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여행에세이 <그 겨울 러시아>
열흘 간의 러시아여행은
시베리아횡단열차의 종착지
블라디보스톡역에서 마무리됐다.
역으로 향하는 길에 만난
레닌 동상의 뒷모습은 마치
우리나라를 가리키고 있는 듯 했다.
“동방을 지배하라” 대신
“거 길 잃지 말고 잘 가시게”
말하는 것 같았다.
영하의 기온 때문인지
뭔지 모를 아쉬움 때문인지
코 끝이 시큰거렸다.
이번 러시아여행은
이제껏 다닌 여행 가운데
가장 춥고 무료했으며
가장 배불리 먹을 수 있었다.
그래서 매사 변덕스러운
나를 반성할 수 있었고
소소한 것들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가장 되돌아가고 싶은
시간으로 남았다.
이 여행이 당분간
(그 끝이 언제가 될지 모를)
마지막 여행이 될 줄은
상상도 못했기 때문이다.
언제 다시 여행이야기를
꺼내 놓을 수 있을지 모르기에
그저 맺음 하기가 아쉬울 따름이다.
요즘은 랜선여행이라는 말이 유행한다.
이 글들과 사진들이
러시아 랜선여행중인 분들과
어디로든 떠나고픈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