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 세상은 비극인가요
그렇다면 그대의 시대와 전혀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문명은 시간을 맴돌아 발전할지라도
마음속 깊이 자리 잡고 있는 병은 나날이 커져만 가고
사람들은 울부짖고 스스로 생을 마감합니다.
비워져 있는 것과 채울 수 없는 공간들
이해할 수 없는 삶일지라도 피워내는 꽃이
결국 나의 모습이 될 수 있을까요?
힘겹게 말이에요.
요조, 쓸쓸한 얼굴은 위선자인가요
도무지 어지러운 이 세상에 정착할 곳 없이
떠도는 이들이 부르는 노래를 들은 적 있나요.
끝없는 혐오와 애정의 갈증에 목말라
밑 빠진 독처럼 채워도 항상 비어있는 허전한 속.
담담히 읊조리는듯한 그대의 문체는
마지막을 위한 최후의 발버둥 같아
그대는 어느 품에서 오롯이 쉴 수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