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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트트 Sep 23. 2019

뉴욕에서 9켤레의 신발이 필요한 이유

아이와 뉴욕 한 달 살기 8.


뉴욕에서 9 켤레의 신발이 필요한 이유



어떤 상황에서는 작은 것이 큰 효과를 발휘할 때가 있다.

더운 날씨 속에서 시원한 레모네이드 한잔.

쌀쌀한 날씨에 목에 두른 스카프 한 장

부슬비에 살짝 덮을 수 있는 후드가 달린 옷 등.


뉴욕은 추웠지만, 난 800프로 충전율의 롱 패딩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큰 위안과 용기를 가지고 뉴욕으로 갈 수 있었다.

그런데 한국과 달리? 현지에선 틈틈이 들어오는 칼바람과 시린 기후 때문에 몸통과는 별개로 사지의 말단 신경이 너무 추웠다.

아마 한국에서는 걸을 일이 잘 없거나 추우면 나가지 않는 습성 때문에 그렇게 느꼈을 수 도 있었겠다.

여행을 하는 동안 날씨가 자주 바뀌어서

어떤 날은 눈이 왔다가

눈과 비가 섞여 오는 날이 있었고,

스노우 스톰이 부는 날도 있었다.

그럴 땐 어떤 신발을 신느냐에 따라 컨디션에 영향을 미쳤다.



1. 슬리퍼

뉴욕의 주거지는 보일러가 바닥을 데우는 바닥 난방을 하지 않고 라디에이터 등으로 난방이 되는 곳이 많다.

따라서 바닥은 차고 실내공기는 건조한 편이었다.

그러므로 실내에서 슬리퍼를 신는 것이 좋다.

나는 마룻바닥에 슬리퍼를 신고 다녔고 작은 야외 테라스가 있었는데 거기 나갈 때도 슬리퍼가 필요했다.

추운 날의 연속이었지만 뜨거운 아메리카노를 머그컵 가득 태워서 야외 테라스에 가서 길거리를 내려다보며 관찰하는 것이 나의 일상 중 하나였다.

숙소의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야외 테라스가 있는 숙소는 야외용 슬리퍼도 같이 사두면 편리하다.

물론 현지에서 상황에 따라 현지에서 사면된다.


테라스와 보이는 풍경.



2. 부츠

뉴욕의 겨울은 바람이 불고 시린 듯이 추운 날이 많았다.

그래서 발목을 감싸주는 부츠가 제격이다.

다양한 옷에 잘 어울리는 노멀 한 디자인의 부츠는 가장 많이 손이 아니 발이 간다.

걸어 다닐 일이 많기 때문에(뉴욕에선 걷는 것도 큰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발이 편한 적당한 굽의 부츠가 바람을 막아주어 걷는 것을 즐겁게 해 줄 것이다.


3. 레인부츠

한국과는 다르게 뉴욕은 겨울에 비가 종종 왔다.

보슬비가 내리기도 했고 많은 양의 비가 내릴 때도 있었다.

어떨 땐 비와 눈이 섞여서 오기도 했다.

그럴 땐 레인부츠가 필요하다.

신발이 비에 젖어 발이 시리다면 걷는 일이 많을 뉴욕에서는 곤란할 수 있다.

한 달 살고 갈 거라고 생각하고 처음엔 나도 아쉬운 대로 있었는데 비가 몇 번 오니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안에 내피가 있는 레인부츠라면 겨울에 좋을 것이다.

뉴욕의 느낌이 나면서 합리적인 가격의 브랜드가 다양하게 있을 것이니 정당한 쇼핑 품목이다.ㅋ



4. 스노우 부츠

보통의 겨울 날씨라면, 일반 부츠로 되지만

눈이 와서 길이 미끄럽다면 미끄럼 방지 기능이 있고 복슬복슬 따뜻하면서 방수 기능이 있는 스노우 부츠를 추천한다.

체류하는 한 달 동안 눈이 2~3번은 왔었다. 그중 한 번은 스노우스톰을 동반한 눈보라여서 눈이 온날도 그다음 며칠도 눈으로 인해 곤란했었다.

날이 따뜻하다면 눈은 녹겠지만 질펀해져서 신발이 바로 젖을 것이었고

추운 날이 이어진다면 곧 얼어붙어 빙판길이 될 것이다.  

레인부츠와는 조금 다를 수 있는 게 보온성은 더 좋고 방수는 좀 덜될 수 있기 때문에 눈이 와도 길이 질퍽하지 않고 건조한 경우라면 스노우 부츠가 좋다.


눈이 온날 센트럴 파크에서.


5. 프랫 슈즈

매일 부츠를 신고 다닐 수만은 없다.

옷 스타일에 따라 발이 편하면서 스타일을 살릴 수  있는 단화가 필요할 때도 있다.

뉴욕이다. 거의 걷거나 지하철을 타면 갈 수 있는 곳들이고 지하철 역시 걸어서 역까지 가야 한다.

날이 많이 춥지 않고 멀지 않은 곳을 갈 일이 있을 때 예쁜 플랫슈즈는 좋은 패션 아이템이다.

브루클린 다리를 갔던 날은 봄처럼 따뜻해 반팔로 다니는 사람도 많이 보았다.

그런 날은 과감하게 발이 편안하면서 예쁜 플랫슈즈를 신고 싶었다.


브루클린 다리에 갔던 날. 봄같이 따뜻해서 여름옷을 입은 사람들도 종종 보였다.


6. 하이힐

트럼프 건물에 위치한 스타벅스에 가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아래층을 내려다보니 로비에서 여러 사람들이 간단한 핑거푸드와 와인을 즐기며 연말 파티를 하고 있었다.

저녁시간이었고 다들 드레스와 정장을 입고 있었다.

영화에서 본듯한 세련되면서 화려한 장면이었다.

나도 저럴 수 있을까? 이생에서.. 뉴욕에서 그럴 일은 없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말엔 뉴욕 어딜 가나 기분 좋은 즐거움이 있었고, 그런 분위기에 나도 편하고 보온 위주의 옷을 벗어버리고 한껏 차려입고 싶을 때가 꽤 있었다.

외식을 하러 멋진 레스토랑에 가거나 뮤지컬을 보러 갈 땐  예쁜 옷에 하이힐을 신으면 좋을 것 같았다.

따뜻한 외투는 필수이다.


저녁 먹으러 갔던 크리스마스 장식이 된 레스토랑과 잘 꾸며진 쇼윈도.


7. 운동화

나는 운동화를 신고 뉴욕에 도착했다.

편한 신발은 역시 운동화다.

날이 조금 따뜻하다면 워킹화를 신고 가볍게 운동을 하거나 동네 마실을 가면 좋을 듯하다.

운동을 좋아하고, 매일 러닝을 했던 사람이라면 러닝화를 신고 센트럴 파크를 달려보는 건 어떨까.

헬스클럽을 투어 하는 사람도 있는데 공원도 투어 하듯 뉴욕 곳곳에 있는 공원을 달려보면 흥미로운 경험이 될 것이다.


8. 어그부츠

비는 안 오지만 유난히 시린 듯 춥고 건조한 날씨라면 어그부츠가 답이다.

귀엽고 만만하고 길이도 여러 가지라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다. 무릎까지 오는 건 추운 날 진리다.


9. 롱부츠

바지 위에 추워서 한 겹 더 입고 싶을 때 롱부츠가 필요하다.

추운 날, 내복은 입을 수 없을 때 롱부츠를 신어야 한다.

왜 여행자가 이런 것까지 사야 하냐고?

한국에서도 꽤 유용한 아이템이다

뉴욕에서 구매해서 두고두고 쓰면 된다.

따뜻하다.

얇은 판타롱 스타킹이나마 덧신으면 훨씬 따뜻한 것처럼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롱부츠는 정말 내복을 입은 것 같이 든든할 것이다.

예쁘고 따뜻하게 다니고 싶다면 롱부츠 추천한다.

(이런 아이템이 여행을 다니면서 사고싶을 거란 것을 예상조차 하지 못했다.)


나는 한국에서도 이렇게 신발을 종류별로 많이 구비하진 않는다.

쇼핑에 크게 관심이 없고, 추운 날은 안 나가거나 주로 차를 이용하니까.

뉴욕에서 내가 생활했을 땐 자가용도 없고, 걸으면서 뉴욕 곳곳을 탐험할 일이 많았으므로 이런 소소한 장비? 들이 큰 효과를 발휘했다.

신발을 많이 사지 않는 나 같은 사람도 '아 이럴 때는 이런 신발이 필요할 것 같아'라며 필요에 따라 자연스레 찾게 되었다.

걷기 좋은 이 도시에서 발을 위한 배려를 한다면 여행의 반은 즐거워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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