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루클린의 한 허름한 스튜디오에서 그녀가 매일 칼을 가는 이유
어떤 종류의 칼을 만드나.
시그너처인 생선 비늘 모양의 칼(마늘이나 콩 등을 다질 때 쓸 수 있다), 치즈 나이프, 버터나이프, 스테이크 나이프 등 7가지 정도의 칼을 만든다.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주문이 가능하다. 단, 실제 제작기간은 한 달이면 충분하지만 선주문 스케줄 때문에 최대 8개월의 제작기간을 공지한다. 모든 칼을 이곳 부시윅 스튜디오에서 하루 다섯 시간씩, 하나하나 손수 만들고 포장해서 탄생한다.
백화점이나 편집숍에 납품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온라인에서만 판매하는 이유는?
처음엔 대량으로 만들어서 웹사이트에 올려놓았다. 반응이 좋았다. 그런데 구매자들이 커스터마이징을 요구하는 이메일을 보내기 시작했다. “직접 만드는 칼이라니 더 특별하네요. 그렇다면 혹시 칼 끝부분을 조금 더 얇게 수정가능한가요?” 그 이후 견본품 몇 개만 만들어서 웹사이트에 올리고, 직접 연락을 주는 구매자들과 통화나 이메일로 주문서를 완성한다.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가 된 계기는.
작년에 돌아가신 우리 아버지는 버몬트의 유명한 목수이자 대장장이였다. 항상 아버지의 가게에서 시간을 보냈다. 그렇다고 나도 대장장이로 자란 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꿈꿔온 연기자가 되기 위해 뉴욕에 왔으니까. 보통의 뉴요커들처럼 바쁜 나날을 보내던 문득, 조용한 방에서 내 손으로 무언가를 골똘히 만들던 어린 시절이 사무치게 그리워졌다. 그 기억을 떠올려 나무를 깎고 쇠붙이를 땜질해서 만든 칼을 친구들에게 선물했던 게 시작이었다.
언제 진지하게 브랜드를 론칭하게 됐나?
6년 전, 아트마켓인 ‘브루클린 플리(Brooklyn Flea)’에 제품을 선보인 때부터 인 것 같다. 당시 윌리엄스버그에 살아서 주말마다 열리는 이 마켓에 구경삼아 들르곤 했는데,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티스틱한 제품들을 아티스트가 직접 구매자를 만나면서 판매하는 구조가 매력적이었다.
창업을 위해 어떤 준비를 했는지.
아버지의 도구들을 많이 이용하고 기술에 대한 실제적인 도움을 많이 받았다. 칼의 손잡이 부분나무는 고향에 갈 때마다 가져온 사과나무 조각들로 이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외의 홈페이지 구축이나 제품 사진 등 비즈니스적인 부분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혼자 알아보거나, 재능 있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해결했다. (저녁을 대접한다던지, 내가 만든 칼을 선물한다던지 하면서) 그러다 보니 운이 좋게 가구디자이너와 공유하는 이 스튜디오 렌트와 생활비가 창업비용의 대부분이었다.
브랜드 론칭 후 가장 힘들었던 순간은.
창업비용이 조금 들었다고 해서 안도할 수 없던 건 살인적인 뉴욕 생활비용 때문이었다. 첫해엔 주문이 턱없이 부족해서, 베이비시팅, 케이터링, 바텐딩 등 5가지 이상의 파트타임일을 하면서 버텨야 했다. 그리고 혼자 ‘셀프 스터디’하면서 칼을 만들다 보니 지금 이 방법이 맞는 건지,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서지 않아서 힘들었다. 아이디어가 있고 꿈이 있지만 그것들이 어떻게 실현될지 알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에도 더 힘들었다.
그런 순간들을 어떻게 극복했는지.
인내심! 조급해하지 않으면서 어제보다 나은 오늘, 1년 전보다 성장한 올해를 생각하며 매일을 성실하게 사는 것이다.
가장 뿌듯했던 순간은.
셰프들과 함께 ‘셰프나이프’ 컬렉션을 만든 것. 평소 레스토랑 오너와 셰프들의 창의성에 큰 영감을 받곤 하는데, 좋은 기회로 그들을 위한 칼을 만들어서 기쁘다.
올해 꼭 이루고 싶은 계획이 있다면.
디자인과 품질은 그대로, 가격은 합리적으로 낮출 수 있는 대량생산을 하는 것. 또 뉴욕 레스토랑들의 커트러리를 내가 디자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평소 음식부터 인테리어까지 섬세하게 큐레이팅된 레스토랑에 가는 걸 좋아하는데, 내가 만든 포크, 나이프 등으로 느낌표를 더하고 싶다.
Chelsea Miller @chelseamillerknives
Editor @_formiro
Photographer @andrewchalence
This Interview was conducted for <Singles> Magazine in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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