지금의 러시아와 달랐을까? 



"5월 9일 모스크바에서 반전 피켓 시위에 참여한 100여 명이 체포되었다. 러시아 인권단체 OVD-Info에 의하면 5월 9일 승전 기념일 행사 중 최소 125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고 한다. 이 중 80명 이상은 반전 시위, 피켓 혹은 기타 상징물로 인해 연행되었다. 

경찰은 모스크바 푸쉬킨 광장에서 반전 의사를 밝히는 행인들에게 사탕을 선물하는 한 젊은 남성을 체포했다. 사탕을 나누어 주던 남성을 인터뷰하던 SOTA의 기자 에고르 사토브도 함께 체포되었다. 역시 같은 장소에서 피켓 시위를 하던 시민 드미트리 코발도 연행되었다. 그는 “전쟁 – 반 평화, 자유 – 반 노예제도, 무지 – 무력”이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 중이었다.  그밖에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카잔, 오렌부르그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불멸의 연대” 행사에 피켓을 들고 나온 수십 명의 시민들이 연행되었다. OVD-Info에 따르면 그들 중 일부는 러시아 군 모독 혐의로 입건되었다고 한다. 한편 모스크바 지하철에서는 총 37명이 경찰의 안면인식 프로그램을 통해 연행되었다. 이 중 다섯 명은 승전기념일 행사 중 시위 혐의로 체포되었고, 나머지는 피켓시위로 인해 경찰이 수배 중인 이들이었다. 체포된 시민들 중에는 변호사 미하일 비류코프와 율리야 트레구보바도 포함되어 있다고 OVD-Info가 전했다." 

자유 라디오. 2022년 5월 9일 기사


https://www.svoboda.org/a/svyshe-vosjmidesyati-chelovek-zaderzhany-v-rossii-9-maya-za-antivoennye-pikety-/31841658.html?fbclid=IwAR1AYGBBassdcj3dxIc_J9II8QAuNEH8okBPvPdWCkuAk7sroCC5ge9l1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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