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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포 Jun 14. 2021

"제갈량을 제거하면 그다음에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제갈량의 공성계(空城計)에 대한 사마의의 대응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의 공성계(空城計).  제갈량의  유명한 책략 중의 하나로 36계 중 제32계로 소개되기도 한다. 무방비 상태인 것처럼 보여서 적의 공격을 모면하는 계책이다.  이 공성계가  중국 '사마의' 드라마에서 다르게 해석되어 전개된다.  


제갈량은 가정 전투에 패한 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다.  수하에 2000여 명의 병사밖에 없었는데 사마의 10만 대군이 진군해왔다. 이때 그 유명한 공성계가 등장한다. 서성의 망루에 올라 태연히 금을 타고, 성문도 활짝 열어놓는다. 이를 본 사마의는 복병을 의심하여 퇴각한다. 소설 삼국지에 나오는 내용이다.


이 공성계가 실제적인 사실이냐 아니냐 논란이 있다. 나관중이 제갈량의 신기묘산을 강조하기 위해 쓴 내용이란 설이 유력하다. 10만 대군 앞에 복병이 있어봐야 얼마겠는가?


중화 TV에서 방영하는  '사마의- 최후의 승자' 라는 드라마를 보던 중 공성계 장면에서 새로운 해석이 등장했다. 당시 사마의는 위나라 명제인 조예와 대장군 조진 등으로부터 견제를 많이 받고 있었다. 제갈량이라는 난적이 존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중용되고 있었다. 


그런데 이번 전투에서 사마의는 촉의 제갈량을 끝장낼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이제 성으로 진격만 하면 결정 나는 순간이었다. 이때 문득  사마의는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제갈량을 제거하면 그다음에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 


그리곤 제갈량과 사마의가 심중의 말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나온다. 새를 잡은 활은 곧 버려진다는 말을 명심하라. 이심전심,  이윽고 사마의는  퇴각한다.


그리고 둘러대길 제갈량의 술수에 당했다고 했다. 더욱 재미있는 것은 둘째 아들 사마소의 말이다. "제갈량을 죽이면 우리 집이 끝장나서 그러신 거죠?" 사마의는 깜짝 놀란 표정으로 정색을 하며 입조심하라고 주의를 준다.



'사마의- 최후의 승자' 장면 캡처



'사마의 - 최후의 승자' 장면 캡처

http://zhtv.tving.com/zhtv/VOD/View/CLIP/CG_166671



사마의가 한신과 다른 점  


초한쟁패 전의 후반, 항우와 유방의 세력이 백중세에 있을 때, 한신의 역할이 무척 중요했다. 이른바 균형자 같은 위치로 항우도 한신과의 화의를  원했다. 이때 한신의 책사인 괴철이 한신의 독립을 권한다.  한신은 유방에게 미운털이 박힌 상태였지만 항우와 대적하고 있어서 마지못해 왕으로 책봉받고 있을 때였다.  당시 상황과 미래를 고려할 땐  당연히  권할 수 있는 계책이지만 한신은 유방과의 의리를  앞세워 거절한다.  


유방이 항우를 멸하고 천하는 얻은 뒤, 한신을 어떻게 처리했는가는 잘 알려진 대로다. 한신은  '토사구팽(兎死狗烹 : 사냥하러 가서 토끼를 잡으면, 사냥하던 개는 쓸모가 없게 되어 삶아 먹힌다)'의 고사를 되뇌며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이 또한 노자의 유무상생(有無相生) 관점에서 생각해볼 수 있다.  “서로 대립되는 것들이 실상은 서로 살게 하고(상생) 서로 이루게 해 준다(상성).”  사마의에게 제갈량은 꼭 필요한 존재였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고 살아남는 자가 강한 자라고 한다. 이렇게 생존전략에 도통한 사마의에 의해  결국  위의 전권이  장악되고  조 씨의 위나라는 사마 씨의 진나라로 바꿔치기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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