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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온다 Mar 31. 2017

괜찮아, 잘 하고 있어

스스로 보듬고 칭찬하기



저는 자책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실행과 의지가 잘 따라주지 않아 항상 자신을 다그치며 속상했던 적이 많았죠. 이런 제 모습을 본 친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무 너 자신에 대한 기준이 엄격하고 높은 것 아닐까?

그때는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속상할 따름이었죠. 나는 왜 내 깜냥보다 더 많은 것을 바라고 추구하는 성격인지. 왜 이렇게 스스로 힘들게 몰아가는지. 그러면서도 다시금 자신을 재촉하곤 했습니다.


그러다 작년에 선택과 집중을 해보기로 마음먹었어요. 목표도 최소한으로 작게 잡고, 모든 기준을 다 낮췄습니다. 그런데 이마저도 이 시기에 제대로 해내기 힘들더군요. 이렇게 작은 것조차 나약해서 해내질 못한다는 생각에 또 한 번 자책에 빠졌습니다.


어느 날은 병원에서 검사를 받았는데, 갑상선 호르몬에 문제가 있다는 결과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그렇게 피곤했었고, 의지로 극복할 수 없을 만큼 잠이 쏟아지고 최소한의 목표조차도 하기 힘들었던 거구나. 그제야 깨달았죠. 나는 내 의지를 넘어선 상황과 환경에서도 나를 다그치기만 했구나. 너무도 충격적이었습니다. 친구가 내게 해 준 말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죠.


예전에 이런 글을 읽었습니다. 시험을 망친 친구에게 당신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 "이런 멍청아, 그럴 줄 알았다. 넌 그것밖에 안돼"라고 말하겠느냐. 실제 그런 상황이 온다면 우리는 위로를 건네고 반드시 잘될 것이고,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괜찮다고 다독여 주겠죠. 그런데 왜 나 자신에게는 그렇게 혹독하고 냉정하게 다그치게만 되는 걸까요?

제가 상담을 했던 상담사는 상처받은 자존감을 회복시키기 위해서는 내가 다른 사람을 위로하듯이 나 자신을 스스로 위로하고 보듬을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해줬습니다. 어머니가 아이를 달래듯이 상처받았던 자아들에 "괜찮아"라고 말해주는 것이 좋다고 하네요.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자존감이 많이 떨어지는 순간들을 느끼곤 하죠. 이럴 때 나를 몰아세우고 다그치기만 하기보단 남들에게 하듯이 나에게도 똑같은 말을 해줘야 할 것 같습니다.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자신에게 지나치게 관대하며 나태해질 수도 있겠지만, 반대로 지나치게 몰아세우는 것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크게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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