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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습관의 힘

헬스장에 가기까지가 가장 힘들다.

by 배아리


나는 자기 계발 서적을 좋아한다. 혹자는 자기 계발서를 아무 알맹이가 없다며 비하하기도 하나, 나는 한 권을 읽어서 그중 하나라도 내 삶에 적용할 수 있다면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믿는 편이다. (물론 자기 계발서‘만’ 읽는다면 인문학적 소양을 키우기 어렵다는 것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 심심할 때마다 툭툭 꺼내 읽었던 책 중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이라는 책이 있다. 유튜브에서 책 소개 영상을 보고 꽂혀서 읽었던 책인데 ‘계획을 세우고 달성하는 것’에 대한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준 책이다. 이 책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이것이다. 지키고자 하는 목표를 아주 쉽고 분명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독서’라는 습관을 들이고자 목표를 세우는데 이 책을 오늘 다 읽겠어!라고 다짐하는 것과 10 페이지만 읽어야지라고 다짐하는 것 중 어떤 것이 지키기 쉬울까? 당연히 후자일 것이다. 고작 10 페이지 읽어서 그걸 독서라고 할 수 있겠나 싶을 수도 있지만 심적 허들이 낮으니 매일 하기가 한결 쉬울 것이고 그렇게 매일 하다 보면 누적이 될 것이다. 게다가 일단 책을 펼치는 게 어렵지 읽다 보면 또 10 페이보단 더 읽게 되지 않을까.


이것은 운동에도 명확하게 적용된다. 이 바닥에는 이런 말이 있다. 운동은 운동하러 가기까지가 제일 힘들다는 말. 나도 가끔 헬스장에 갈 때 하체에 대한 원대한 목표를 세우면 왠지 부담스러워서 가기가 싫어졌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나서는 그냥 헬스장에 가기만 하자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 그냥 가기만 해도 목표를 이룬 거라고 생각하니 훨씬 심적 허들이 낮아졌다. 헬스장 가는 걸 건너뛰는 횟수가 현저히 낮아졌다. 너무 가기 싫은 마음이 들면 산책 삼아 헬스장까지만 가보자 하고 나가기도 했다. 집에서 출발하는 게 어렵지 가서 그냥 돌아오는 법은 없다. 가면 뭐라도 하게 된다. ‘가는 행위’에 대한 난이도를 낮추는 게 가장 중요하다. 비단 헬스뿐만 아니라 집에서 홈트를 하더라도 마찬가지다. 책에서는 목표를 ‘팔 굽혀 펴기 1개 하기’ 이런 식으로 아주 쉽게 세우라고 말한다. 인간에게는 목표를 연속적으로 달성해 나가는 쾌감도 있는데 고작 1개라면 하루도 달성 못할 일이 없어질 것이다.


물론 이런 이론이 필요 없는 사람도 있다. 필자의 지인은 운동을 허투루 하지 않는다. 완벽히 열심히 할 수 있을 때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그 친구는 개인 사정과 겹쳐 운동을 한참 쉬더니 나와 여행 중에 갔던 호텔 헬스장이 트리거가 되었는지 그 이후에 갑자기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크로스핏을 아침저녁으로 하루에 두 번씩 다니는 것도 모자라 중간에 수영도 다닌다. 크로스핏을 해본 분들은 아시겠지만 같은 와드를 하루에 두 번씩 하는 분들이 가끔 있는데 그분들은 사람이 아니다. 내가 한창 다닐 때조차도 힘들어서 매일은 못 갔던 게 크로스핏이다. 그런데 거기에 받고 수영까지..? 이건 보통 인간이 아니다. 기초 체력이 어느 정도 있어야 가능하다. 아마 그 친구는 짧은 기간 동안 몰입하여 체력이 더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다. 나는 이렇게는 못한다. 그래서 매일 조금이라도 안 빠지고 하려는 것이다. 각자에게 맞는 이론과 목표를 찾아 적용하고 수립하고 달성해 나가는 것. 운동인의 숙명이자 우리 모두의 일생의 과업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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