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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내 Dec 17. 2020

나는 인싸다

소심한 주인과 다른 인싸 개

나이가 먹을 수록 사람들과 거리를 두게 된다. 쉽게 친해지지 못한다. 누군가를 만날 때마다 머릿 속이 복잡해진다. '굳이 친해져야 하나?' 적당한 거리감을 두고 사회생활하는 것이 편하다는 것을 언제부터인가 느꼈다. 마음을 쉽게 내보이지 않는다. 나는 '아싸'이다. 남들의 말에 쉽게 상처받고 예민해서 '예민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였다.


주인과 달리 우리 집 강아지들은 '인싸'다. 산책나가면 동네 모든 강아지들과 인사해야 한다. 희망이의 경우, 긴 꼬리를 빠르게 흔들면서 달려간다. 그 개가 '하얀 개'라면? 한참을 그 개와 놀아야 한다. 그 개가 안 놀아주면 풀이 죽는다. 하얀개는 희망이의 이상형이다. 참 신기하다. 너란 개, 주관이 참 뚜렷하다.


안녕 세이~ 나는 희망이야

예전에 살던 집 주변에는 자유로운 개들이 참 많았다. 그 중에 가끔 묶여 있기도 했지만 낮에는 목에 걸린 방울을 흔들며 돌아다니는 개가 있었다. 이름은 '세이'다. 진짜 이름은 아닐 수 있는데 우리 가족들은 모두 '세이'라고 불렀다. 이 친구는 희망이의 절친이었다. 둘이 어찌나 잘 노는지, 보고만 있어도 나도 재밌었다. '애들 노는 모습만 봐도 좋다'는 말이 이런 기분인가? 싶었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와서 동네 공원을 산책한다. 떠돌이 개들은 없지만 같은 시간에 산책하는 개들이 있다. 이름도 각양각색이다. 설탕이, 구름이, 사랑이, 조이 등등. 딱 봐도 사랑받고, 세련된 강아지들이다. 비슷한 종류의 강아지들이 참 많다. 자연스레 같은 종끼리 모여 노는데, 우리 집 인싸 개들은 그 틈을 비집고 들어가 냄새를 맡는다. 우리 개들의 친화력을 보면서 나는 항상 감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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