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한 것들이 당연한 것이 되지 않을 때 우린 그제야 소중함을 알게 된다. 마스크를 쓰지 않고는 밖을 나갈 수 없는 세상을 살게 되다니. 초등학교 때 기괴한 일들 엮은 미스터리 책이 친구들 사이에 인기 일 때가 있었다.
외계인을 직접 목격했다는 경험담과 지구가 곧 멸망할 거라고 예언한 예언가의 이야기 그리고 미래의 우리를 상상하며 그린 이야기와 그림 등 신기한 미스터리 한 이야기들이가득했다. 난 그중 모든 사람들이 기괴한 마스크를 쓰고 신호등 신호를 기다리는 사진을 잊을 수 없었다. 마스크를 쓰고 사는 세상은 내가 죽기 직전엔 없겠지? 하며 재밌는 책이라 여기곤 잊고 살았는데 아닐 거라고 여긴 일이 현실이 되자 문득 그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산책하며 상쾌한 아침 공기를 마실 수 없고 친구들과 언제든 맘 편히 만날 수도 없으며 어디든 떠날 수 있는 여행의 자유도 사라졌다. 왜 그 모든 것들이 항상 사라져야지 그 소중함을 절실히 알게 될까?
우리가 당연히 여기는 것들이 내 곁에 없다고 생각한다면 주변엔 감사한 것들로 가득하다. 엄마는 문득 나이가 들어 보니 절실히 느끼는 거지만 몸 건강한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사람인지 아느냐며 인생 복잡하게 살 것 없다고 이야기해주셨다. 그때 나는 내게 남은 삶이 많은 사람처럼 나 아직 젊은데 당연히 건강해야지 하고 대답하곤 대수롭지 않게 받아들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내 건강한 몸도 당연한 건 아니다. 우리는 당장 내일을 알 수 없고 그렇기에 우리에게 당연한 건 없다. 그렇게 생각하니 나는 정말 감사한 것들로 가득 찬 사람이 되어 있었다.
마스크 없이 살 수 없게 된 지금. 당연한 것들의 자유는 사라졌지만 모든 것이 언제나 당연한 것이 없듯이 힘든 지금 이 상황도 언젠가 사라져 예전의 우리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 속에서 우리는 익숙한 모든 것들의 소중함을 잊지 않으려 노력한다면 지금이 조금은 덜 힘들게 느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