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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erry Sep 13. 2021

친절하지만 불편한 김치들

매일의 기록(210913)

스스로 메뉴를 선택하고 챙기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은 수고롭지만 즐겁다. 

매일 변덕스럽게 바뀌는 입맛에게 비위를 맞춰준다면, 

그날 하루가 순조롭고 행복해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데, 

김치를 많이 안 먹는 나에게 엄마는 불쑥 한통씩을 가져다준다. 

친히 집 앞까지 배달을 해주신다. 

한 번도 먼저 달라고 한 적이 없는 나는 김치를 받을 때마다 생각한다.  

"친절하지만 왠지 불편하다."

엄마의 김치는 양이 너무 많다.

또한 너무 잦은 김치 배달에 냉장고 안에서 김치통으로 테트리스를 한다.  



오늘 받은 이 한통을 또 어떻게 비울까 생각함과 동시에 

여전히 냉장고에 크고 작은 김치통이 쌓여 있는 것을 확인한다. 

냉장실 문을 열 때마다 지상 최대의 과제를 떠안은 느낌이다. 

요즘 최대의 고민이다. 

이기적이지만 이타적인 이 김치들을 어떻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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