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드라마
뻔한 글은 쓰고 싶지 않은데...
영화 식스센스 이후 반전 영화나 드라마가 쏟아져 나왔다.
(너무 옛날이야기라 약간 죄송)
지금은 시청자들이 똑똑해져서 웬만한 반전은 반전도 아니다.
반쯤 보면 누가 범인인지 대부분 찾아낸다.
오랫동안 같이 지내온 친구나 직장동료의 성향도 우린 이미 파악하고 있다.
그들이 어떤 사안에 관해 무슨 의견을 내놓을지, 어떤 말을 할지 대부분 예측가능하다.
특히 정치적 성향까지 알면 더 뻔하다.
우리는 대부분 같은 이야기만 반복하며 평생을 사는 것 같다.
내가 잘 아는 이가 평상시와 다르게, 전혀 예상치 못한 말이나 행동을 하면 우린 신선함을 느낀다.
반전이다.
나는 무슨 심보인지 몰라도, 남들이 예상하는 말은 하기 싫다.
남들이 예상하는 글은 더욱 쓰기 싫다.
항상 반전을 노린다.
(물론 거의 실패하기는 하지만)
농사만 짓던 할머니가 거친 손가락으로 '베토벤 월광 소나타 3악장'을 연주하면 반전이다.
길거리 노숙자가 덮고 자던 신문지 여백에 멋진 시한 수 적어 놓은 걸 발견하면 큰 반전이다.
빈약해 보이던 친구가 길거리 농구장에서 언더 핸드 레이업 슛을 멋지게 쏘아 올리면 반전이다.
반전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겠지만, 우리 삶 속에는 때때로 신선한 반전이 필요해 보인다.
남들 모르는 비장의 반전카드 한 장씩 준비하면서 살아보면 어떨까 제안한다.
그리고 아주 적절한 시기에 꺼내어 그들이 놀라는 표정을 지켜보자.
한쪽 입꼬리만 올리는 미소를 살짝 지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