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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미내 Feb 15. 2021

마음 아픈 순간들

건강이 최고야

요즘 들어 체력이 많이 약해진 우리 희망이의 젊었을 적 이야기.


처음 우리 집에 온 희망이 어린이는 얌전하다가도 가족들이 모두 외출하면, 집안을 뒤집어 놓았다. 쓰레기통을 헤집고 자기 집도 다 뜯어놓았다. 악동이었다. 화가 나도 맑은 눈을 끔뻑거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약해졌다. 크게 뭐라 하지도 못했었다. 점점 집안의 휴지통들이 모두 일정 간격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 가족은 단독 주택으로 이사 갔다. 동네에 강아지들도 많았고 자유로운 분위기였다. 이때부터 희망이는 종종 집을 탈출하기 시작했다. 정말 작은 틈 사이로 탈출을 하는데 어찌나 빠른지! 이름을 불러도, 간식으로 유인해도 오지 않았다. 괘씸했다. 다행히 집 앞에서 동동거리고 있으면 언제나 집은 잘 찾아왔다. 어디서 구르다 왔는지 온몸에 시궁창 냄새가 났다.


병원 신세를 진 적도 있었다. 아직도 그때의 기억이 생생하다. 드라마 <미스터 션사인> 본다는 핑계로 엄마와 희망이만 산책을 나갔다. 집에 돌아온 엄마가 희망이 발을 씻기는데 팔뚝에 피가 묻었다. 산책 중에 큰 개에게 물린 것이다! 약간 다툼이 있었지만 엄마가 살펴보니 상처가 보이지 않았고, 잘 걷길래 괜찮은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바로 24시간 영업하는 동물병원에 가서 수술을 받고 며칠간 입원했다. 이때가 희망이와 제일 오래 떨어져 있던 시기이다. 그 뒤로 큰 개만 보면 겁도 없이 달려든다. 진정되도록 꼭 안아 준다.


이 밖에 눈병도 걸리고, 토하고, 소화가 안되는지 똥을 잘 못 쌀 때도 있었다. 지금까지는 잘 넘겼지만 점점 늙어가는 게 눈에 보인다. 조만간 건강검진시켜 줄게. 건강하게 살자. 


행복하자 우리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아프지 말고
행복하자 행복하자
아프지 말고 그래 그래

자이언티 <양화대교>


제발 아프지마
(시골집에서) 어린 희망이 VS 코 주변에 하얀 털이 날 정도로 늙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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