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 상자 세상을 살펴봐요

by 복쓰

[그림책: 상자 세상]

1T 4칸 단어 꺼내기

2T 연결 마이크

3T 꿈 알 카페

4T 향기 배움 정리


"한번 쓰고 버려진 상자 속에 어떤 세상이 담겨 있을까요??"


어느 날 아파트 방송으로 심각한 내용이 집집마다 전달되었어요. 택배 상자에 붙어 있는 비닐 등을 바르게 제거하지 않으면, 분리수거 업체에서 아파트 단지에서 분리수거를 해가지 않는다는 내용이었어요. 매일 정해진 자리에 가져다 놓으면 되었던 종이 박스를 수요일에만 내놓을 수 있다는 말도 함께 전했지요. 방송을 듣자 말자 불편한 마음이 생겼어요. 우리가 내다 놓는 택배 상자가 얼마나 된다고, 요일도 정하고, 버리는 방법까지 정해야 하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지요. 종이 박스 분리수거를 하러 나간 수요일 늦은 밤이었어요. 멀리서 봤을 때, 아파트 단지 한가운데 하룻밤만에 누르스름한 산이 하나 생긴 것을 보게 되었어요. 가까이 가봤더니, 그건 종이 상자를 쌓아 놓은 모습이었어요. 단 하루 만에 쌓이는 종이 박스의 양이 이 정도라면, 우리 동을 포함해서, 아파트 전체 종이 박스를 모두 합치면, 아마도 학교 운동장을 가득 채울 것 같았지요. 거대한 양도 눈에 띄는 것이었고, 더 문제는 종이 박스를 감싸고 있는 택배 주소 종이가 그대로 붙은 유리 테이프였어요. 분명히 방송에서는 택배 주소 종이와 비닐을 제거하고 제출하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택배 박스에는 여전히 유리테이프가 칭칭 감겨 있었어요. 처음 아파트 경비실 방송을 듣고, 불평을 했던 때가 도리어 부끄러워졌어요. 거대한 산을 이룬 택배 박스와 그 박스를 칭칭 감고 있는 유리 테이프. 그것을 내다 놓은 사람들. 무엇부터 살펴봐야 할지 마음이 답답해졌어요.


아이들과 택배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어요. '나는 기다립니다' 활동에서 아이들이 기다리는 것은 택배라고 했어요. 물론 택배 상자 속에 있는 장난감, 예쁜 학용품을 선물로 받기로 해서 기다리는 것이었지요. 요즘은 하루 만에 배송이 되어서, 필요한 물건은 택배로 바로바로 주문한다고도 이야기 하지요. '띵동, 띵동' 초인종 소리가 들렸어요. 현관문을 열고 나가보면, 택배 기사 아저씨는 다음 물건 배달을 위해 이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셨고, 현관문 앞에 택배 상자가 비뚤어진 채로 놓여 있지요. 기다리고 있던 물건을 재빠르게, '쏙' 빼내고 나면, 택배 상자도 '휙'하고 재활용 바구니로 던져 버리지요. 택배 상자 속을 채우고 있던 것은, 아이가 그토록 갖고 싶었던 빨간 로봇 장난감이었어요. 택배 상자는 로봇 장난감을 안전하게 배달한 것도 잊힌 채, 아주 재빠르게 버려지는 것이죠. 며칠 만에 빈 택배 상자가 몇 개나 쌓였어요.


"여러분 집에 택배 상자는 누가 정리하나요?"

"저희 집은 아빠가 분리수거를 하세요. 일주일 만에 모아서 나갈 때, 제법 무겁거든요."

"저희 집은 용돈을 받고, 우리가 분리수거해요. 동생이랑 빨리 버리고 오기 시합도 해요."


<상자 세상> 그림책을 펼쳤어요. 번개처럼 택배 기사님은 택배 상자를 배달합니다. 하루에 수백 개를 가득 싣고, 주문한 사람들의 현관문 앞에, '띵동' 소리와 함께 배달되지요. 그림책 속에서 자동 칫솔을 주문한 남자는 필요한 물건을 확인하고, 택배 상자를 휙 던져 버립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집집마다 휙, 휙, 툭툭, 택배 상자를 밖으로 던져 버리고 있어요. 쌓인 택배 상자는 점점 높아지다가, 아파트보다 더 높아지게 됩니다. 택배 상자를 하나쯤 버리는 사람은 이 광경을 보지 못하지요. 그런데, 버리는 사람들과 쌓이는 택배 상자를 보고 있는 그림책 밖 독자 입장에서 이 장면은 할 말을 잃게 만들지요. 어마어마하게 쌓여가는 택배 상자들을 보면서, 그 속에 들어 있던 물건들도 집집마다 늘어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 물건들이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면, 택배 상자처럼 휙 하고 내다 버려지겠지요. 다행힌 것은 택배 상자는 제대로 버리면 재활용이 된다는 사실이에요. 그런데, 그 택배 박스 재활용이 제대로 되는지 며칠만 분리 수거장에 나가보면, 씁쓸한 기분마저 듭니다.


초록 지구를 생각하며, 그곳에 함께 살고 있는 생명들을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과 실천을 해야 할지 생각하며 4T 생각 수업 디자인으로 이야기 나눴습니다.


1T 4칸 단어 꺼내기 활동을 시작해요. <택배 상자> 그림책을 함께 읽으며, 장면을 꼭꼭 마음에 새겨 넣어 봅니다. 이 그림책에서는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장면이 재미있게 지나갑니다. 대화 문장과 의성어, 의태어가 쓰여 있어 진지한 이야기지만, 신나게 읽을 수 있습니다. 상자들이 배가 고파서 온 세상을 우걱우걱 씹어먹는 장면은 웃기게 표현되어, 택배 상자들의 반격이라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 장면이 유쾌하게 느껴집니다. 그림책을 읽고, 가장 기억에 남은 장면이나 단어를 4개 골라 배움 공책에 기록합니다. 각자 기록이 완성되면, 친구들과 함께 칠판에 많이 나온 단어를 중심으로 생각을 나눠봅니다.



번개 쇼핑, 휙, 배고파, 기억 놀이


"사람들은 번개 쇼핑을 왜 멈추지 않고, 매일 하는 걸까요?"

"택배 상자를 아파트 밖으로 휙 던지는 이유가 뭘까요?"

"택배 상자가 배고파서 우리 집을 다 먹어치우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택배 상자들이 기억 놀이는 하는 이유는 뭘까요?"


택배 상자의 끝 장면이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사람들을 위해 쓰이고, 사람들에 의해서 버려지는 모습에 황당한 마음도 들고요. 택배 상자가 진짜로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상자 속에 담고 싶은 것은 무엇일까요? 우리는 택배 상자 속에 무엇을 담아내야 할까요?


2T 연결 마이크 활동입니다. 그림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을 모둠별로 한 가지 정합니다. 그렇게 모둠별로 정해진 한 장면에 오랫동안 머물면서, 깊이 있는 생각을 연결해서 나누는 활동입니다.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보고, 한 명씩 돌아가면서 이야기를 합니다. 서로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집중하며 듣습니다.


(모둠별 가장 인상 깊은 장면에서)

(빨간색 마이크 질문) "이 장면을 보고, 어떤 마음이 드나요?"

(노란색 마이크 질문) "이 장면을 보고, 우리는 무엇을 배우거나 어떤 점을 도움받을 수 있을까요?"

(검은색 마이크 질문)"이 장면에서 일어난 일이 계속된다면, 어떤 점이 불편해질까요?"

(초록색 마이크 질문)"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떤 방법이 있을까요?"


(3모둠 고른 장면: 아파트 단지 안에 택배 상자가 아파트 높이만큼 쌓인 장면)


(빨간색 마이크 질문) "이 장면을 보고, 놀랐습니다. 한 사람이 버린 양이 모두 모이면 엄청난 양이되고, 이게 우리나라로 생각해보면, 그 높이가 얼마나 될지 상상만 해봐도 놀랍기 때문입니다."

(노란색 마이크 질문) "사람들이 직접 나와서 높은 산을 이룬 택배 상자를 보면, 이 문제가 심각하구나를 느낄 것 같아요. 나만 괜찮으면 돼라는 생각이 부끄럽다는 점에서 배울 점이 있을 것 같아요."

(검은색 마이크 질문)"만일 이런 상황이 계속된다면, 이 택배 상자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나무는 얼마나 될까, 나무가 몽땅 없어지겠다는 생각마저 들었어요."

(초록색 마이크 질문)"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택배 상자를 제대로 분리수거를 하고, 꼭 필요한 물건만 여러 번 생각해서 주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연결 마이크로 모둠별로 아이들은 한 장면에서 오랫동안 머무는 시간을 가졌어요. 서로의 이야기를 연결시켜주는 연결 마이크가 있어서, 대화를 끊김 없이 계속 이어져나갑니다. 중간에 궁금한 것도 질문할 수 있어 대화가 즐겁고, 친구들 말을 들어보면 공부가 잘되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이야기에 공감하며 들어주는 친구들이 고맙게 느껴지기도 해요. 모둠에 기록이 친구들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기록해서 다음 활동을 준비해도 좋습니다.


3T 꿈 알 카페 활동에서는 2T 모둠별로 나누었던 연결 마이크 생각을 다른 모둠 친구들에게 소개하고, 질문과 대답을 해봅니다. 꿈 알 카페의 주인은 다른 모둠 친구들(손님)이 자신의 모둠에 찾아왔을 때, 모둠의 생각을 발표하고, 손님들의 질문과 대답에 사회를 봅니다. 서로의 생각을 적극적으로 나누어보고, 충분히 공유하는 시간을 통해 아이들은 같은 그림책 속에서도 다양한 장면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나눌 수 있습니다.


(꿈 알 카페)



(1모둠 꿈 알 카페 활동)

꿈 알 카페 주인: 1모둠에서 나누었던 연결 마이크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1모둠 친구들이 나누었던 내용 주에서, 중요하거나 기억에 남은 내용 위주로 발표합니다. 기록이가 기록한 것을 참고로 해서 발표합니다.)

이 내용을 듣고, 궁금한 내용에 질문해주세요.

꿈 알 카페 손님 1: (1모둠에 찾아온 다른 모둠 친구들) 질문해보도록 할게요. 왜 택배 상자들은 나무가 되려고 했을까요?

꿈 알 카페 주인: 제 생각은 택배 상자가 처음 태어난 곳이 나무였기 때문에, 태어난 곳으로 가고 싶었던 것 같아요.

꿈 알 카페 손님 2: 왜 택배 상자 속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할까요?

꿈 알 카페 주인: 물론 물건을 살피는 것도 중요하지만, 택배 상자 입장에서 진짜로 원하는 것이 무엇일지 생각해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연결 마이크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꿈 알 카페 활동에서는 생생한 대화의 디딤돌이 되어주고 있습니다. 물론 모둠별로 인상 깊은 장면은 다양하지만, 이미 자신의 생각과 타당한 이유를 들어 말하는 것에 익숙한 아이들은 이미 말문이 열려, 어떤 장면에서도 자신 있게 말합니다. 물론 틀린 생각은 없습니다. 다양한 친구들의 생각에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르다고 인정해주는 분위기라서 아이들은 편안하고 따뜻하게 자신의 생각을 꺼내놓습니다.


마지막으로 4T 향기 배움 정리를 해요. 오늘 배움으로 자신이 생각하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향기로 표현해보는 것입니다. 오늘 배움을 향기로 표현해보는 것은 생각하기 위해 시간과 정성을 더해야 해요.


"오늘 그림책 공부에서 여러분이 생각하게 되었거나 느낀 점을 향기로 표현해볼까요?"


"저는 마음이 편안해지는 나무 냄새를 느끼고 싶어요. 종이 박스는 나무로 만들어지는데, 꼭 필요한 양만큼만 사용해서 나무를 보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저는 오늘 공부로 치약 향기가 생각났어요. 택배 박스를 버릴 때, 꼭 신경 써서 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정신이 바짝 드는 치약 향기가 생각났어요."


지구에는 많은 생명체가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사람뿐만 아니라, 지구에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가 겪고 있는 문제를 알고, 이 문제를 풀어가야 하지요.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두려운 마음마저 생깁니다. 모두 함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는 것이 필요해요. 우리 모두를 위해서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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