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기록 프로젝트
식물에 관한 산문을 읽다가
문득 미안함과 죄책감이 들었다
몇 해 전,
호기롭게 베란다 텃밭에 도전했다
토마토, 바질, 상추, 고추 등
수없이 식물을 들였다가
보란듯 실패했고
시들어가는 식물들을
뿌리채 뽑아버렸다
(실패의 원인을
부족한 일조량, 불량한 토질 등
환경 탓으로 돌렸다)
이후에도 몇 몇 식물들을 들였지만
오래가지 못했다
반려견 입양은 몇 년을 고민하면서
식물은 왜 그렇게 쉽게 들였을까
그렇다
식물의 생명을
경시했던 것이다
그 어떤 존재와도
이별 앞에선
일방적이거나 이기적이어선
아니되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
일순
나의 부도덕함과 잔인함을
깨닫았다
식집사
나는 애초에
자격 미달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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